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전주의 맛
정기상
자동차를 몰고 신나게 달리기라도 한다면 좋을 것인데, 하늘을 믿을 수 없어 그럴 수도 없다. 물론 빗속을 달리는 기분도 나쁘지 않지만, 2%가 부족하다. 싱그러운 바람을 맞으면서 달리는 기분을 만끽할 수 없다. 이런 때에는 맛있는 음식점을 찾아가서 미각을 즐기는 방법이 최고다.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은 대안이다. 시외로 나가는 것은 날씨가 협조하지 않았다. 그래서 찾은 곳이 도심의 식당이다.
갈치탕.
장마철에 적정한 음식은 다양하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갈치에 감자를 넣고 끓이는 갈치 탕은 별미다. 계절과 상관없이 미각을 돋울 수 있는 음식이다. 1차로 주방 안에서 끓여 나오는 탕은 2차로 다시 끓여야 제 맛이 난다. 신선한 채소를 곁들이게 되면 바다와 산의 향을 동시에 느낄 수 있어 좋다. 갈치는 바다의 향을 고스란히 담고 있고 여기에 곁들이게 되는 산나물은 산의 향이다.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맛이어서 그런지 푹 젖게 된다.
음식은 제일 먼저 눈으로 즐긴다. 시각적으로 맛을 보는 즐거움은 미각의 세계에 들어가는 입문이다.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눈으로 즐길 수 없다면 그 음식은 제대로 된 음식이라고 할 수 없다.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갈치 탕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입안에서는 침이 샘솟는다. 시각적으로 맛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눈으로 맛을 충분히 즐기게 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게 되다.
다음으로는 손으로 음식의 맛을 즐기게 된다. 끓고 있는 탕을 좀 더 맛있게 혼합하는 즐거움이다. 젓가락을 사용하여 음식이 골고루 섞이게 만드는 즐거움 또한 아주 크다. 미각의 독특한 매력을 배가시킬 수 있는 방법이 된다. 나의 수고로움을 조금이라도 더함으로서 맛에 일조하였다는 자부심이 생긴다. 이런 긍정적인 마음이 맛을 더욱 더 특별하게 만든다. 손으로 맛의 탑을 쌓음으로서 맛의 세계에 들어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