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머리 숙였지만, 풀리지 않은 '야당 마음'

막말 답변 정식 사과... 허태열 위원장 "엄중 경고"

등록 2010.06.21 14:07수정 2010.06.21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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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신 : 21일 오후 6시 35분]
 
이재오 위원장, 머리 숙였지만... 풀리지 않은 '야당 마음'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은 21일 국회 정무위에서 7.28 서울 은평을 재보선 출마와 관련, "아직 (권익위원장직을) 사퇴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은 21일 국회 정무위에서 7.28 서울 은평을 재보선 출마와 관련, "아직 (권익위원장직을) 사퇴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남소연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은 21일 국회 정무위에서 7.28 서울 은평을 재보선 출마와 관련, "아직 (권익위원장직을) 사퇴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 남소연

21일 오전 국회 정무위 업무보고에서 감정 섞인 막말 답변으로 야당 의원들의 업무보고 보이콧 사태를 야기한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이 머리 숙여 사과했지만 야당 의원들의 응어리진 마음을 풀진 못했다.
 
이날 오후 정무위 전체회의 국무총리실 업무보고가 끝난 뒤 허태열 정무위원장은 이 위원장을 향해 "매우 부적절한 답변 내용과 태도로 정무위 회의를 파행시킨 것에 대해 위원장으로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엄중히 경고하지 않을 수 없다"며 "금도를 넘는 감정적 대응은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인 국회와 국회의원의 직무수행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것이므로 본인이 각별히 유념하고 재발하지 않겠다는 각오와 의지를 밝혀달라"고 당부했다.
 
발언대에 선 이 위원장은 "평소에 존경하는 홍재형 의원님 질문에 대해 신중하고 사려깊게 답변 드려야함에도 감정을 앞세운 답변을 드려 결과적으로 홍재형 의원님과 정무위원님들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돼 사과를 드린다"고 말하고 머리를 꾸벅 숙였다.
 
허 위원장은 "이재오 위원장의 사과를 접수하길 기대한다"고 의원들에게 당부했지만, 야당 의원들의 화는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은 "사과는 적절하다고 생각하지만 아까 '국무위원 자리에 앉아있으니 무슨…'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으니 덜컥 겁이 났다"며 "그 발언의 진의는 무엇이냐"고 이 위원장에게 따졌다.
 
이 위원장은 "허태열 위원장님의 경고를 받아들이고 내가 사과를 했다"며 "개별 발언 내용에 대해 얘기하면 사과의 진정성이 없어지니 양해해주십시오"라고 정중하게 답변했다.
 
이 위원장의 사과에도 야당 의원들의 마음은 누그러지지 않았고 앞서 요구한 이 위원장 해임을 철회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정무위 민주당 간사인 우제창 의원은 이 위원장의 사과 직후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 위원장의 오늘 발언은 너무 지나쳤고 너무 나간 발언"이라며 "권익위 업무보고는 후임 위원장으로부터 받겠다는 방침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2신 : 21일 오후 3시 45분]
 
야당 의원들, 이재오 해임 요구... "후임 위원장에게 보고 받겠다"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은 21일 국회 정무위에서 7.28 서울 은평을 재보선 출마와 관련, "아직 (권익위원장직을) 사퇴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은 21일 국회 정무위에서 7.28 서울 은평을 재보선 출마와 관련, "아직 (권익위원장직을) 사퇴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남소연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은 21일 국회 정무위에서 7.28 서울 은평을 재보선 출마와 관련, "아직 (권익위원장직을) 사퇴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 남소연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고압적인 태도로 막말 답변을 한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해 야당 의원들이 해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야당 정무위 의원들인 홍재형·박병석·우제창·신건·이성남·박선숙·조영택(이상 민주당)·임영호(자유선진당)·유원일(창조한국당) 의원은 21일 오후 공동으로 낸 성명에서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더 이상 업무보고가 진행될 수 없다는 데에 공감한다"며 이명박 대통령에게 이 위원장의 해임을 요구했다.
 
이들 의원은 이 위원장이 홍재형 의원의 질문에 답하면서 "참 내", "되지도 않는 말을 하신다", "신문을 복사해서 보면 되지 않느냐", "질문 같은 질문을 해야지", "질문을 똑똑히 하세요", "아시겠어요"라는 말을 한 것을 언급하면서 "국회를 모독하고 경시하는 태도로, 오만방자한 모습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야당 의원들은 "독선적이고 오만한 이 정부가 6·2 지방선거에서 민심의 호된 질책을 받고 반성하겠다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반성의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라며 "국민권익위원회의 업무보고는 이재오 위원장이 아닌 후임 위원장으로부터 추후 받겠다"고 밝혔다.
 
야당 의원들이 이 위원장의 해임을 촉구하면서 업무보고를 거부함에 따라 이날 오후 정무위 전체회의는 권익위 업무보고를 생략하고 국무총리실 업무보고로 재개됐다.
 
 
[1신 : 21일 오후 2시 7분]
 
달라진 이재오 "되지도 않는 말, 질문 똑똑히 하라"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이 21일 국회에서 야당 의원들을 향해 "되지도 않는 말을 한다", "질문을 똑똑히 하라"며 언성을 높였다. 그동안의 신중했던 태도에 비하면 확 달라진 모습이다.

 

이날 오전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진행된 국민권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이 위원장은 야당 의원들로부터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가 필요하다고 해놓고 왜 실행하지 않느냐'는 취지의 질의를 거듭 받았다.

 

홍재형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0월 12일자 <서울신문>의 이 위원장 인터뷰 내용을 언급하면서 "검찰을 포함한 고위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부정부패 방지 기구 신설을 검토하겠다고 인터뷰한 일이 있다"며 "취임한 지 8~9개월이 돼 가는데 행동으로 옮긴 것이 있느냐, 딴 위원장이 얘기한 것이면 그려러니 하겠지만 이재오 위원장이 말하니 '이젠 진전이 있겠구나' 했다"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이것은 법을 고쳐야 할 사안이고, 정부에 있는 사람들이 의지를 가져도 설치를 하려면 법을 고쳐야 하는데 이것은 전적으로 국회 소관"이라며 "처음에 그런 의견을 냈을 때 야당에서 집중적으로 반대하지 않았느냐"고 받아쳤다.

 

홍 의원은 "정부에서 법을 제출하면 되지 않느냐"고 되물었고, 다시 이 위원장은 "그렇게 해서 되는 게 아니고요, 권익위는 법안 제출권이 없다, 지난번에 (공수처 설치) 얘기했다가 야당에서 '권익위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지려 한다'고 집중 포화를 퍼붓지 않았느냐, 우리가 하면 (권력 집중) 오해를 받으니 야당에서 법을 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답했다.

 

홍 의원이 다시 "야당이 뭐라고 하건 간에 권익위는 꼼짝도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반격했고, 이에 이 위원장은 "꼼짝도 못하는 게 아니라, (야당이) 되지도 않는 말을 하니까…"라고 되받았다. 여기서부터 질의·답변은 격한 말싸움이 됐다.

 

홍재형 의원 : "'되지도 않는 말'이 뭐냐."

이재오 권익위원장 : "위원장 개인의 권력을 강화한다고 난리를 쳤지 않나."

홍재형 : "누가 난리를 쳤나."

이재오 : "야당이 반대한 것 신문에 다 나온다."

홍재형 : "신문을 가져와 봐라."

이재오 : "신문을 복사해서 보면 되지 않나."

홍재형 : "법을 왜 못 만드나, 행정부에서."

이재오 : "초보적인 법을 만들어서 입법예고했다고 제대로 됐는가. 국회에서 얼마나 집중 타격했나."

(중략)

이재오 : "위원장 권력 강화한다고 그렇게 해놓고, 참 내."

홍재형 : "답변을 똑똑히 하세요."

이재오 : "질문을 똑똑히 하세요, (내가) 국무위원석에 앉아 있으니… 무슨 질문을 질문 같게 해야죠."

 

이 위원장이 국회의원에게 호통을 치는 상황이 되자 다른 야당 의원들도 흥분했다. 이에 허태열 정무위원장이 "이재오 위원장님, 답변을 그렇게 하면 안 되지 않습니까"라고 상황 정리에 나섰다.

 

그러나 이사철 한나라당 의원이 "민주당에서 법을 제출하라 이거예요"라며 이 위원장 편을 들고 나섰고, 이 위원장도 "정부에서 안을 내면 (야당에서) 무소불위 권력이라고 반대했지 않느냐, 무슨 그렇게 감정적으로 질문을 하면 됩니까"라고 다시 한 번 야당 의원들을 훈계(?)했다.

 

여야 의원 질타... 이재오 사과 "공수처에 대해 할 말 많아 순간적으로"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은 21일 국회 정무위에서 7.28 서울 은평을 재보선 출마와 관련, "아직 (권익위원장직을) 사퇴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은 21일 국회 정무위에서 7.28 서울 은평을 재보선 출마와 관련, "아직 (권익위원장직을) 사퇴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남소연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은 21일 국회 정무위에서 7.28 서울 은평을 재보선 출마와 관련, "아직 (권익위원장직을) 사퇴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 남소연

그러나 야당 의원들이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이 위원장의 답변 태도를 질타하면서 사과를 요구하고 여당 의원들도 이 위원장의 답변 태도를 지적하면서 이 위원장의 기세도 한풀 꺾였다.

 

박선숙 민주당 의원은 "국회 상임위에서 '야당 의원들이 되지도 않는 말을 한다'는 이런 말이 어떻게 있을 수 있느냐"며 "야당 의원들이 권익위가 사법권을 갖겠다는 것을 못하게 지적한 것에 대해 '되지도 않는 일'이라고 하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재오 위원장이 모든 발언에 대해 취소하고 사과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이것은 여야가 문제가 아니고 국회 모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택기 한나라당 의원도 "이 위원장 답변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고,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은 "지금 정권 실세가 국회를 협박하는 것이냐"고 질타했다.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지자 이 위원장은 "언성을 높이고 의원님들이 질의한 것에 대해 제대로 답변드리지 못한 것은 죄송하고, 사과를 드리도록 하겠다, 공수처 문제에 대해서는 저도 할 말이 많이 있지만 자리가 자리이다보니 말을 못했다"며 "'말만 해놓고 왜 하지 않느냐'는 식으로 추궁하니까 순간적으로 그랬는데 그 점에 대해 여야 의원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앞으로 답변을 신중하게 하겠다"고 머리 숙여 사과했다.

 

그러나 이 위원장 답변 태도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성토는 끊이지 않았고 회의는 시작 1시간여 만에 정회됐다.

 

"거짓말쟁이로 만들려 하니까"... 재보선 출마 생각? "아직 없다"

 

'정권 실세'라고 불리는 이 위원장은 취임 뒤 국회 업무보고 등에서 겸손하면서도 노련한 모습을 보여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정회 뒤 소회의실로 자리를 옮긴 야당 의원들은 "이 위원장이 갑자기 왜 저러냐"며 놀라는 분위기였다.

 

여야 의원들이 자리를 뜬 뒤에도 한참 동안 국무위원석에 앉아 있던 이 위원장에게 '국회 업무보고에 노련하게 잘 대처해왔는데 오늘은 왜 그랬던 것이냐'고 묻자 이 위원장은 피곤한 기색으로 "사람을 거짓말쟁이로 만들려고 하니까 그렇지"라고 짧게 답했다.

 

최근 이 위원장과 관련해 7·28 재·보궐선거 출마를 통한 국회 복귀가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이날 재·보선출마에 아직은 뜻이 서지 않았다는 듯한 답변을 내놨다.

 

이날 박선숙 민주당 의원이 "재보선 출마를 위해 (위원장직을) 사퇴하신 뒤의 후임자에 대해 청와대나 대통령에게 말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을 때 이 위원장은 "제가 사퇴할 생각도 없는데…"라며 의아한 듯 답변했다. 박 의원이 재차 "(생각이) 없느냐"고 묻자 이 위원장은 "아직 없다"고 짧게 답했다.

2010.06.21 14:07ⓒ 2010 OhmyNews
#이재오 #홍재형 #박선숙 #정무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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