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6일 경남신문이 보도한 경남도지사와 경남도교육감 후보에 대한 여론조사 보도. 그러나 이 조사는 완벽하게 빗나갔다.
김주완
앞서 '선거는 구도가 절반'이라고 한 것처럼 일단 구도에서는 김두관 후보가 유리한 국면이었다. 야권 단일후보라는 점이 무엇보다 큰 힘이었고, 김두관 후보는 경남에서 국회의원 세 번, 도지사 두 번을 출마해 낙선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일단 인지도가 이달곤 후보보다 높았고, 인물의 이미지 또한 좋았다. 이 덕분에 초반부터 여론조사에서 기선을 잡은 게 아주 큰 힘이었다.
그러나 그 차이가 대부분 오차범위 안이어서 선거운동과 홍보전략을 잘 구사하기만 한다면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선거였다.
이런 상황이라면 한나라당과 이달곤 후보는 더 적극적인 선거전략이 필요했다. 일단 떨어지는 인지도를 만회하기 위해선 더 많은 언론 노출과 신문광고, 인터넷 배너광고 등이 필요했고, 기자들과도 더 자주 만났어야 했다.
한나라당, 언론대책 안일했다
그러나 이달곤 후보 캠프는 이상할 정도로 언론과 접촉에 몸을 사렸다. 언론특보가 각각 신문·방송 양쪽에 한 명씩 있었지만, 그들은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 잘 찾아가지 않았다. 후보가 기자회견을 할 때나 대동하고 나타나는 정도였다는 게 기자들의 전언이다.
반면 김두관 후보 캠프 언론특보는 수시로 혼자서 프레스센터를 찾아 기자들과 차를 마시며 후보 동정을 알려주고 기자들로부터 정보를 얻어가곤 했다.
또한 김두관 후보의 경우 중요한 정책과 공약을 수시로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이달곤 후보와 한나라당은 기자들에게 별 기삿거리를 제공하지 못했다.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이 프레스센터에 찾아가서 내놓은 말이라는 게 "열심히 할테니 잘 써달라"는 정도였다. 따라서 기자회견은 잦았지만 보도되는 경우는 별로 없었다.
경남도청에 출입하는 한 기자는 "한나라당이 위기감을 느끼면서도 국회의원쯤 되는 사람들이 와서 기자회견을 하면 별 내용이 없어도 기사를 써줄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며 안일함을 비판했다.
특히 선거 중반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아새끼'와 '공군 비하' 발언, 그리고 천주산 터널에 대한 '협박성' 발언이 공개된 건 민주당측 보도자료가 결정적이었다. 발언록과 동영상까지 첨부되어 있었으므로 기자들이 굳이 진위여부를 확인할 필요도 없었다. 이 내용은 거의 대부분의 언론에 보도돼 이달곤 후보측에 타격을 줬다.
이달곤 후보와 한나라당은 막판에 이를 뒤집기 위해 민주당 장영달 전 의원이 김두관 후보 지지연설을 하면서 "이명박 대통령도 군대 가지 않았다, 국정원장도 군에 가지 않았다. 이러니 군이 약화됐다, 내가 김정일이라도 천안함 두 동가리 내겠다"고 발언했다며 시비를 삼았지만, 언론에는 거의 보도되지 않았다. 동영상이 없어 실제 그런 발언을 했는지도 확인할 수 없었고, 내용도 '아새끼'와는 비교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달곤, 인터넷 선거전략이 전혀 없었다더 결정적으로 승패를 가른 것은 인터넷 선거운동 분야였다. 이달곤 캠프에 인터넷 마인드를 가진 사람 자체가 없었던 탓인지, 홈페이지와 블로그를 개설, 운영하고는 있었지만 소통은 거의 빵점이었다. 특히 블로그는 메타블로그 활용도 전혀 하지 않았고, 트랙백이나 댓글 대화도 거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