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6시경 방송사의 출구조사(예측조사) 결과 무소속 김두관 경상남도지사 후보가 한나라당 이달곤 후보보다 앞서는 것으로 나오자 김두관 후보 선거사무소에 모인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하고 있다.
윤성효
- 천안함 침몰 원인 발표 이후 지지율이 빠질 것이라 우려하지는 않았나.
"분단국가로서 늘 겪는 일이다. 중요한 대선이나 총선에선 안보 위기가 늘 있어 왔다. 그래서 집권 여당이 그런 것을 선거 시기에 활용하려고 했다. 천안함 침몰은 이번 지방선거 두 달 전에 일어났고, 조사 발표가 선거 시작하던 날에 있었다. 아무래도 보수진영에 영향을 주었다. 그러나 경남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어 영향이 없었다고 본다. 처음에는 지지율이 쑥 빠져 나갈 것으로 우려했지만 경남 표심에는 영향이 없었다."
- 북풍의 영향이 없었다면 원인은 무엇이라 보나?"학습 효과다. 안보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것에 대해 국민들은 학습이 되어 있었다. 천안함 사고 원인에 대해 여러 의심들이 많았다. 학습이 되어서 천안함과 지방선거에 대해 도민들은 별개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 도정을 펼치다 보면 청와대나 중앙정부와 마찰을 빚을 수도 있을 것인데. "도정을 맡으면 중앙정부와 협력할 일이 많을 것이다. 대통령과 중앙정부에 예의를 갖추고 원칙과 소신으로 대할 것이다. 협력할 부분도 있을 것이다. 야권단일후보 도지사로서 정치적으로 원칙과 소신을 갖고 일 할 것이다. 반대만 하는 도지사, 찬성만 하는 도지사는 도지사라 할 수 없다."
- 창원·마산·진해가 통합하면서 진주나 양산지역은 소외될 것으로 보인다. "적절한 비유인지는 모르지만, 울산광역시가 경남에서 분리승격하면서 광역지방정부를 구성했다. 만약 울산이 광역정부가 되지 않았다면 지금과 같은 도시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을지 의문이다. 창원·마산·진해는 울산에 비해 전체 소득은 떨어지지만 전국 기초지방정부 중에서는 크다. 도시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도의 권한을 넘겨줄 부분이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다. 진주의 서부경남은 산업 인프라가 없어 낙후 내지 소외의식을 갖고 있다. 그래서 혁신도시가 진주로 간 것이다. 진주를 중심축으로 해서 인근 지역이 동반 발전하도록 해야 한다. 창원시 통합과정에서 빚어지는 갈등은 해당 시장이 화합하도록 노력하고, 도지사는 측면에서 거들어야 할 것이다."
- 4대강정비사업을 어떻게 할 것인가?"사업이 진행 중이다. 도가 가지고 있는 인허가권이 있을 것이다. 환경전문가들과 의논해서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하겠다. 생명 파괴사업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 사업은 많은 종교지도자들도 우려하는 일이다. 대통령 면담을 통해 재고할 것을 요구하고, 도지사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할 것이다."
- 법적이나 행정적으로 4대강 사업 중단에 대해 검토한 부분은 없나?"아직은 못해 봤다. 안희정 후보 등도 반대했다. 4대강 사업 중단을 공약으로 내걸어 당선한 단체장들과 협의체를 만들어 강력히 정부에 건의할 것이다."
- 경남도정 인수위원회를 구성할 생각은 있나. "전혀 고민해 보지 못했다. 실국장들이 현안 보고를 할 것이라 본다. 취임하면 2개월 정도, 그러니까 추석 때까지 도정을 살필 것이다. 김태호 지사의 도정에 대해 진단한 뒤 승계해서 마무리 할 것은 마무리 할 것이다. 김두관 컬러의 도정은 복지다. 공약을 하지 않았더라도 더 중요한 일이 있으면 할 것이다. 연말까지 계획을 세울 것이다. 인수위 구성은 해야 한다면 하지만 아직 고민 못했다."
- 기초자치단체장은 한나라당이 많은데 갈등은 없을까?"갈등이 상당히 있을 수 있다. 관점이 다를 수는 있지만, 한나라당에서 좋은 정책을 제안하면 조정하고 정치력을 발휘해서 할 것이다. 우리는 타협문화가 잘 돼 있지 않는데, 여당을 설득할 일이 있으면 할 것이다. 무소속으로 7년간 남해군수를 할 때 한나라당 소속 군의원들이 많았다. 정책 제안이나 예산 편성에 있어 크게 부닥치지 않았다. 서로 의견을 존중했다."
"공무원노조는 행정개혁의 중요한 파트너"- 고 노무현 대통령 묘역 참배 계획은 있나. "아직 구체적인 일정을 잡지 못했다. 우선적으로 참배할 것이다. 나는 어쨌든 균형발전을 이루고, 지역주의의 벽을 극복하려고 한 노무현 대통령의 계승자라 본다. 만약에 노 대통령의 가치가 10가지라면 저는 그 중에 하나 정도는 계승하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열 번 찍어 넘어가지 않는 나무가 없다'는 말이 있다. 지역주의 극복의 단초를 열었는데, 그것도 혼자 한 게 아니라 노무현 대통령이 나무를 여덟 번 찍어놓았다면 저는 두 번 정도 찍어 넘어뜨린 것이라 본다."
- 김태호 지사의 중심 정책인 '남해안프로젝트'를 그대로 추진할 것인가?"한번은 진단해 봐야 한다. 환경에 손을 대는 영역은 안 된다. 전직 지사에 대한 예의가 아닌지 모르지만, 남해안은 워낙 환경이 좋아 환경에 손을 대서는 안될 것이다. 남해안프로젝트는 개발 중심 사업들이 많다. 그것은 점검해서 환경과 조화를 이루도록 할 것이다. 자연친화적인 개발은 승계하겠지만 환경파괴적인 부분은 재고하겠다."
- 이번 선거에서 김두관 후보를 반대한 도민들이 절반 정도였다고 볼 수 있는데. "선택을 받고 나면 330만 도민의 심부름을 하는 도지사다. 이달곤 후보가 공약했거나 이 후보를 지지했던 사람들의 생각과 여망을 받아 안아서 도정에 반영하겠다. 빠른 시일 안에 이 후보도 만나겠다. 2002년과 2006년 도지사 선거 뒤 김혁규 전 지사와 김태호 지사와 경쟁했지만 끝나고 나서 식사도 함께 했다. 그 분들이 당선된 뒤 한번도 도정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 이달곤 후보도 점잖게 할 것이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