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정치를 흔드는 BP사고

공화당 의원의 "미안하다 BP"

등록 2010.06.20 10:45수정 2010.06.20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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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P는 오랫동안 영국의 최대기업이었고, 매년 100억 달러의 배당금을 영국연금이나 은퇴연금에 주는 연금기금의 주수입원이다.

 

영국에 기반을 둔 영국기업이지만, 노동자 8만명 중 3만명이 미국인이고 40% 주식을 미국인이 소유한 미국기업이기도 하다.

 

미 국방부의 최대 연료 공급사이자 알라스카 최대 원유생산 회사로서 알라스카 파이프라인의 반을 소유하고 있으며, 이번 사고가 난 멕시코만에서도 최대 원유 생산회사이다. BP가 세계적으로 생산하는 원유량은 하루에 400만 배럴로서 이는 전세계 원유생산의 5%에 달하는 양이다.

 

사고 이후 BP의 시장가치는 절반으로 떨어져, 주가는 14년 만에 최저가를 기록했다.

 

11일 미 공영방송  PBS의 <뉴스 아우어>에 나온 영국 아고라 파이낸셜 금융분석가 바이런 킹은 "몇 주 전까지만 해도 BP의 자산 및 현금흐름과 대처능력으로 볼 때, 이번 사고로 BP가 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정치적 흥분상태가 BP를 망하게 할 수도 있으므로, 사람들이 진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만일 자산을 압류하고 쪼개야 한다는 정치적 해결책이 힘을 얻을 때, BP가 알라스카 파이프라인을 중국에게, 푸루드호 베이를 러시아에게 팔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미국의 에너지 경제도 망하게 된다"고 말했다.

 

킹은 BP의 일부가 주 정부가 경영하는 회사가 될 것을 걱정하고 있지만, 영국의 경제를 좌우하는 BP사를 걱정하고 영미간 경제정치적인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에 대하여 경고하고 있다.

 

이제 영국과 미국의 경제를 포함해서 세계 에너지와 경제문제로 파급될 날이 멀지 않다는 주장인 셈이다.

 

이번 주 <가디언> 등 영국의 언론은 최근 미국의 정치적인 움직임에 대해  "BP사고는 미국의 정치를 흔드는 사안"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6월 14, 15일 이틀간 네 번째로 멕시코만 현장을 방문한 데 이어, 15일 대통령 집무실에서 재난관리에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 표명을 한 오바마 대통령은 16일 백악관에서 BP사의 칼-헨릭 스완버그 회장을 만났고, 200억 달러 보상기금을 만들어 사고를 수습하도록 한 바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너무 늦은 대응이라 보는 일부 여론도 있다.

 

한편, 17일 의회청문회에서 BP사 최고경영진인 토니 헤이워드가 미 국민들에게 해야 할 미안하다는 말을 공화당 조 바튼 의원이 BP경영진에 한 것이 입방아에 올랐다.

 

기름 유출사고를 감시감독할 의무가 있는 위원회의 최고참 의원이 청문회에 BP경영진을 불러내서 책임추궁을 해야하는 것이 당연한데도 오히려 "처음부터 200억불 거액의 기금을 마련토록 해서 미안하다"니, 주객전도가 따로 없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공화당의원이 대변하는 것은 자신에게 로비를 해주는 기업임을 드러내 주는 사건이다. 기업은 사람이 아닌 이익 추구 집단이다. 이들에게 힘이 넘어갔을 때 공공의 이익이 설 자리는 좁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파이프가 파괴된 곳은 심해라서 기름유출을 막기 위해 접근도 어려운 데다 연안에서나 쓰던 다양한 누출차단 방법이나 탑킬방법도 모두 실패로 돌아가 두 달이 다 된 지금까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어마어마한 양의 기름이 바다로 쏟아져나오고 육지로 퍼져나가고 있다. 감압유정을 뚫거나 유정을 막는 수밖에 없지만, 심해라 이 작업은 수월하지 않다. 

 

자유주의자인 찰스 울포쓰는 지방정부 규제를 해결책으로 내놓고 있다. 산업안전규제나 환경규제를 담당하는 조직이 제 할 일을 제대로 했다면 막을 수 있었던 사고라는 지적에 따른 대책이다. 그러나 당장의 환경파괴를 막는 방법은 아니다.

 

이번 사건으로 심해유정 개발이 6개월 동안 정지되었다. 가솔린값이 슬그머니 오르고 있고, 석유에 의존하는 경제에서 청정에너지나 재생에너지로 이행하자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우선 석유생산의 환경기준 강화는 물론 청정 대체 에너지 개발로 기후변화를 포함한 전 지구적인 환경문제에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는 여론이 드세다.

2010.06.20 10:45ⓒ 2010 OhmyNews
#BP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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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에서 이코노미스트, 통계학자로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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