▲2009년 1월 초 폐지된 KBS < TV, 책을 말하다 >에 대해 윗선의 개입으로 프로그램이 폐지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사진은 < TV, 책을 말하다 > 홈페이지.
KBS
"(프로그램이) 갑자기 없어져서 (제작진도) 당황했다. (마지막) 방송 나가기 2~3일 전에 (폐지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지난 2009년 1월 초 KBS <TV, 책을 말하다> 폐지 당시 프로그램 제작을 담당했던 한 PD의 말이다. 이 PD는 13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윗선에서 (제작진에게) 어떤 설명도 구하지 않은 상황에서, 프로그램이 전격적으로 없어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TV, 책을 말하다> 폐지 논란과 관련 "프로그램 시청률이 낮아 폐지가 예상돼 있었다"는 KBS 측의 해명을 정면으로 뒤집는 발언이다. 특히 출연자에 이어 제작진까지 KBS 윗선의 '낙하산식 방송 개입' 의혹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어서 파문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특정 출연자의 방송 출연 금지를 위해 프로그램을 폐지했다는 의혹이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KBS "출연자 호불호 때문에 프로그램 폐지? 말도 안 된다" 방송인 김미화씨가 제기한 블랙리스트 의혹에 이어 <TV, 책을 말하다>를 폐지한 배경을 놓고 진중권 문화평론가,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 등의 문제제기가 잇따르면서 파문이 확산되자, KBS도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KBS는 지난 12일 오후 "<TV, 책을 말하다> 폐지에 대한 입장"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내고, "폐지 이유는 프로그램 노후화였을 뿐"이라며 "출연자에 대한 호불호 때문에 프로그램이 폐지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KBS는 이어 "자신에 대한 불편함 때문에 KBS 경영진이 단숨에 프로그램을 폐지했다는 진중권씨의 주장은 사실과 너무나도 거리가 있는 주장"이라며 "프로그램의 존폐 여부는 특정 경영진의 특정 출연진에 대한 선호 여부로 결정될 만큼 단순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수 년 간 KBS의 대표 브랜드 가치로 자리 잡고 있던 프로그램을 단지 출연자 한 사람 때문에 폐지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주장"이라는 것이다.
KBS는 또 "<TV, 책을 말하다>는 연간 시청률이 2006년 이후 계속 2%를 밑돌아 노후화에 따라 프로그램 브랜드 자체가 소진된 것으로 판단했으며, 당시 이사회와 시청자위원회 등에도 이를 충분히 설명했고 근거 자료도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KBS는 "<TV, 책을 말하다>의 폐지는 프로그램 노후화와 이에 따른 대체 프로그램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여기에 어떤 정치적 의도성이 있다는 것은 그 자체가 정치적인 해석"이라고 밝혔다.
담당 PD "마지막 방송 나가기 2~3일 전, 프로그램 폐지 통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