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전교조만? 방송3사, 문제제기도 안해

민언련, 5월 22-23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브리핑

등록 2010.05.25 09:29수정 2010.05.25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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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교육과학기술부는 민주노동당에 당비 및 후원금을 낸 혐의로 기소된 전교조 소속 현직 교사 169명을 파면·해임 등 중징계하기로 했다. 전교조 교사들에 대한 100명 이상 중징계는 지난 1989년 이후 최대 규모다. 교과부는 "교사들이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하는 것은 헌법적 원칙"이라며 "일부 교사가 민노당에 당비를 납부하거나 후원회비·후원당비 등 정치자금을 불법 기부한 것은 교사로서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중대하고 심각한 위법행위"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당장 '이중잣대', '형평성을 잃은 처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자율형 사립고 입시비리'의 경우 연루자 240명 중 11명만 파면·해임 등 중징계를 받았고 나머지 관련자들은 대부분 주의·경고 등 가벼운 처벌을 받았다.

 

일선학교의 각종 비리사건에 대해서도 관계자들을 제대로 처벌하지 않고 있다. 또한 민주노동당에 '수십 만원'의 후원금을 낸 전교조 소속 교사들은 해직된 반면, 한나라당 현직 위원들에게 수백 만원씩 정치자금을 기부한 현직 교장이나 한나라당 정책위원회 자문활동을 한 뉴라이트 성향 교원노조 위원장 등은 제대로 기소조차 하지 않았다.

 

때문에 정부의 전교조 교사들에 대한 중징계가 '전교조 죽이기'이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교육감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사실상의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편 행정안전부도 같은 혐의로 기소된 공무원노조 소속 공무원 89명을 중징계 할 예정이다.

 

그러나 방송3사는 정부의 형평을 잃은 중징계 문제를 따지지 않았다. 정부 방침과 이에 반발하는 전교조 등의 입장을 단순 나열하는데 그쳤다. MBC가 형평성 문제를 '언급'하긴 했지만, 그 보도 역시 본질을 제대로 짚지는 못했다.

 

  KBS <217명 파면·해임>(황현택 기자/5.23)

  MBC <169명 파면·해임>(오해정 기자/5.23)

  SBS <200여명 파면·해임>(조성원 기자/5.23)

         <반발..혼란우려>(김경희 기자/5.23)

 

KBS <217명 파면·해임>(황현택 기자)은 민주노동당에 당비를 납부한 혐의로 기소된 273명의 공무원 중 정부가 "현직 공립학교 교사와 지방공무원 217명을 파면과 해임 등 중징계하기로 했다"며 정부 방침을 전한 뒤, "한꺼번에 백 명이 넘는 현직 교사에게 중징계가 내려진 것은 지난 89년, 전교조 창립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이어 "양 노조는 혐의가 확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대규모 중징계는 부당하다며 강경 투쟁을 선언했다"며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라고 상황을 나열하는데 그쳤다.

 

SBS <200여명 파면·해임>(조성원 기자)은 교과부와 행안부가 민주노동당에 후원금 등을 낸 것으로 기소된 전교조 소속 교사들과 공무원들을 파면 또는 해임하기로 했다며 정부 방침을 전했다.

 

<반발..혼란우려>(김경희 기자)에서는 중징계 결정이 "검찰의 기소에 따른 후속 절차를 밟는 것", "징계사유를 통보받으면 1달 안에 징계 의결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라고 정부 입장을 설명했다.

 

이어 "전교조와 전공노는 민주노동당에 가입했다는 정부의 설명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선거를 앞둔 행정공백기에 징계를 서두르는 것은 정부의 책략이라고 비난"했다고 전했다. 그리고는 "정부와 노조 모두 강경한 입장이어서 중징계 파장은 적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달 전교조 명단 공개로 파문에 휩싸인 교육현장은 학기 중에 대규모 해직사태를 맞게 돼 혼란이 더욱 커질것으로 우려된다"고 덧붙이는 데 그쳤다.

 

MBC는 <169명 파면·해임>(오해정 기자)에서 "전교조는 민노당 후원만 문제 삼는 건 명백한 정치적 탄압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는 앵커멘트로 시작하며 '형평성' 문제를 거론하긴 했지만, 이 문제를 제대로 다루지는 않았다.

 

보도는 교과부가 민주노동당에 후원금 등을 낸 것으로 기소된 전교조 소속 교사의 파면·해임 방침을 전했다. 이어 전교조는 "해당 교사들이 당에 낸 돈은 후원금일 뿐 당원으로 가입한 사실은 없으며, 타 정당 후원 교사는 조사하지 않고 민노당 후원교사만 처벌하는 건 정치탄압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고 전한 뒤, 행안부의 공무원 중징계 방침을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민언련 홈페이지(www.ccdm.or.kr)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2010.05.25 09:29ⓒ 2010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민언련 홈페이지(www.ccdm.or.kr)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전교조 #형평성 #해임 #방송 #민주노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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