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11일 오전 경기도 양수리 두물머리에서 4대강 사업으로 농지를 잃게 될 위기에 처한 농민들과 환경단체 회원들이 청와대와 경기도청을 향해 농기계를 앞세우고 도보순례를 시작하고 있다.
권우성
"오히려 강과 같은 큰 생태계에서 수질 문제는 물의 양과 관계 깊다." - 차윤정씨 글 중 일부
저수지의 경우 물의 양이 수질에서 매우 중요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도 유입되는 물이 저수된 물보다 더 좋을 경우에만 해당하는 것이다. 하지만 오염부하량이 적어 맑은 물이 유입되는 상류에 만든 대청댐에서는 매년 물의 정체로 인한 녹조 현장이 발생해 골치다. 사실 많은 연구비를 들이고 있지만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물이 흐르는 강은 수량보다는 유속이 수질에 더 많은 영향을 준다. 그래서 정상적으로 흐르는 강에서는 녹조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오염물질이 축적되지도 않지만 설령 녹조가 성장하여도 축적되는 수보다 더 많은 녹조가 하류로 흘러 내려가기 때문이다. 또한 유속이 빠르면 수온도 낮아지기 때문에 녹조 현상이 일어날 수 있는 물리적 조건도 생기지 않는다. 그래서 물의 양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부자연스런 물의 정체를 해소하고 자연스런 흐름을 유지하는 것이 강 수질을 좋게 만드는 진정한 대책이다.
"기본적으로 본류구간으로 유입되는 수질의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환경기초시설을 확충하고 하·폐수 처리장의 방류수 수질기준을 현행기준에서 최대 10배 강화하고 있다. 또한 강 주변의 비점오염원들, 즉 강 주변의 경작지를 일제히 정리하여 기본적으로 경작활동에 따른 오염원 유입을 차단하고 있다." - 차윤정씨 글 중 일부홍수 조절도 못하고 물을 확보하지도 못하는 보로 강의 흐름을 막아 수질이 악화되는 것임에도 정부는 환경기초시설을 늘리거나 규모를 크게 해 하․폐수 처리장의 방류수 기준을 최대 10배로 높이겠단다. 이에 들어갈 비용은 누가 부담할 것인지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결국 모두 국민의 세금이나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전가될 수밖에 없다. 사실 10배로 높인다고 말로는 할 수 있지만 기술적 측면과 경제적 측면에서 불가능한 주장이다. 설령 10배로 강화하더라도 저수지의 녹조 현상을 방지하기에는 턱 없이 높은 농도이다.
강 주변 비오염물질의 유입을 막기 위해 경작지를 일제히 정리한다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런데 경작지를 정리한 후에 조성되는 생태공원과 위락시설들은 비점오염원의 유입이 더 잘 될 수밖에 없는 단순한 구조다. 강의 주된 비점오염원은 강 주변(제외지)의 경작지가 아니라 도로와 강 밖(제내지)의 경작지와 소규모 축산 시설이다. 그런데 사람의 편의를 위해 조성된 강 주변은 비가 올 때 비점오염물질이 강(인공저수지)의 전체에서 막힘없이 유입되어 수질을 나쁘게 할 수밖에 없다. 현재로서는 이런 비점오염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
오히려 제내지의 일부를 제외지로 편입하여 자연습지가 만들어지게 하여 홍수터로 이용하거나 범람원을 만들어 범람과 더불어 경작이 가능한 작물을 재배하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다. 범람원은 홍수기에 물을 받아놓는 홍수터가 되어 홍수도 조절하고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어 비료와 농약 없이 적절한 작물을 재배할 수 있게 한다. 수확기에 작물을 걷어 들여 강으로 유입되는 유기물과 무기염류를 줄일 수 있어 사람이 이용하지도 않을 편의시설을 만드는 것보다 수질을 위해서 더 바람직한 일이다.
4대강, 미국의 샌안토니오처럼 물 빼고 청소할 건가"기본적으로 본 공사에 설치되는 보는 가동보로서 즉 보에 수문과 같은 시설물이 있어 수시로 물을 흘려보내며, 물의 체류시간 역시 댐보다 훨씬 짧아 수질에 대한 우려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 차윤정씨 글 중 일부체류 시간이 짧아서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보가 없는 인공수로인 청계천은 물이 체류할 이유도 없는데 부착조류의 과다번식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비록 인위적으로 물고기를 방류하여 마치 살아있는 생태계인 것처럼 착각하게 하지만 물에 사는 수서곤충이 살지 못해서 문제가 되는 것이다. 홍수기 때 수문을 활짝 열어서 홍수기 때만이라도 현재와 다름없는 강이 되도록 한다고 하더라도 갈수기 때 수문을 닫아 저수지로 되기 때문에 바닥에 사는 수서곤충이 대부분 살 수 없게 된다.
만일 갈수기에도 수시로 수문을 열어 물을 흘려 내려 보낸다면 상류의 댐에 확보된 물이 더 빨리 부족해질 수밖에 없다. 아무튼 정체된 물은 흐를 때보다 수온이 더 올라가기 때문에 혐기성 세균 등이 더 활발하게 활동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4대강 사업 이후에는 저수지를 하구수처럼 만들지 않기 위해서 미국의 샌안토니오처럼 매년 겨울 강의 물을 모두 제거하고 청소해야 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 강은 이런 배후 습지가 대부분 사람들의 정착지나 농경지로 변화되어 원래의 강폭이 줄어들어 강의 넘치는 물을 처리할 능력을 상실했으며 이는 직접적인 홍수피해로 나타난다." - 차윤정씨 글 중 일부이 주장은 현재 수해가 매년 발생하는 최상류 지역을 설명하는 데는 어느 정도 적용될 수 있다. 워낙 폭이 좁은 상류의 하천을 상대적으로 폭이 넓은 중․하류와 같은 방식으로 관리하기 때문에 홍수 피해가 발생하는 것이다. 집중호우 때 쏟아 붓는 강우량은 현재 제방으로 폭을 좁힌 상류 하천의 통수단면이 감당하기에 너무 많다. 한편 4대강 사업이 진행되는 본류 구간은 그동안 홍수 대비 하천정비가 거의 완료되어 범람의 위험이 없다는 것은 이미 정부 자료에도 나와 있는 것이다.
수해 다발 지역인 최상류 지역은 이미 인구 밀도가 적고 이용도가 낮아졌기 때문에 현재의 4대강 사업 예산보다 더 적은 세금으로 국가가 매입하여 하천의 배후습지를 조성하면 자연스럽게 중․하류의 홍수 위험도 낮추고 상류의 홍수 피해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하류의 홍수 피해 위험은 홍수기에 상류에서 물을 담아두지 못하고 곧바로 하류로 내려 보낼 때 커지는 것이기 때문에 상류에서 홍수기에 물을 담아둘 수 있는 배후습지를 마련하면 하류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토사의 오랜 퇴적으로 인해 강바닥이 주변 농경지나 인가보다 높아진 경우가 많아 비가 조금만 많이 내려도 범람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 차윤정씨 글 중 일부이미 감사원에서 4대강의 대부분이 지속적인 준설 등으로 강 바닥이 과거보다 더 낮아졌다는 엄연한 자료가 있는데도 사실을 왜곡하는 정부의 주장을 생태학자라고 자처하는 사람이 앵무새처럼 반복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동식물을 대량학살 하고 있는 4대강 사업"냉엄한 생태학적 사실은 종종 경쟁에서 실패한 종들은 영원히 설자리를 잃게 된다는 점이다. 인간이 복지정책으로 사회의 약자들을 돌보는 것과는 전혀 거리가 멀다. 자연 생태계에는 무수한 종들이 같은 기능을 담당하고 있어 극단적인 생태계가 아니고는 어느 한 종이 사라진다고 해서 전체 생태계는 무너지지 않는다. 강변의 하찮은 풀숲은 굳이 4대강이 아니어도 종의 생태를 위협받지 않으며 더구나 4대강 사업이 진행된 이후에 자연스럽게 복구될 가능성이 높은 종들이다." - 차윤정씨 글 중 일부현대의 토목공학자가 아니라 구시대의 토목공학자라면 할 수 있는 주장을 생태학자라는 사람이 주장하고 있다. 더구나 생태계를 전혀 이해하고 있는 것 같지 않은 이런 주장을 과연 차씨가 쓴 것이 맞는지 의구심이 가시질 않는다.
생물의 역사를 보면 분명히 많은 종이 생기기도 했지만 많은 종들이 사라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사람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서식지를 약탈하며 사람의 이익만을 위해 사용하면서 멸종하는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고 생태계가 황폐하게 되었다. 그래서 사람에게 손실이 될 것을 전 세계가 우려하여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해 국제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 가운데 이런 주장을 하는 용기가 감탄스럽다. 생물다양성의 해를 맞아 국제적으로 이를 선도하는 행동을 하겠다는 정부에서 4대강 사업으로 4대강 동식물을 대량으로 학살하는 일을 동시에 벌이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자연은 냉엄하지도 온정이 넘치지도 않는다. 지구의 환경은 지질학적 역사를 통해 꾸준히 변해 왔고 그에 따라 적응하지 못하는 종은 멸종했다. 그렇다고 사람이 행한 불필요한 사업 때문에 종이 멸종되는 것이 정당화 되지는 않는다. 약자를 돌보는 복지정책처럼 4대강을 위해 세금을 퍼부으라는 것이 아니다. 강 생태계와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사업을 위해 세금을 낭비하지 말라는 것이다. 절약된 세금을 복지정책으로 돌리는 것이 옳은 것이다. 굳이 복지정책에 들어가는 세금조차 아깝다면, 생태계에 해가 되더라도 진정으로 사람 사회에 보탬이 될 개발에 세금을 투자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물론 대다수 종이 멸종하더라도 생태계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극단적으로는 광합성이나 화학합성을 하는 세균과 종속영양을 하는 세균만 있어도 생태계는 유지된다. 그리고 사람도 세균만을 먹는 삶을 살면 될 것이다. 동식물에서 얻을 수밖에 없는 영양물질이 있다면 유전자 조작 등으로 세균이 생산하게 하면 될 것이다. 그런 세상이 이론적으로는 가능할 것이다. 그런데 과연 그런 생태계가 사람의 문명과 공존할 수 있을까.
강변에 있는 하찮은 풀숲이 아니다. 차씨에게는 하찮은 풀숲이 강생태계에는 물론 강과 연결되어 있는 육상생태계에도 없어서는 안 되는 귀중한 자원인 것이다. 강변의 풀숲이 없으면 이것들을 둥지와 먹이로 이용하는 다양한 초식동물과 육식동물들(정부와 지지자들에게는 하찮겠지만)이 살 곳을 잃고 굶어죽을 수밖에 없다. 하찮은 풀숲을 쓸어버리고 조성될 사람이 쉽게 접근하여 이용하는 편의시설이 있는 인공 조경의 공원에는 과거의 하찮은 풀숲의 식물들이 돌아올 수 없으며 수달과 삵, 그리고 흰꼬리수리, 황조롱이 등 많은 종들이 멸종할 수밖에 없다.
차씨 주장으로 보아, 그가 4대강 천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현장을 알고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현장에서는 거의 모든 강변의 풀숲을 제거하고 있다. 심지어는 수십 년 된 버드나무도 제거해 버렸다. 그 과정에서 토양도 함께 제거되어 그 속에 있던 많은 곤충의 알과 애벌레, 번데기도 함께 제거되었다. 하찮은 동식물을 함께 학살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농촌진흥청은 '4대강의 생태복원을 위한 자생식물 식재 가이드북'을 급하게 발간하여 4대강 사업이 생태복원인 것처럼 포장하는 데 일익을 담당하였다. 그런데 그때만 해도 이런 학살이 자행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도 못했다.
아무튼 그 책에서 농촌진흥청은 4대강에 중요한 수생과 습지 식물이 100종이 넘는다고 하면서 그 중 30종이나 식재가 가능하다는 것을 떳떳하게 밝히고 있다. 생물다양성의 해를 앞두고 그들에게는 30종도 버겁게 많은 모양이다. 더구나 식재가 가능한 종은 대부분 굳이 식재를 하지 않아도 차씨가 말한 대로 억척스럽게 잘 자라서 자연스럽게 인공 조경된 공원으로 파고들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나머지 대다수 하찮은 식물들은 자연스러운 하천 수위의 역동성이 사라지면 사람이 아무리 노력하더라도 우리나라 강에서는 사라질 것이다. 더불어 다양한 식물에 각기 적응한 다양한 동물들도 사라질 것이다.
강을 인위적으로 변형해서 사라진 종의 대표적인 예가 현재 남한강에 자리를 잡고 있는 단양쑥부쟁이이며, 이는 4대강 사업이 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미리 경고하는 예이다. 단양쑥부쟁이는 충주댐이 만들어지기 전에 단양 지역에 자생하던 세계 유일의 종이다. 그런데 충주댐이 만들어지고 나서 인위적으로 제거하지 않았는데도 사라지고 말았다. 다행히도 남한강에 유일하게 자생하고 있는데 그곳도 4대강 사업이 완료되면 사라질 것이다. 현재 강의 형태로 볼 때 우리나라 강의 다른 어느 곳에서도 살기가 어려운 종이다.
땜질식으로 사업 내용 바꾸더니, 토목공사만 남았네"종의 멸종은 종 자체의 생리․생태적 특성과 다른 종과의 종간관계, 그리고 서식지 파괴와 같은 다양한 원인을 지닌다. 강의 상태가 현재의 상태로 지속된다면 강의 수량은 더욱 줄어들 것이며 이는 당장의 멸종 위기종뿐 아니라 더 많은 종들을 위기로 내모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 차윤정씨 글 중 일부다양한 멸종의 원인 중에서 4대강 사업처럼 사람이 서식지를 변형하는 것이 가장 크다. 우리나라 강의 수량이 줄어든 가장 큰 원인은 상류에 댐을 건설하여 상류에서 하류로 유입하는 물이 줄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수량을 단순히 늘리기 위해 보로 막으면 강의 가장 중요한 속성인 물의 흐름이 저해되어 강의 수질과 생태계는 나빠지는 것이다. 사실 상류에서 하류로 유입하는 물의 양을 늘려 물이 원활히 흐르게 하는 방안을 연구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4대강 사업처럼 하류로 흘러가지 못하게 막아서 정체된 수량만을 늘리겠다는 발상은 애당초 잘못된 것이다. 그래서 고정보가 가동보가 되고 물을 저수하겠다던 홍수기에는 수문을 열겠다는 미봉책만 있을 뿐 근본적인 대책이 없이 사업 내용을 바꾸는 것이다.
"강 고유의 생태성은 흐르는 물이다. 강은 물이 주어져야 유지되는 생태계다. 강의 속성은 제공자조절생태계(donner control ecosystem)지 수혜자조절생태계(receptor control ecosystem)가 아니다. ... 강의 변화하는 성질에 따라 당연히 생물의 성질도 바뀔 것이다. 분명한 것은 물의 기운이 가장 풍성할 때 수생태계의 속성과 생물적 속성들이 온전하게 유지된다는 것이다." - 차윤정씨 글 중 일부강 고유의 생태성을 이론적으로는 잘 지적하고 있다. 차씨 주장대로 강은 흐르는 물이 가장 중요하고 그 물의 속성이 바뀌면 생물도 바뀐다. 우리나라 강은 풍수기와 갈수기에 유량이 변하면서 그 변화에 적응한 동식물들이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4대강 사업의 기본적인 방향은 그런 변화를 없애고 항상 일정한 수위를 유지하는 인공 저수지를 만드는 것이다. 살아 움직이는 강의 물을 멈추어 죽은 깊은 수심의 저수지로 바꾸는 사업을 '강 고유의 흐르는 물이라는 생태성을 살리는 것'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본다. 오히려 현재의 4대강 사업은 '수영 금지, 들어가면 죽는다'는 팻말이 없다면 숱한 사람이 익사하는 저수지를 만드는 일일 뿐이다.
학자나 환경단체들이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았다면 정부는 고정보로 일정한 수위를 유지하며 배가 대다수 물새를 대신하여 헤엄치는 저수지를 만들었을 것이다. 정부는 문제가 지적될 때마다 문제를 근본적으로 검토하기보다는 땜질식으로 사업 내용을 바꿨다. 그러면서 원래 상충하던 목적들이 하나 둘씩 허구로 드러났고, 결국은 오직 가동보를 만들고 준설을 하는 목적의 토목공사만이 남았다.
"4대강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강들이다. 큰 강은 큰물이 있어야 하고 큰물은 넓은 수로면적과 수심을 가지고 있다. 큰물은 가장자리를 크게 만든다. 기본적으로 물의 규모가 일정 수준이상 유지될 때 수생태계든 주변 습지생태계든 웅덩이 생태계든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 차윤정씨 글 중 일부가장 큰 강이기 때문에 물리적(지형적) 다양성도 큰 것이 4대강이다. 종적으로는 하류로 내려가면서 수량이 늘어난다. 대체로 수심이 하류로 가면서 깊어지지만 일정하게 깊어지는 것이 아니라 깊어지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강폭이 넓어지면서 낮아지기도 하고 일부는 좁아지면서 깊어지기도 한다. 같은 장소라도 횡단면을 보면 수심이 깊고 유량이 많은 곳에서 수심이 낮은 곳으로 점진적으로 변한다. 또한 이런 지형의 다양성이 계절에 따라 변한다. 현재 4대강은 수량이 치명적으로 부족하지도 않고 종과 횡의 다양한 수심과 모래톱이 있고 그것들이 계절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더 다양한 생물이 강에서 살 수 있는 것이다.
사실 물고기 등 많은 수서동물들은 계절에 따라 강을 따라 오르내리는 회유를 한다. 일반적으로 추운 겨울에는 중․하류로 내려가고 봄이 되어 수온이 올라가면서 상류로 올라간다. 하루 중에도 수온 변화에 따라 물고기들이 이동하기도 한다. 아무튼 이런 일일 변화와 계절 변화에 적응한 생물에게서 자연적인 변동을 빼앗으면 생존이 더 어려워진다. 예를 들어 메뚜기의 알과 유충을 일정한 온도에 두었을 때보다 변하는 온도에 두었을 때 각각 38.6%와 12% 발생이 촉진된다.
강폭을 넓히거나 수심을 깊게 한다고 하더라도 물가는 커질 수 없다. 오히려 일정한 모양으로 유지하고 다듬어진 물가는 선면적이 줄어들 것이다. 강의 물가는 강의 길이에 비례할 뿐이기 때문에 저수지의 길이가 늘어나는 것이 아닌 4대강 사업은 물가를 늘릴 수 없다. 오히려 현재의 불규칙한 물가를 곧게 펴기 때문에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결국 사람에게 이익이 되는 뚜렷한 목적도 없이 단지 강 생태계를 단순하고 획일적인 인공 저수지로 바꾸는 4대강 사업은 전 세계가 보전하려고 국제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생물다양성 보전에 치명적인 사업일 뿐이다.
"자연 생태계는 모든 종을 다 살려내지 못한다. 그것은 자연의 법칙이기도 하다. ... 햇빛에 반짝이는 황금빛 모래는 그 뜨거운 열기로 표면에 생물의 존재를 허락하지 않는다. 굳이 모래톱이 아니어도 갈수기의 부족한 수량으로 인해 수심이 얕아지고 수면이 노출되면서 증발량이 증가하고 이에 따른 염류농도의 상승과 수온의 상승만으로도 물속의 생물들은 고통스럽다. 강의 선형 구조만 살아있다면 모래톱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 차윤정씨 글 중 일부자연 생태계에서 모든 종이 살지 못한다는 것이 자연 법칙이라는 것은 장구한 생물의 역사에서 보면 사실이다. 하지만 단기간에 무수한 종이 멸종하게 하는 것은 혜성이 지구와 충돌하여 공룡을 비롯한 많은 종들이 멸종한 것과 같은 대재앙이 있을 때뿐이다. 하지만 그 때도 단 2년 만에 막대한 종이 멸종한 것은 아니다. 사람의 수명이 인지하지 못할 긴 시간에 걸쳐 일어난 사건이다.
물론 한 여름의 뜨거운 햇빛에서 생존할 수 있는 종이 많지는 않다. 그렇다고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많은 생물이 계절에 따라, 그리고 주야에 따라 활동하는 공간을 바꾸는 것이다. 심지어는 사하라 사막에서도 생물이 살고 있다. 갈수기의 대부분은 기온이 낮을 때이므로 온도 스트레스가 크지도 않다. 아무튼 끊임없이 흐르는 강물의 증발로 염류농도가 높아져서 생물에게 고통을 준다는 차씨의 획기적인 보고는 즐거움을 줬다. 강에 가보라. 흐르는 물은 아무리 수심이 낮아도 발을 담그면 시원하다. 다만 정체된 것처럼 보이는 곳은 다소 수온이 높다. 그리고 물을 머금은 모래도 절대로 뜨겁지 않다. 멈춘 것으로 생각되는 곳이나 모래톱의 물도 흐르고 물의 기화열 때문에 뜨거워질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수지가 되면 모든 상황은 달라진다. 수심이 낮으면 낮에는 매우 뜨거워지고 밤에는 매우 차가워진다. 그래서 생물에게 고통을 오히려 더 줄 것이다. 반면에 수심이 깊은 곳은 낮에 천천히 더워지지만 밤이 되어도 수온이 천천히 내려가서 밤과 낮 모두 평균적으로 같은 수심의 흐르는 강물보다 상당히 더 높다. 결국 4대강 사업으로 깊은 수심을 만들더라도 현재와 같은 수서생물이 살 수 없다.
모래톱은 상류에서 끊임없이 내려오는 모래로 끊임없이 갱신되면서 유동하는 것이다. 즉 모래도 강물처럼 상류에서 하류로 살아 흐르는 유체인 것이다. 그래서 강의 모래톱은 늘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물의 흐름이 멈추면 모래의 흐름도 멈추면서 모래톱에 유기물과 미세 부유물질이 축적되어 더는 모래톱이 유지되지 못하고 메마른 논바닥처럼 갈라지는 토양으로 변한다. 단순하게 현재 강의 선형 구조를 유지한다고 모래톱이 유지되지는 않는다. 또한 금강 등의 모래톱이 빈약해진 이유는 대청댐과 같은 상류 댐이 만들어지면서 상류에서 유입되는 모래가 감소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4대강 사업은 강을 여러 도막으로 나누는 보로 모래의 움직임을 막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준설로 4대강 사업에서 막대한 모래를 퍼내버린 후에는 모래가 공급될 수 없다. 수문을 닫는 갈수기 동안 모래는 유동성이 없어 다져지고 펄 성분이 퇴적되어 퇴적물이 고상 상태로 바뀌기 때문에 홍수기에 수문을 열더라도 기대하는 만큼 퇴적물이 흘러내려가지 않을 것이다. 결국 4대강 사업은 4대강의 모래 바닥을 펄 바닥으로 바꿀 것이고 높아지는 바닥 때문에 수심을 유지하기 위해 매년 준설을 해야 할 것이다.
본류 아닌 지천에 물이 많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