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6일 오후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서 표현의자유수호모임 주최로 파업중인 MBC노조원, 일반 시민 등이 참여한 가운데 '광장에서 표현의 자유를 외치다' 문화제가 열렸다.
권우성
세 번째 서울광장, 광화문 광장으로 대변되는 광장문화다.
오세훈 시장은 임기 동안 광화문 광장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개방했다. 하지만 광화문 광장처럼 오세훈 행정을 제대로 보여준 것도 없다. 우선 오세훈 시장은 광화문 광장을 통해 광장의 개념을 깨버렸다.
고대 그리스 도시에는 아고라(agora)라고 하는 광장이 있었다. 이 낱말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란 뜻이다. 그런데 광화문 광장은 사람 중심이 아니라 시설물이 중심되는 광장으로 전락해 버렸다. 1년에도 몇 번씩 시설물을 교체하고, 가을에는 꽃밭이었다가 겨울에는 스노 보드 행사장으로 바뀌었다. 서울시가 얼마나 돈이 많으면 그런 시설들을 계절마다 바꾸는지 시민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런 시설들이 많다 보니, 관리비용도 천문학적으로 지출됐다. 정보공개센터가 서울시에 정보공개청구로 통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광화문 광장 한달 관리비는 2억 6천만 원 이상 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광화문 광장은 자유롭게 의사를 표현하는 곳이 아니라 관 주도 행사장으로 전락했다.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을 중심으로 서울시의 광장 운영 현황을 살펴보면, 서울광장의 경우 관제행사가 전체사용의 절반에 육박했다. 특히 2009년에는 전국민적 추모열기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추모행사 등이 불허되는 등 불허횟수가 최다를 기록했다.
참여연대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7년간 48번의 불허결정이 있었는데 2009년 한해에만 무려 21번의 행사가 불허됐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한 국민적인 추모 분위기에도 서울시는 서울광장에서 추모행사를 허락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광화문 광장은 서울시와 기업 등의 각종 홍보 행사가 열려 광장이라기보다 홍보관 역할을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광장이 아니라 관(官)장이 된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한 검증과 대안이 매우 필요해 보인다.
공약이행률 73%, 꼼꼼히 살펴보자마지막으로 오세훈 공약 이행률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다.
오세훈 시장은 자신의 공약 이행률을 2010년 1월 기준으로 73%라고 밝혔고, 향후 이행할 것까지 포함하면 100%라고 발표했다. 방송토론에서도 공약을 잘 지키는 시장이라고 여러 차례 밝힌 바가 있다. 그러면 과연 오세훈 시장의 공약이행은 제대로 이루어진 것일까?
발표 자료를 보면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것들이 많이 있다. 예를 들어 문화 분야에는 하이서울 페스티발이 세계 문화축제로 발전했다고 자평하고 있고 또한 남대문에서 경복궁까지 역사문화거리를 조성했다고 하는데, 선뜻 동의하기가 쉽지 않다.
이외에도 많은 것들이 검증받아야 한다. 서울시의회와 구청장들은 제 2기 오세훈 행정에 대해 견제와 감시를 할 책무를 지고 있다. 이 같은 견제와 감시는 오세훈 시장을 괴롭히기 위한 것이 아니라 좀 더 인간 중심의 서울로 만들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판단된다. 향후 서울시 의회와 야당의 구청장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www.opengirok.or.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전진한 기자는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사무국장입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