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원주 중앙시장 차없는 거리에서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 배우 문성근씨가 이광재 민주당 강원도지사 후보의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홍현진
같은 장소에서 한 시간 간격을 두고 열린 지원 유세였지만 분위기는 전혀 달랐다.
지방선거를 불과 이틀 앞둔 31일, 강원도 원주시 중앙시장 차 없는 거리. 낮 12시에는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오후 1시에는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각각 등장했다. '쫓기는' 이계진 후보와 '쫓는' 이광재 후보에게 '뒷심'을 실어주기 위해서다. 초반 20%대까지 벌어졌던 이계진 후보와 이광재 후보의 격차는 선거 막판 점점 좁혀져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비통한 정세균 "이광재 부친 폭행, 명백한 정치테러" 오후 1시 정세균 대표는 "마음이 무겁다"는 말로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전날(30일) 이광재 후보의 부친이 선거운동을 하던 중 폭행을 당해 전치 12주의 중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이 후보와 함께 이 후보의 부친이 입원 중인 병원을 방문하고 오는 길이었다. 이 후보는 착잡한 표정으로 정 대표의 연설을 지켜봤다. 이 후보 측에 따르면 폭력을 행사한 피의자는 이 후보 부친의 신원을 확인한 뒤 뒷주머니에 있던 소주병으로 내려치려다 실패하자 거리에 내동댕이 치듯 쓰러뜨렸다고 한다.
정 대표는 "이 후보 부친에 대한 폭행 사건은 명백한 정치 테러"라고 주장했다. 그는 4년 전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테러 사건을 언급하면서 "우발적인 범행이 아니고, 계획된 정치테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대한민국 정치와 민주주의 수준이 높아졌는데도 그런 일이 일어난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폭행 사건의 배후로 한나라당을 의심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과거 강원도 선거가 늘 밋밋하게 흘러갔는데, 이광재 후보의 등장으로 한나라당에 일방적인 선거양상이 바뀌자 이를 반전시켜보고자 하는 시도"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어떤 목적으로, 누가 이런 일을 시켰는지 분명히 밝히지 않으면 당 차원에서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사법당국의 철저한 수사를 요구했다.
민주당 강원도당 선대위원장인 조일현 전 의원의 목소리는 더 격앙됐다. 조 전 의원은 "한나라당이 의도한 행동이 아니라고 해도 우리는 의도된 행동이라고 규정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이광재 후보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었고, 오늘 토론회도 무산됐다"며 "선거운동을 방해하고 토론회를 무산시키기 위한 계획을 가진 의도적인 행동"이라고 거듭 의혹을 제기했다.
부친의 폭행 사건을 당한 이광재 후보는 내내 비통한 표정이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선거운동이 끝나는 내일(1일) 밤 12시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절절하게 지지를 호소하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한나라당] 네거티브 정몽준 "아버지 고향이 강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