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안도 빈부격차? 인구 같은데 치안 여건 '딴판'

부평구와 강남구 치안 여건 비교해보니

등록 2010.07.14 19:13수정 2010.07.14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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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과 청소년 대상 성범죄가 잇달아 발생해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 가운데, 경찰과 지방자치단체는 범죄를 막기 위한 방편으로 '방범용 폐쇄회로 TV(CCTV)'를 설치하고 있다.

범죄 예방의 차선책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CCTV를 앞 다퉈 설치하면서 전국적으로 300만대가 넘는 CCTV가 설치돼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빈부 격차로 인한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치안에도 빈부격차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돼, 관계 기관의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특히 치안의 보조수단인 CCTV 설치를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ㆍ인천시ㆍ경찰청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방범용 CCTV 설치 현황과 13세 미만 아동 성폭력 사건 발생 현황, 경찰관 1인당 담당 주민 수 현황 등의 자료를 받아 비교 분석했다. 서울 강남구와 부평구의 치안 여건을 비교 분석한 결과, 치안 여건에도 빈부 격차가 드러났다.

'부자동네'로 일컬어지는 서울 강남구에는 2009년 말 현재 56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인천 부평구와 거의 비슷한 인구수다.

인구 수는 같은데 치안여건은 딴 판

 서울 강남구와 인천 부평구의 치안 현황 분석.
서울 강남구와 인천 부평구의 치안 현황 분석.한만송

강남구의 면적은 서울시 전체의 6.53%에 해당하는 39.55㎢로, 행정동 24개와 1057개 통 , 6722개 반으로 구성돼있다. 강남구의 치안은 강남경찰서와 수서경찰서가 담당하고 있는데, 두 경찰서의 경찰관 1인당 담당 주민수는 2009년 말 기준으로 각각 277명, 656명이다.


부평구의 면적은 인천시 전체의 3.24%에 해당하는 31.98㎢로, 행정동 22개와 636개 통, 4199개 반으로 구성돼있다. 부평구의 치안은 부평경찰서와 삼산경찰서가 담당하고 있다. 두 경찰서의 경찰관 1인당 담당 주민수는 2009년 말 기준으로 각각 717명, 666명이다.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아동 성폭력 사건의 경우 강남구보다 부평구가 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음에도, 담당 주민 수 대비 경찰관 수는 부평구가 크게 적은 실정이다.(위 표 참고)


또한 범죄 예방을 위한 CCTV 설치 현황을 보면, 강남구의 경우 CCTV 설치에 2008~09년 총50여 억 원을 투입한 반면, 부평구는 14여 억 원밖에 투입하지 못했다. 부평구는 이마저도 시비 보조금을 통해서 겨우 설치할 수 있었다.

강남에는 총 522대의 방범용 CCTV가 설치된 반면, 부평에는 207대가 설치돼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강남구는 올해도 35억 원을 투입해 130여 대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반면 부평구는 1억 5000만 원을 투입해 20여 대의 CCTV를 설치할 계획이다. 게다가 강남의 경우 부평보다 고화질 CCTV를 설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방범용 CCTV 관제소.
방범용 CCTV 관제소.한만송

한 부평구 공무원은 "방범용 CCTV의 경우 치안 보조수단이지만, 강력 범죄가 증가하면서 각 지자체에서 CCTV 설치를 계속 늘리고 있다"고 한 뒤 "치안은 국가 사무인 만큼 국비 지원으로 치안 불균형 문제가 해결되도록 정부에 건의하고 있지만, 제도적 보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인천여성회 김영란 회장은 <부평신문>과 한 전화인터뷰를 통해 "치안 문제는 국가가 책임져야 하는데, 정부가 이를 방치해 치안 불균형 문제가 심각하다"며 "아동 성폭력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도 국가는 치안 불균형을 초래하고, 지자체는 각종 개발로 예산을 탕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강남 부자들은 상대적으로 치안여건이 좋은 데서 살고, 부평구민들은 열악한 지역에서 살아야한다는 것은 헌법이 보장한 평등권을 정부가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는 것"이라며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범죄를 방지하지 못한다면 이는 전적으로 정부와 지자체가 책임져야한다"고 덧붙였다.

인천여성의전화 김성미경 대표도 "한나라당 안상수 전 시장은 각종 개발 정책을 쏟아내 수조원의 빚을 만들어 놓았다. 그 사이 시민들은 치안 불안에 떨고 있었다. 이제는 생활 밀착형 정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방범용 CCTV #강남구 #부평구 #아동 성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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