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춘근 교육의원 당선인지난해 전교조 시국선언과 관련해 해직된 임춘근 전 전교조 사무처장이 6.2지방선거에서 충남교육의원으로 당선했다. 3일 오후 선거사무실에서 당선 축하 전화를 받고 감사 인사를 전하며 웃고 있는 임춘근 당선인
임정훈
- 지금 기분이 어떤가?"당선되고 오늘 하루 동안 300여 통의 전화와 문자메시지 수백 개를 받고 있다. 아직 정신이 없는데 교육의원이 막중한 역할이라는 걸 새삼 실감한다.
교육의 변화를 바라는 많은 사람들의 바람을 느꼈고 감동받았다. 그분들 모두가 자신이 후보자였던 것처럼 기뻐하며 전화와 문자로 축하하는 게 낯설면서도 고맙고 기쁘다."
- 당선증 받을 때 무슨 생각했나?"당선증 수여식 분위기가 좀 딱딱했다. 그동안 고생한 것에 대한 축제 분위기가 아니라 경직된 분위기였다. 후보자의 입장과 교부하는 이의 심정이 다른가 싶기도 하고.
그 와중에 한 학부모한테서 문자메시지가 왔는데 '한 표 부탁하는 심정으로 열정적으로 사람들을 만났듯이 그런 마음으로 학부모·학생·군민들이 바라는 의정을 몸소 발로 뛰면서 실천해달라'는 내용에 감동받았다. 당연히 부담과 의무감도 있다."
- 시국선언 관련 해직교사 신분으로 당선했는데."두 번 해직 당했다. 1989년 전교조 결성 당시와 작년 시국선언으로. 선본 발대식부터 공보물과 명함에 당당히 전교조 해직과 전교조 직책을 넣었다. 이 지역은 전교조에 대해 그리 우호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진보 정당이 들어설 수 없는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이다.
초반에 상대 후보 측에서 내가 지닌 학생들과의 관계와 교사로서 열정, 지역과의 관계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전교조 빨갱이'라고 해서 상처를 많이 받았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파고들어서 직접 토론하고 설명했다. 2조2천억여 원에 이르는 충남 교육예산이 헛되지 않도록 하려면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이들이 교육의원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래야 학교와 충남 교육이 바뀐다고 설명했다.
그것이 선거 후반으로 가면서 정책 대안으로 받아들여진 것 같다. 결국 변화를 요구하는 주민들의 뜻이 교육계 변화를 요구하는 분위기를 만들었고 해직교사라는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게 했다."
"'안전한 학교' 구호, 무상급식 이길 수 없었다"- 시간이 부족하지는 않았나? "부족했다. 발로 많이 뛰었다. 변화를 요구하는 많은 주민들이 있다는 걸 알고 특히 학부모들에게 집중적으로 진취적이고 진보적인 사람이 있어야 교육과 지역이 발전한다고 설득했다. 명함만 주고 악수하고 끝난 게 아니라 일일이 교육의원의 역할과 나의 공약과 정책을 설명했다."
- 해직교사로서 당선한 것에 의미를 부여한다면?"(전교조 본부 사무처장 전임 근무로) 서울에 있다가 시국선언으로 해임당한 이후 3월에 내려와서 4월 20일경 출마를 결정했다. 굉장히 늦은 거다. 30일 남짓 선거운동을 했다. 주요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게 ▲ 우리 지역 농산물로 고교까지 무상급식 ▲ 교육비리 척결 ▲ MB특권 교육 반대 등 세 가지다. 무상급식이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선거 중반에는 명함을 건네면 주민들이 '아, 무상교육' 할 정도로 인지도가 높아졌다. 그것이 당선의 직접계기가 아닐까 싶다. 상대후보는 '행복한 학교 안전한 학교'라는 추상적 구호를 내새웠지만 '무상급식'을 이길 수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