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한 밥상음식점 음식이 아니라 친구집에서 내놓은 반주상
박건
경기도에 사는 친구가 차린 밥상입니다. 자격증 갖춘 요리도 아니요 돈벌이로 만든 음식도 아니라 차원이 다르지요. 정과 성이 푸지게 담긴 음식으로는 사먹는 음식맛을 뛰어 넘지요. 친구가 내놓은 소박한 밥상이 그리울 때가 있지요.
친구 작업장을 찾아 저녁 밥을 먹으며 술 한 잔 했죠. 반찬겸 안주로 차린 밥상은 똑 부러지고 온전했어요. 은어를 꾸둑하게 말린 구이는 쫄깃 담백 고소하고요. 곁들인 된장깻잎과 마늘 장아지와도 찰떡 궁합이네요. 맑게 끓인 두부 된장국은 마음까지 편하게 적시고요. 치즈 채소 깻잎 쌀전병 말이는 와인안주로 딱이군요.
단촐한 것 같지만 바다, 산, 들에 있는 것이 고루 다 있고요. 오방색에 남김 없이 먹을 양까지 섬세함이 느껴져요. 식당에선 살 수 없는 정갈하고 정성이 담긴 밥상이죠. 후식은 석류 한 알. 창 밖으로 띄운 휘영청 밝은 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