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자락 구례에서 가정식 한옥민박을 운영하고 있는 오희수씨. 사는 집을 한옥으로 바꿔놓으니 자식은 물론 손자들까지도 좋아한다고 싱글벙글이다.
이돈삼
"자식들, 손자들 생각해서 지었어. 돈 몇 푼씩 나눠주는 것보다 이게 더 나을 것 같아서. 마침 우리 마을이 행복마을로 지정돼서 한옥을 지으면 돈도 지원해 준다고 하고…. 한옥 지어논께 모다 좋아해. 우리 부부가 편한 것은 말할 것도 없제."
전라남도 구례군 마산면 사도리 상사마을 오희수(70)씨의 얘기다. 오씨는 지난해 도비 2000만원과 군비 1000만원을 지원받고 자비 1억2000만원을 더해 한옥을 지었다. 지방비 지원은 신축한 한옥의 방 한두 칸에 민박손님을 받는다는 전제였다.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고풍스럽고 생활도 편리하게 한옥을 지은 이후 자식과 손자들이 자주 찾아왔다. 예전엔 마지못해 오고 또 오더라도 불편하다며 갈 생각만 했는데, 지금은 하루 이틀 머물다 가는 게 다반사다.
손자들도 할아버지의 한옥집이 좋다며 싱글벙글이다. 올 때마다 지리산에 오르고 섬진강에서 물놀이를 하며 집에 갈 생각을 않는다. 이런 모습에 노부부가 행복해 하는 건 당연지사.
"자식들만 좋은 게 아녀. 우리 생활도 편하제. 집이 넓어서 청소가 좀 힘들긴 해도 편허고, 또 깨끗헌께 산기 좋제. 내가 췌장암 수술을 했었는디, 내 건강도 많이 좋아졌제. 한옥이 이렇게 좋은지 예전엔 미처 몰라부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