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당선자는 '첫 통합 강남구청장'?

'강남 몰표' 패러디 기사 화제... '오세훈 강남시장' 응원 댓글도 봇물

등록 2010.06.04 20:38수정 2010.06.05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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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가 서울지역 대부분의 구에서 패배한 반면 강남 3구 등에서 몰표를 받으며 기사회생한 것을 패러디한 기사가 인터넷상에서 화제다. (인터넷 화면 캡쳐)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가 서울지역 대부분의 구에서 패배한 반면 강남 3구 등에서 몰표를 받으며 기사회생한 것을 패러디한 기사가 인터넷상에서 화제다. (인터넷 화면 캡쳐) ⓒ 최경준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가 서울지역 대부분의 구에서 패배한 반면 강남 3구 등에서 몰표를 받으며 기사회생한 것을 패러디한 기사가 인터넷상에서 화제다. (인터넷 화면 캡쳐) ⓒ 최경준

[기사 수정 : 5일 오후 2시 55분]

 

서울 강남·서초·송파를 합친 '통합 강남구청장'이 탄생했다?

 

6.2 지방선거는 끝났지만,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가 서울지역 대부분의 구에서 패배한 반면 강남 3구 등에서 몰표를 받으며 기사회생한 것을 패러디한 기사가 인터넷상에서 화제다.

 

이 패러디 기사엔 "167만 구민의 에너지 모아 통합구 발전"이라는 제목이 달렸다. 또한 부제로 "'화제의 기초단체장 - 오세훈 통합 강남구청장 당선자', 치열한 접전 끝 강남·서초·송파 통합 첫 구청장 '영예'"라고 적었다. 이 기사의 도입 부분은 다음과 같다.

 

"강남·서초·송파를 합친 통합 강남구의 초대 구청장으로 당선된 한나라당 오세훈 당선자는 '초대 통합 강남구청을 맡겨준 데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모든 역량을 바쳐 위대한 통합의 시대를 열어가라는 구민들의 준엄한 명령으로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통합 강남구는 오는 7월 1일 출범한다."

 

"강남3구가 오세훈을 살렸다"

 

이 기사는 또 "강남구청장 선거는 3개 구의 통합으로 인구 167만 명의 '광역시장급' 구청장을 처음 뽑는다는 점에서 전국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며 "통합 강남구는 수원(107만여 명)을 제치고 전국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최대 규모가 된다"고 소개했다.

 

특히 이 기사는 "오 당선자는 2006년 서울시장 선거에 한나라당 소속으로 출마, 당선됐고, 6.2지방선거에서 시장이 아닌 구청장 선거에 출마를 선언하여 화제를 불러일으켰다"며 "선거는 오 당선자 단독 입후보로 치러졌으며, 오 당선자는 구민들의 열광적인 지지 속에 초대 강남구청장에 당선됐다"고 적었다.

 

오 당선자는 "600년 전 형제마을이었던 3개 구가 다시 하나로 뭉쳐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았다. 강동구, 용산구, 중구, 영등포구, 양천구 등은 주제를 알고 끼어들지 말라"며 "통합과정에서의 갈등과 지역 이기심 심화 등 현안 악화를 위해 혼신의 노력과 열정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오세훈 당선자는 6.2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였던 서울시장 선거에서 강남 3구의 몰표 덕에 한명숙 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어렵게 승리할 수 있었다.

 

서울시장선거 개표결과에 따르면 오 당선자는 서울지역 전체 25개구 가운데 17곳에서 한명숙 후보에 졌고,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와 중구, 용산구, 양천구, 영등포구, 강동구 등 8곳에서 승리했다. 구별 선거에서는 17대 8로 패한 셈이다. 그러나 오 당선자는 우세 지역에서 큰 표 차로 한 후보를 앞섰다. 특히 강남 3구의 몰표가 서울시장 선거의 향배를 갈랐다.

 

오세훈 당선자는 2일 오후 9시 40분께(개표율 1.5%) 한명숙 후보에게 추월을 당한 뒤, 3일 오전 4시까지 단 한 번도 선두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 채 끌려갔다. 하지만 개표율이 70% 중반을 넘어서면서 양상은 급변하기 시작했다. 이날 오전 4시 15분께 오 당선자가 한 후보를 400표 이상 앞서며 1위 탈환에 성공한 것.

 

문제는 강남이었다. 초반에 강북지역을 중심으로 개표가 이뤄지면서 한 후보의 우세가 이어졌지만, 서초·강남·송파 등 강남 3구의 개표가 본격적으로 이뤄지자, 오 당선자에게 역전을 허용하고 만 것이다. 오

 

당선자는 강남 3구에서 39만7064표를 얻은 반면 한 후보는 27만134표를 얻는 데 그쳤다. 무려 12만6930표 차이가 난 것. 한 후보가 앞선 17곳 가운데 오 당선자를 가장 크게 따돌린 관악구의 표차가 3만5260표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강남 3구는 그야말로 오 당선자에게 표를 몰아준 것이다.

 

개표 마감 결과 두 후보 간 전체 표차는 2만6412표에 불과했다. "강남3구가 오세훈을 살렸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강남 3구와 중랑구를 제외한 나머지 21개 구청장 선거에서 모두 민주당에 패했다. 오 당선자에게는 승리의 요인이 됐던 강남 몰표가 오히려 '강남시장'이라는 오명으로 되돌아온 셈이다. 오 당선자도 "승리였지만 상처뿐인 승리였다. 장수들을 모두 잃어버린 대표 장수가 된 듯한 느낌"이라며 자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세훈 강남시장님의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누리꾼들은 오 당선자의 '강남 몰표'를 희화화하며 꼬집고 있다. 특히 한 누리꾼(닉네임 '붙잡고도')은 다음 아고라 '응원서명' 게시판에 "오세훈 강남시장님의 당선을 축하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고, 4일 오후 5시 현재 300여 명의 누리꾼들이 서명했다.

 

이 누리꾼은 "강남 외엔 우세지역이 거의 없었는데, 죄송하지만 서울시장 당선으로 인정해 드릴 순 없다"며 "당선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많은 지역에서 고른 지지를 받았느냐가 여론이자 민심"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강남에서 몰표를 받고 당선되신 오세훈 강남시장님은 앞으로 강남의 재개발과 강남의 부동산 정책 등 부유층을 위한 정책에 더욱 힘써주시기 바란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누리꾼 'cjsro'는 "축, 강남3구청장 그리고 강남시장~ 사무실을 강남으로 이전하세요!! 서울광장은 시민들에게 돌려주시고"라며 서명했고, 'apache'은 "힘없고 돈 없는 가난한 서민들이 아니라, 돈 많은 강남시민들의 시장님, 축하드립니다"라며 서명했다.

 

'김정규'도 "사실상 패배를 인정하고 당신과 다른 뜻을 가진 대다수 서울시민들의 뜻을 겸허히 수용하여 성공한 시장이 되시길 간곡히 당부드립니다"는 말을 남겼다.

2010.06.04 20:38ⓒ 2010 OhmyNews
#오세훈 #6·2 투표참여 #6·2 지방선거 #강남3구 #통합 강남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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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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