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동안 피었다가 사라져 가는 망태버섯, 잠깐동안 화려했던 모습이었지만 자연으로 다시 돌아간다.
조정숙
2~3시간동안 기다리며 망태버섯의 완벽한 모습을 담으려면 인내심도 필요 하지만 버섯이 습한 곳에서 피어나기 때문에 모기가 좋아하는 환경이기도 하여 모기와의 전쟁을 감내해야 하는 악재가 도사리고 있다. 모기들이 유난히 좋아하는 나 같은 체질은 모기를 피하기 위한 완전무장이 필수다.
벌떼같이 달려드는 모기들에게 헌혈을 하겠다고 각오를 한사람이라면 별개지만 그렇지 않다면 약국에 가면 모기퇴치용 기구들이 뿌리는 것부터 팔목에 차는 것, 옷에 붙이는 것 등 다양하게 나와 있어 사전에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 반팔 반바지 차림으로 오랜 시간을 버티고 있는 연세가 지긋하신 분에게 괜찮은지 물어보자 본인은 모기가 붙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 특수한 체질을 지닌 경우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산 이곳저곳을 찾아 헤매다 한 녀석을 발견하고 포자부터 찍기 시작하여 바짝 쭈그려 앉아 2시간 이상을 버티고 있었기 때문에 발에 쥐가 날 정도였지만 활짝 펼친 화사한 망태버섯을 보니 단잠을 포기하고 새벽부터 달려온 피곤함이 한방에 날아가 버린다. 근처를 둘러보니 어두움 속에서 망태버섯과 씨름하느라 보지 못했던 다른 종류의 버섯들도 눈에 띈다. 뽀얀 속살을 드러낸 쌍둥이 버섯이 망태버섯에게 "너만 버섯이냐 나도 버섯이다" 라며 마치 시위라도 하듯 고개를 내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