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 망부송의 나무가 두 그루인 것처럼, 또 다른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아주 먼 옛날 정씨와 임씨가 이 마을에서 고기잡이를하며 살았는데, 배를 타고 고기를 잡으러 나간 남편들이 돌아오지 않자, 마을에 남은 아낙네와 가족들은 고깃배들이 돌아오길 기다리며 마을 어귀에 있는 바위(망부석) 위에 걸터앉아 기다렸다고 한다.
그러나 갓 혼인한 정씨 부부는 남달리 금실이 좋았는데, 다른 사람들은 고깃배 타고 돌아오는데, 정씨만 오래도록 돌아오지 않아, 정씨 부인이 소나무를 심고 그 나무에 의지하여 바다를 바라보며 수년을 기다렸다고 한다. 하지만 정씨는 돌아오지 않았단다.
그러던 어느 날 푸른 구렁이(용왕)가 정씨 부인 앞에 나타나서 물길을 인도하여, 그녀의 남편 정씨와 만나게 했다는 전설이다. 그러니까 하늘이 정씨 부인의 사랑에 감동해서 그들 부부를 죽은 뒤에라도 만나게 했다는 이야기다.
그렇다. 전설은 어디까지나 전설이다…. 그러나 지아비를 생각하는 지어미의 끔찍한 사랑 이야기는, 이혼율이 급증하는 요즘 결혼 세태에 새삼 결혼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깊이 생각게한다.
마을에서 가장 칭송 받는 부부를 뽑아 당산제 지내
청사포 마을 주민들은 어부의 아내 김씨 할머니의 영혼을 위로하고, 마을의 안녕과 풍어를 기원하기 위하여 해마다 제를 지내고 있다. 이 당산나무의 당산제를 지내는 사람은, 이 마을에서 가장 칭송받는 부부로 지정한다.
그리고 아이를 낳지 못하는 여인이나 병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이 나무에서 정성을 다하여 기도를 올리면 낫는다고 한다. 어슴푸레한 새벽의 포구의 망부송 아래 어느 어부의 아내가 밝힌 촛불이 바람에 꺼질 듯 팔락거리고 있었다.
동화 같은 아름다운 전설을 품고 있는 청사포구. 이 청사포구의 일출은 글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장엄하다. 최근 새로 생긴 쌍둥이 등대 앞에서 일출 배경으로 결혼사진을 촬영하는 행복에 겨운 표정의 신혼부부를 만났다.
문득 '결혼 생활은 한배를 타는 일과 같다'는 누군가의 말이 생각났다. 부부란 일생동안 백년해로를 약속하고 흰 머리가 파뿌리 되도록 함께 살자 해도, 어느 날 갑자기 지아비를 잃어버리고, 혼자서 남은 항해를 해야 할 때도 있을 터다.
청사포 망부송이 할머니의 영혼이 높은 망루 같은 나뭇가지에 올라 아침 일찍 출항하는 어부들의 배를 수호신이 되어 지키보고 있는 듯 하다. 유난히 작은 어선은 어느새 수평선을 넘어가 보이지 않았다.
에헤 광어골 열두골은 골마다 기염이요
다리돌 바라보니 여름의 나그네라
에헤야 좋구나 좋다 에헤야 좋구나 좋아
명승의 송정이 지랑이로구나
<송정의 노래> 중-우리 민요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유적이 발굴되다
청사포는 망부송 전설 외 <비야 비야 오지마라>, <담바구 다령> 등 많은 민요와 민담이 구전으로 전해지고 있다. 청사포 바다는 난류와 한류가 만나는 지점이라 어획량이 풍부하고 청정해역이라 양질의 미역이 생산되고 있다.
청사포 앞바다에는 우리 민요 <송정의 노래>에도 나타나듯이, 유명한 '다릿돌'(바닷속에 징검다리처럼 암초가 형성되어 있다)이 있어 미역을 많이 길러내는 큰 역할을 한다. 그리고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유물이 나온 바 있다.
1990년도에 BC 1만 5천 년~1만 3천 년 가량 되는, '몸돌'과 '박편' 등 출토된 바 있어 세인의 주목을 받은 바 있었다. 이곳에서 나온 유물들은 한일문화교류와 문화전파의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아름다운 전설처럼 지명도 예쁜 청사포 마을 이름은, 1900년도까지도 청사포(靑蛇浦)라고 한자로 표기하였으나, 이 마을 주민들이 뱀'사(蛇)'자가 좋지 않다하여, 맑을'청'자와 모래'사'자를 따서, 1927년경 이 마을 청사서당(의숙: 공익을 위해 의연금으로 세워진 교육기관)의 현판을 걸 때, 청사포(靑沙浦)라고 고쳐 현재까지 불리고 있다.
저는 죽을 수도 없습니다 당신이 우실까봐 차마 죽을 수도 없습니다.
당신이 우실까봐 차마 죽어버릴 수도 없습니다. 이것이 사랑인지는
알 수 없지만 죽어버리기엔 우리 사랑의 아쉬움이 내 목숨을 붙잡습
니다. 알 수 없는 그리움이 기다림이 나를 나뭇가지에 매달아 초롱 초롱
별빛들을 매달아 놓습니다. 나뭇잎처럼 가벼운 바람에 우수수 떨어지지
않고 굳세게 살아서 당신의 염려를 받고 싶습니다. 차마 당신이 우실까봐
죽을 수도 없는 사랑이 사랑인지 알 수는 없지만, 저는 죽어서도 다시 살아
당신을 기다리며 이렇게 오래도록 바닷길 위에 맴돌며 서성입니다.
<청사포 망부송-어부의 아내>중-송유미
2010.06.29 17:47 | ⓒ 2010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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