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은 박지원과 유시민박지원 유세단장과 유시민 경기지사후보가 26일 경기도 평택의 민주당,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연합 유세장에서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김당
현실 정치와 거리를 둔 춘천 칩거로 오히려 주가가 오른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가 그들이다. 손학규는 유 후보의 경쟁상대인 김문수 지사 시절에 '구관이 명관'이라는 얘기를 들었던 경기지사 출신이다. 그러나 사실상 '전국구'인 손 대표와 달리, 지역구가 전남 목포인 박지원은 이른바 '호남색'이 강한 정치인이다.
그럼에도 그는 수도권 유세장에서 '인기 짱'인 '접전지역 전담 마크맨'이다. 천안함 사건으로 비상이 걸린 민주당의 정세균 대표가 "'리베로' 박지원을 접전지역에 긴급 투입하라"는 '특명'을 내린 상태다. 박지원의 동선을 보면 격전지가 어디인지 알 수 있을 정도다. '지원'이라는 그의 이름 탓인지 전국에서 '지원 사격' 요청이 쇄도한다. 수도권은 물론 '접적지역'인 강원도에서 전남의 땅끝까지 몸이 10개라도 모자랄 판이다.
그를 동행 인터뷰한 26일만 해도 유세일정표에는 ▲7시 김포→경남 사천(비행기), 서종식 광양시장-조보훈 순천시장 후보 ▲9시30분 여수→김포(비행기) 유시민 후보와 이수형 안산시장-김선기 평택시장-곽상욱 오산시장 후보 ▲18시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 ▲19시 '생명과 평화를 위한 서울마당' 등으로 일정이 빼곡하다. 전날인 25일에는 이광재 강원지사 후보 지원 유세를 위해 아침 8시에 출발해 철원-화천-양구까지 다녀왔다.
- 이번 6.2지방선거에서 선대위에서 맡은 역할과 임무는 무엇인가."원래는 민주당의 '초록물결 유세단' 단장으로 서울경기인천을 맡기로 했는데 유시민 단일후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으면서 주로 경기도를 마크하되 정세균 대표께서 지역을 순회하며 선대위를 개최하면 저는 강원도와 충남·북, 그리고 수도권 세 곳을 다니며 지원 유세를 하기로 돼 있다. 어제는 하루종일 강원도를 돌았고, 오늘은 아침 7시에 비행기로 진주(사천) 가서 광양, 순천 유세를 하고 올라왔다."
- 주로 '접전지역' 지원 유세를 맡은 것 같다."처음부터 그렇게 하기로 했다. 일종의 '리베로'로 취약지역에 집중 투입되는 역할이다. 그래서 당에서 저를 선대위에 포함시키지 않고, 당 대표가 못 가는 지역을 중심으로 원내대표에게 유세를 맡긴 것이다."
'국민의 정부' 냄새가 물씬 나는 초록물결 유세단- '초록물결 유세단'의 면면을 보면 '국민의 정부' 냄새가 물씬 난다(그가 단장인 초록물결 유세단의 위원장은 문희상 국회부의장이고 단원은 박상천, 김충조, 박선숙, 신낙균, 유선호, 이석현, 설훈 등이다). "그렇죠. 제가 김민석 지방선거대책위원장한테 이렇게 얘기했다.
유시민 후보로 단일화하자 언론에서 선거구도를 'MB 대 친노 대결'로 몰아간다. 그럴 경우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 큰 울분을 갖고 있지만 '친노'와 참여정부의 국정 실패에 대해 냉소적인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을 투표장에 불러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 사람들을 불러내기 위해선 'DJ를 생각나게 하는 사람들'로 유세단을 만들어 후보 옆에 세울 필요가 있다.그렇게 해서 한광옥 전 비서실장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고, 나중에 유시민 후보가 전화해 '유세장에 젊은 친구들은 나오는데 전통적 지지세력이 안 나온다'면서 제게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달라고 했다. 그래서 제가 정세균 대표가 허락하면 하겠다고 했고, 정 대표도 오케이 해서 '리베로' 역할을 맡게 된 것이다."
- 그런 생각을 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정책위원장을 하면서 3개월간 전국을 순회하며 공약개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그런데 저는 전국 어디를 가든 토론회가 끝나면 호남향우회를 만났다. 팔도강산에 호남향우회가 있는데 민주당이 구심점이 못 되고 방황하고 있더라. 그래서 그분들께 똑 까놓고 얘기했다. 호남 사람들은 민주화 투쟁에 앞장섰고, 김대중 선생의 당선을 위해 존재했고, 노무현 정권 재창출의 원동력이었다.
그런데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뒤에 김대중 대통령이 걱정하신 대로 민주주의, 민생경제, 남북관계의 3대 위기가 몰아치고 있다. 그러니 여러분이 다시 민주당에 힘을 모아줘 위기에 처한 민주주의, 민생경제, 남북관계를 살리는 데 존재 가치를 둬야 한다고 얘기했다. 그렇게 말하면 일부 호남분들이 불만도 표출했지만, 그래도 뭉쳐야 한다는 분들이 많았다."
결국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그에게 부여한 '특명'은 수도권의 전통적 지지층 및 호남표 결집과 전남에서 '무소속 진압'으로 요약된다. 거창하게 얘기하면 평화세력의 결집이지만, 정치적으로는 김대중 지지세력과 호남표를 잡으려는 '집토끼 전술'이다.
"유시민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보다 더 밉고 싫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