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사업저지천주교연대 소속 수원·의정부교구 사제연대는 지난 6월 10일 오전 경기도 수원 경기도청앞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김문수 도지사의 회개를 촉구하는 사제 삭발식 및 기도회를 열었다. 수원교구 의왕 왕곡성당 주임신부인 최재철 신부가 삭발을 하고 있다.
권우성
"강이 강으로 다시 태어나는데 필요한 조건을 우리 사람들이 서둘러 회복시키는 사업이 바로 생태학적 관점에서의 4대강 살리기 사업이다." - 차윤정씨 글 중
그는 이준구 교수의 '강바닥의 모래와 자갈이 엄청난 수질 정화의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지금 강의 수질상태는 자연정화능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태"라고 했다. 자정능력을 잃어버렸으니 사람이 개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주장하는 내용 중에서 수질의 상태를 개선하기 위한 환경기초시설을 확충하겠다는 주장에는 동의한다. 환경기초시설의 부실은 곧바로 본류로 오염원이 유입되는 통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연적으로 형성된 강의 곡선을 직선으로, 강의 깊이를 인위적으로 팠을 때 어떤 자연적인 재앙이 닥칠지 알 수 없다. 이런 우려에 대한 모의실험조차도 무시하고, 절차도 무시하고 진행되는 것이 현재 '4대강 사업'이다.
물그릇을 크게 만들어 오염물질을 희석시키겠다는 식의 발상은 그가 흐르는 물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이 없다는 것을 증명한다. 물은 흐르면서 자갈·모래와 부딪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산소 그리고 자갈과 모래의 움직임 등등으로 오염물질을 정화한다.
보에 물을 가뒀다가 흘려보내면 물이 흘러나가는 부분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물이 고여 있던 부분은 느린 유속 때문에 부유물질로 오염될 수밖에 없다. 이것은 바닷가의 포구를 생각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포구는 완전히 막혀 있지 않지만, 유속이 느리고 파도가 바다에 비해 잔잔하다. 때문에 포구 바깥 바다는 깨끗하더라도, 포구 안 바닥에는 부유물질들이 많다. 완전히 막히지 않은 포구도 그렇다. 보를 준설하고 물그릇을 크게 만들어 강을 살리겠다는 생각은 순진하다 못해 어리석은 생각이다.
"설상가상으로 토사의 오랜 퇴적으로 인해 강바닥이 주변 농경지나 인가보다 높아진 경우가 많아 비가 조금만 많이 내려도 범람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 차윤정씨 글 중강바닥이 주변 농경지나 인가보다 높아진 경우가 많다고 했는데, 어떤 지역인지 구체적으로 밝혀주었으면 좋겠다. 만일, 차씨 주장대로 그런 지역이 있고, 인가나 농경지에 직접적으로 피해를 줄 수 있는 상황이라면 그 지역에 국한해서 수로작업을 할 일이다. 때문에 4대강을 직선의 수로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물의 기운'을 단지 '양'으로만 보면 안 된다"경쟁에서 실패한 종들은 영원히 설 자리를 잃게 된다는 점이다…. 어느 한 종이 사라진다고 해도 전체 생태계는 무너지지 않는다." - 차윤정씨 글 중이 대목에서는 섬뜩한 살기를 느꼈다. 생태학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인간이라는 종'만 지구에서 사라지면 생태계는 회복될 것이다. 차씨의 글을 보면서 그가 인간중심적이며, '적자생존, 양육강식'의 신봉자인 듯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일부 사람들은 <동물의 왕국> 같은 프로그램을 보면서 동물세계에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현실만 있는 것으로 착각을 한다. 그러나 유심히 살펴보면 동물의 세계에는 철저하게 일정한 약속이 흐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먹잇감으로 삼는 대상 중에서도 그 종을 위한 배려가 들어 있는 것이다.
약육강식, 적자생존, 그것도 하나의 학설이요 가설이다. 반드시 그 법칙에 모든 생태가 걸려 있지 않다는 것이다. 생태학자라고 '자처'하시는 분이 어떻게 지구상에서 영원히 사라지는 한 종에 대해서 이렇게 섬뜩한 말을 할 수 있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
"물의 기운이 풍성할 때 수생태계의 속성과 생물적 속성들이 온전하게 유지된다는 것이다." - 차윤정씨 글 중'물의 기운이 풍성할 때', 그것은 단지 '물의 양', '물 그릇의 크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썩은 물 한 바가지보다 맑은 물 한 잔이 목마른 사람을 살릴 수 있다.
4대강의 모델이라고 주장하는 한강을 걸어본 적이 있는가? 시멘트로 도배돼 있는 한강과 아직도 옛 한강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는 비무장지대의 한강을 비교해 본 적이 있는가? 한강은 물그릇만 컸지 결코 '물의 기운'이 풍성하지 않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어찌, 물만 많으면 물의 기운이 풍성할 것으로 생각하는지 답답할 뿐이다. 낮은 물, 자갈이 자글거리는 곳에서도 수많은 생명들이 살아가고 있다. 물의 기운, 그것은 단지 물그릇이 커진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생태학자라는 분이 이런 주장을 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어서 빨리 4대강 허구에서 빠져나오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