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1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민주진보 서울시 교육감 곽노현, 교육의원 후보 합동 기자회견'에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후보와 배우 권해효가 인사를 나눈 뒤 환하게 웃고 있다.
유성호
권해효씨는 서로 다른 공간에서, 다른 시간에 이른바 '개념찬' 연예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김제동씨의 잇따른 프로그램 하차를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그는 기자의 질문을 받은 뒤, "무슨 말을 해야 하나"라며 한참동안 생각에 잠겼다. 김씨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주기 추모식'의 사회를 봤다는 이유로 하차한 것 같다는 기자의 설명을 듣고 나서야 권씨는 힘겹게 말문을 열었다.
앞서 김씨의 소속사인 '다음기획' 측은 1일 보도자료를 통해 "5월 6일 첫 방송을 앞둔 지난 4월 말, 김제동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1주기 추도식에 사회를 본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Mnet의 제작진에서 '추도식 참석을 재고할 수 없겠느냐'는 요청을 해왔다"고 밝혀 '정치적 외압설'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권씨는 "기본적인 예절과 개념이 없는 사회인 것 같다"며 김씨가 외압에 의해 프로그램에서 하차해야 하는 상황에 분개했다. 이어 권씨는 "(김씨의 프로그램 하차는) 관용의 문제이고 상식의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권씨는 "어제오늘 일도 아닌데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냐"며 "제동씨는 이 일에 대해 다른 사람이 위로를 하거나 많은 이야기를 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그는 '최근에 방송출연이 뜸한 데 김씨처럼 불이익을 당하지는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럴 때일수록 더 많이 나가야 하는 데, 쉽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지난해 4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어떤 사람은 '배우로서 손해되는 부분이 있지 않겠느냐'고 하는데, 없다면 거짓말일 거다. 불특정 다수를 위해 연기하는 대중 연기자가 특정 생각과 의견을 표하는 게 득이 될까 싶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또 실이 될 것은 무엇인가. 시민으로서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분명히 밝히는 게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정권에 찍혀 수난을 당하는 것은 이들뿐이 아니다. 윤도현씨도 2년 전 KBS2 <윤도현의 러브레터>에서 하차한 뒤, 사실상 방송에서 방출되는 상황을 맞았다. CF나 정부·지자체의 공연 섭외도 모두 끊겼다. 일부 연예인들의 '위축'은 불가피했다.
하지만 윤도현씨를 비롯해 대부분은 '소셜테이너'답게 자신의 길을 '당당히' 걷고 있다. 가수 이은미씨는 2008년 10월, YTN 해직기자를 위한 촛불문화제 무대에 올라 "이런 공연 무대에 올랐다고 피해를 좀 보면 어떤가, 지금 같은 시대에는 오히려 아무 일도 당하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며 "그냥 감당하고 가겠다"고 말해 당시 큰 박수를 받았다.
"교육이 바뀌어야 정치가 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