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4당 단일후보인 한명숙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9일 오후 광화문 광장에서 거리유세를 하자 수많은 시민들이 몰려 광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남소연
한 후보가 도착하기 전부터 광장은 '심판론'으로 달아올라 있었다.
광장변엔 "우리는 평화를 원합니다. 6월 2일 투표", "속지말자 여론조사 찍고보자 한명숙", "평화를 위해 투표를"이라고 적힌 피켓을 든 사람들이 지나가는 시민들을 향해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촛불' 대신 손에 든 색색의 풍선에도 "1번 전쟁, 2번 평화", "6월 2일 투표로 민주주의를 지킵시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참여연대 등은 광장에 모인 시민들로부터 천안함 침몰 진상 규명을 위한 정보공개청구에 필요한 서명을 받고 있었다. 최근 정부의 '민주노동당 후원금 납부 교사·교직원 대규모 징계'에 맞서 단식농성 중인 정진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과 양성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은 광장의 시민들로부터 박수로 격려받았다.
심판을 위한 전제 조건은 역시 투표였다. 무대에 오른 연사들은 한결같이 "6월 2일 투표로 권력을 이기자"고 외쳤다.
"엄마가 뿔났다, 투표할래? 등록금 더 낼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던 고경석(61·태권도장 운영)씨는 "내가 좋아서 들고 있기 때문에 한없이 계속 들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고씨는 "젊은 대학생이 많이 투표를 하면 (세상이) 많이 변할 것이라 생각한다"며 "그래서 이 문구를 보고 일부러 자청해 피켓을 들고 있다"고 말했다. 고씨는 "나보다 연세가 많은 분도 여기 많이 왔다"며 "나이가 많다고 해서 보수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5살 난 딸과 함께 광장을 찾은 김정희(39)씨는 경기도 안양에서 일부러 이곳까지 왔다고 했다. 그는 "이미 남편과 함께 선관위 공보물을 보고 교육위원까지 누구를 뽑을지 정한 상태"라며 "무상급식, 4대강 반대에 초점을 두고 후보들을 봤다"고 말했다.
선거 막판 몰아치고 있는 '북풍'에 대한 '역풍'도 싹트고 있었다. 김씨는 "여론조사에서 야당 후보들이 뒤지는 것으로 나오지만 긍정적으로 상황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요새 들어 전에 볼 수 없던 군인을 실은 트럭이 많이 오가는 것을 본다"며 "그것을 보고 '정부가 급하긴 급하구나, 너무 오버하는 구나' 생각이 들면서 한번 해볼만 하다는 자신감을 얻는다"고 덧붙였다.
전날(28일) 열린 '서울마당'에도 참여했다는 강아무개(27·대학생)씨도 "TV에서 늘 같은 얘기(천안함 침몰)만 하니깐 나의 권리를 박탈당하는 것 같다"며 "북풍, 타이밍이 최고였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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