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정산 , 중간의 헬기장을 정상으로 착각하기 쉽다.
김진수
수행의 근처에도 가 보지 못한 나는 상무주(上無住)를 이렇게 해석했습니다. '상(上)은 부처님도 발을 붙이지 못하는 높은 경지요, 무주(無住)란 '머무르지 않는다'는 뜻이니, 좋은 자리에 그냥 머물면 원하는 바를 얻지 못함을 경계하는 게 아닌가? 즉 생각과 몸이 어느 한 곳에 갇히지 아니 하고, 자유로운 새처럼 사유무량(思惟無量)이면 고집과 독선을 벗어나 더욱 도량 넓은 인간이 되겠지.'
삼정산 등반을 마치고 엄천강가의 동강식당에서 서울에서 오신 아주머니 4 분을 만났습니다. 지리산 둘레길을 순례하는 중이랍니다. 그런데 승용차를 좀 태워 달라고....큰 마음먹고 서울에서 이곳 순례길에 나섰는데, 차를 이용하신다는 게 이해가 안 되죠. 이유인즉 시멘트와 아스팔트로 이어진 순례길 중간 중간이 너무 지루하고 햇볕이 뜨거워서 이곳 동강에서 산청군 금서면 방곡리의 지리산 민간인 희생자 유적지까지 걷기가 싫대요.
그렇습니다. 벽송사 고개를 넘어서 엄천강가에 이르러서는 지루하고 뜨거운 시멘트와 아스팔트길이 산청군 금서면 방곡리 오봉 계곡까지 약 4km에 걸쳐 이어집니다. 이후 산청군 금서면 가현리를 넘어 금서면 수철리에서 지리산 종주길은 끝납니다. 지리산 둘레길을 잘 알고 오세요. 중간 중간 지루하고 딱딱한 순례길에 싫증이 난다면 다른 길을 찾아보는 것이 더욱 즐거운 여행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