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가 3일 새벽 서울 프레스센터에 마련된 선거캠프에서 굳은 표정으로 개표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남소연
[최종신 : 3일 오전 7시 40분] 오세훈 '재역전' 성공, 한나라당 '참패' 한나라당 6곳, 민주당 7곳, 무소속 2곳 승리... 민심, 'MB정권' 심판
6.2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인 서울시장 선거는 '각본 없는 드라마'를 연출하며 마지막까지 피말리는 접전을 펼쳤다. 결국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가 민주당 한명숙 후보를 힘겹게 제치며 '재역전'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전국 16개 광역단체장(시·도지사) 선거에서 한나라당은 6곳, 민주당은 7곳, 무소속 후보들은 2곳에서 각각 승리했다. 한나라당으로서는 수도권 '빅3' 가운데 두 곳을 사수하긴 했지만, 전체적인 성적표는 '참패'.
한나라당은 인천을 비롯해 전통적인 강세를 보였던 강원, 경남 등을 모두 민주당에 내주고, '텃밭'인 영남권의 대구, 경북, 울산, 부산 등에서만 당선자를 냈다. 무소속 후보 2곳(경남, 제주)도 사실상 야권에 속한다.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무려 12곳을 휩쓸었던데 비하면 이번 선거에선 그 절반밖에 못 건진 셈이다. 게다가 수도권 기초단체장의 경우 사실상 '전멸'을 당했다. 선거 내내 기승을 부렸던 '천안함발 북풍'이 '이명박 정권 심판'이라는 민심을 이기지 못했다는 평가다.
반면 민주당 등 야권은 이번 선거에서 광주, 전남·북을 비롯해 인천, 강원, 충남·북 등 무려 7곳의 단체장을 배출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이명박 정부 하반기 집권 전략 차질 불가피 2일 오후 6시 발표된 방송 3사의 출구조사에서 오세훈 후보가 한명숙 후보에게 불과 0.2%p차로 이기는 것으로 나오면서부터 분위기는 심상치 않았다. 개표 초반, 오 후보는 출구조사가 틀렸다는 것을 입증이라도 하듯, 한 후보를 20%p 이상 앞지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오 후보는 오후 9시 40분께(개표율 1.5%) 한명숙 후보에게 추월을 당하더니, 3일 오전 4시까지 단 한 번도 선두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 채 끌려갔다.
41.7%의 개표율을 기록할 당시, 한 후보는 47.5%(87만574표)로 1위를 달리고 있었고, 오세훈 후보는 46.8%(85만7146표)를 얻어 뒤를 쫓았다. 하지만 개표율이 70% 중반을 넘어서면서 양상은 급변하기 시작했다. 이날 오전 4시 15분께 오 후보가 한 후보를 400표 이상 앞서며 1위 탈환에 성공한 것.
문제는 강남이었다. 개표 초반 종로·용산·서대문·관악 등 강북지역을 중심으로 개표가 이뤄지면서 한 후보의 우세가 이어졌지만, 서초·강남·송파 등 강남 3구의 개표가 본격적으로 이뤄지자, 오 후보에게 역전을 허용하고 만 것이다. 이후 오 후보와 한 후보의 표 차이는 개표가 진행될수록 크게 벌어져 98%가 개표된 오전 7시 30분경에는 2만6000여 표 이상 차이가 났다.
한편 이날 새벽까지 접전을 벌이던 충남지사 선거의 경우 민주당 안희정 후보가 42.3%(36만7288표)를 얻어 자유선진당 박상돈 후보(39.95)를 누르고 최종 당선됐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이 세종시 수정 추진 논란으로 주목받은 충청권 3곳을 전부 내주고, 4대강 사업과 연계돼 있는 경남과 강원지사 선거에서도 패하면서 향후 이명박 정부 집권 하반기 전략에 큰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당장 7월 초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지도부 책임론이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
[7신 : 3일 오전 4시 30분]서울, 오세훈 역전... 충남, 안희정 접전속 선두송영길·이광재·이시종·김두관은 '당선 확실시'인천, 강원, 충북, 경남은 끝났다. 그러나 아직 서울, 충남이 남았다.
6.2 지방선거 최대 경합지역으로 꼽히던 지역 중 상당수는 당선자가 확정됐거나 확실시 되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장과 충남지사 선거는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초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순위가 뒤바뀌었다. 근소한 차이이긴 하지만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가 민주당 한명숙 후보를 역전, 1위로 올라섰다.
77%의 개표율을 기록하고 있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 후보가 47.2%(159만9374표)를 얻어 한명숙 후보(47%, 159만1993표)를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엎치락뒤치락 하면서도 개표가 진행될 수록 오 후보가 한 후보와의 표 차이를 더 벌리는 양상이다.
충남지사 선거는 개표율 79.2%에서 민주당 안희정 후보(41.74%, 28만5917표)와 자유선진당 박상돈 후보(40.27%, 27만5814표)가 경합을 펼치고 있다.
반면 접전을 벌이던 경남지사 선거는 당선자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77.2%의 개표율 속에서 친노 무소속 김두관 후보가 53.5%(62만6509표)를 얻어 46.5%(54만3900표)를 기록한 한나라당 이달곤 후보를 제치고 당선이 확실시 되고 있다.
부산-인천-대전 등 당선자 '확정'그 밖의 지역도 사실상 당선자가 확정되거나 확실시 된 상태다.
부산시장 선거는 개표율 86.8%를 기록한 가운데 한나라당 허남식 후보가 55.66%(67만2384표)를 얻어 당선이 확정됐다. 민주당의 김정길 후보는 44.33%(53만5540표)를 얻어 2위에 그쳤다. 대구시장 선거는 91.6%의 개표율을 기록한 가운데 한나라당 김범일 후보가 73.11%(58만1600표)가 당선됐다.
인천시장 선거는 투표율 69.9%에서 민주당 송영길 후보가 53.13%(39만3129표)를 얻어 43.94%(32만5136표)를 기록한 한나라당 안상수 후보를 제치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광주시장 선거는 66.3%의 개표율을 보인 가운데 민주당 강운태 후보 57.57%(20만26표)를 얻어 당선이 확정됐다.
대전시장은 자유선진당 염홍철 후보가 46.75%(23만7324표) 한나라당과 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울산시장 선거는 개표율 87.6%를 기록한 가운데 61.02%(24만4125표)를 얻은 한나라당 박맹우 후보가 당선됐다. 민주노동당 김창현 후보가 29.35%(11만7444표)를 얻으며 선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경기지사 선거는 77.8%가 개표되면서 윤곽이 가려졌다.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가 52.35%(177만616표)를 기록, 47.64%(161만1335표)를 얻은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를 따돌렸다. 그러나 강원지사 선거에서는 85.4%의 투표율 가운데 민주당 이광재 후보가 53.18%(32만4435표)를 얻어, 한나라당 이계진 후보(46.81%, 28만5615표)를 눌렀다. 충북지사 선거에서도 개표가 98.1%로 거의 마무리된 가운데 민주당 이시종 후보가 51.12%(34만2633표)를 얻어 승리를 확정 지었다.
또한 전북지사 선거는 민주당 김완주 후보, 전남지사 선거는 민주당 박준영 후보, 경북지사 선거는 한나라당 김관용 후보, 제주지사 선거는 무소속 우근민 후보가 당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