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천안함 침몰사건 조사결과'와 관련해 민.군 합동조사단이 발표를 하는 가운데 인양된 어뢰에 '1번'이라고 적혀 있다.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해군 지휘관들에게는 KNTDS(해군전술지휘통제시스템) 기록과 교신 내용, 천안함 침몰을 전후해 해군 장병들이 주고 받은 휴대폰 사용 기록까지 공개할 용기가 있어야 한다. 안보 상업주의에 편승해 '빨갱이' 타령만 할 시간은 없다.
한국전쟁 전 한국군 지휘부는 "전쟁이 나면 서울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점심식사는 평양에서 한다"는 공언으로 국민을 기만했다. 당시 육군 소령으로 예편한 뒤 육군본부 정참부에서 군무원으로 일한던 박정희 전 대통령이 수차례에 걸쳐 북한군의 남침을 경고하는 보고서를 제출했지만 군 수뇌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휴전 뒤 기습을 당한 패장들은 전쟁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 오히려 군대에 남아 권력을 휘둘렀다. 그 몰염치한 장군들과 오늘날 해군 수뇌부가 다른 게 뭔지 도대체 알 수 없다.
NLL(북방한계선)과 백령도 지역이 어떤 지역인가. 분쟁의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이다. 합조단의 조사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평시도 아니고 미국과의 대규모 연합작전기간 중에 북한의 잠수정에 의해 함정이 격침당한 일이다. 이게 장비탓 예산탓으로 끝날 일인가.
장비 탓 하는 대한민국 해군, 배 12척 감사한 이순신 정신 잊었나충무공 이순신 장군은 백의종군하면서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있습니다"라며 적은 전력도 다행으로 생각했다. 대한민국 해군은 같은 무게의 금보다 더 비싼 장비를 국민의 혈세로 사줬는데도 장비탓을 할 수 있는가.
필자는 국방부 '21세기 국방개혁위원회' 공군 대표로 해군과 같이 일을 해 본 경험이 있다. 지금 대한민국 해군의 전력은 한국의 국력에 비해 결코 적은 규모가 아니다. 해군사관학교를 나온 많은 장교들도 공감하고 있다.
더구나 해수부장관을 역임한 노무현 전 대통령도 독도 방어 의지를 확고히 하면서 해군의 전력 증강사업을 몇 년 앞당기는 애정을 기울였다. 필자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제주해군기지건설을 엄청나게 반대했지만, 노 대통령은 뚝심으로 추진했다. '국방개혁2020'을 통해 육·해·공군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노 대통령은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 그런데도 정권이 바뀌니 해군은 천안함 사태를 노 대통령 탓으로 돌리고 있다. 몰염치하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
해군 장교들에게 권하고 싶다. 사고 보다 작전 실패가 더 불명예라는 것을 분명히 깨닫기 바란다. 해군이 진정 충무공 이순신 장군과 해군의 아버지 손원일 제독의 후예라고 자부한다면 안보 상업주의에 빠진 정치세력들로부터 자유로워지길 바란다. 정치군인이길 거부했던 이순신 장군을 바라보라.
대한민국 해군사관학교의 교훈은 "진리를 구하자, 허위를 버리자, 희생하자" 아니던가. 지금 국민들은 해군을 믿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언론플레이나 하고, 현역 장교들이 자신들을 비판하는 국민들을 상대로 고소 고발하는 것이 과연 해군의 명예를 지키는 일일지 되묻고 싶다.
덧붙이는 글 | 김성전 기자는 예비역 공군 중령으로 국방정책연구소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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