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학년 과학결손보충을 하라는 안내공문입니다. 언제 어떻게 어느 수준으로 하라는 내용도 없이 여력있으면 찾아가서 보라는 것인지 제대로 안내도 안되어 있습니다. 이 내용을 알려면 사이트 들어가 자료 다운 받아서 일일이 읽어봐야 언제 하라는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신은희
영어 보충 교재, 역시 웹사이트로 그치나4학년 영어 보충 계획도 지난 3월에 나왔다. 알파벳 대소문자 쓰기를 학생들에게 가르치라고 안내하고 웹사이트 자료도 여러 곳에 올려 놓았다. 게다가 학생용 교재와 CD까지 만들어 준다고 해 역시 영어는 관리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영어도 시작이 한참 늦었고 교재 도착은 4월 말로 계획돼 있었다.
개정 영어과 교육과정에 의한 초등학교 영어과 보정자료 발간·보급 계획(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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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 간 ◦ 발간자료명 - '2008 개정 영어과 보정자료(4학년) : 초등학교 4학년 영어과 교수․학습자료' ◦ 내역 및 규격 - 교사용 지도자료(학생용 학습자료 등 포함) / 국배 - 전자저작물(3학년 교사용) / DVD 1매(웹자료) ※ 교사용 지도자료 뒷표지에 전자저작물 DVD 1매 부착 ※ 3,4학년 영어 전자저작물(학생용)을 웹서비스 자료로 제공하여 4학년 이상 학생들의 보정자료로 활용토록 할 예정
□ 영어 보정 자료 ◦ 보정자료 개발 : '10. 2~3월 ◦ 시․도교육청별 보정자료 인쇄 : '10. 4월 초순 ◦ 배포 완료 : '10. 4월 중순
□ 보정자료 홈페이지 탑재 현황('10.3.25 기탑재) o 자료명 - '2008 개정 영어과 교육과정 보정자료(4학년) : 초등학교 4학년 영어과 교수․학습자료' ※ 대용량 파일로 다음 사이트에서 내려 받기 하여 활용 <자료 탑재 위치> o 교육과학기술부 홈페이지(http://www.mest.go.kr)→교원→교수자료→영어수업자료 o 교육과학기술부 교육과정․교과서서비스(http://cutis.mest.go.kr)→교과서→자료실 o 영어교육포털 웹사이트 (www.english.go.kr) → 정보나눔터 → 기타 o http://www.gamedu.co.kr(전자저작물 웹자료 탑재 사이트) o 탑재일 : '10.3.31(수)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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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교사들은 일일이 낱장 복사해서 아이들에게 나눠줬다. 알파벳을 아는 것을 전제로 단어 읽기가 나오는데, 뒤늦게 알파벳 쓰기 보충하는 것도 어색한 풍경이다. 담당 부서는 보충교재도 내려 보냈고 학습 사이트도 만들었으니 할 일을 했다고 하겠지만, 사교육을 안 받은 아이들에겐 큰 상처를 준 셈이다. 다른 아이들은 다 아는데 자기만 모르고 있으면 아이들은 금방 주눅이 들고 특히 영어시간을 남의 일로 생각해 버리고 만다.
교사들이 더 분통터져 하는 것은 이 2007 개정교과서 영어과목이 올 한해만 쓰기로 돼 있는데 (내년부터 영어과목에 한해 검정교과서를 학교별로 골라 쓰게 된다) 처음부터 학습결손 부분을 넣어서 만들었다면 학생과 교사 모두 부담을 덜 수 있었을 것이라는 데 있다. 수업도 제대로 할 수 있고 불필요하게 인쇄비도 들지 않았을 것이다. 내년 6학년도 상황은 똑같다. 다시 이런 오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내년도 6학년 영어교과서는 제대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 교과들 외에도 국어, 사회, 음악 등 모든 교과에서 조금씩 결손되는 내용이 있어 올해 4학년 학생들은 알게 모르게 피해를 입게 된다. 게다가 이런 결손 내용을 제대로 아는 교사들도 많지 않다. 뭐가 문제가 있다는 건 아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 교과부에서 총괄해 알려주지 않고 교과별로 찢어서 공문 한 장씩 내려보내면 그만이다.
그나마 관심이 있는 학교는 학생 교재를 돈 들여서 따로 만들어주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낱장에 복사해서 쓰는 형편이다. 일제고사 준비에 문제지 사주고 시험지 등사하느라 바빠 사실 이런 교재 복사 문제는 학교에 말건네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5학년 학습결손은 더 심각해4학년의 학습 결손도 이렇게 큰데 올해 5학년이 내년 6학년에 올라가면 더 큰 피해가 있을 것으로 예상돼 이 상황을 조금이라도 아는 교사들은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 수학은 5학년에 15시간을 보충해야 하고, 과학도 여러 단원을 보충해야 한다. 영어는 시간과 내용에서 많은 차이가 있어서 특히 사교육을 받지 않은 아이들이 잘할 수 있을까 지금부터 걱정이 된다. 영어전담 교사들은 학기 초에 3학년 내용이나 5학년 내용이나 큰 차이가 나지 않으니 지금부터 아이들에게 5학년 내용이라도 확실하게 공부해야 한다고 계속 강조하고 있다.
사회의 역사 영역은 한 학기분을 못 배울 상황이다(
역사 못배우는 아이들). 교과부가 뒤늦게 보충자료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이것도 웹사이트에 올려놓거나 교사에게만 나눠주고 말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학생용 교과서를 한 번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갈갈이 찢어진 부서, 책임자 없는 초등 교과서 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 사실 아무리 교육과정이 바뀌어도 교과부가 대처만 잘하면 이런 문제는 생기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교과부에 초등교육과정과 교과서를 총괄하는 부서가 없다는 것이다.
원래 초·중등교육을 비교할 때 초등교육이 홀대받아 왔지만, MB정부 들어 교과부 부서가 3-4차례 개편되고, 담당자도 자주 바뀌었다. 그래서 초등교육과정에 대한 질문이나 의견을 이야기하려면 설명하는 데만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 다 듣고 나면 바뀐 지 얼마 안되어 잘 모르겠다고 한다. 학교가 7차교육과정에서 2007교육과정으로 바뀌는 과정이라 개발과정에 있던 사람이 이 과정을 챙겨도 전국을 관할하기가 쉽지 않은 텐데 말이다.
초등교육과정관련 교과부 담당 부서 |
인재정책실-(미래인재정책관)-글로벌인재육성과-영어 인재정책실-(미래인재정책관)-창의인재육성과-수학, 과학 학교지원국-학교자율화추진관-교육과정기획과-초등교육과정담당 학교지원국-학교자율화추진관-교과서기획과-초등교과서, 검정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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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교육과정 담당과 교과별 담당자가 따로 있고 영어, 수학, 과학은 특별관리 대상인지 부서 자체가 다르다. 초등학교는 담임이 모든 교과를 가르치는 학급담임체제이다. 4학년 교육과정이 궁금해서 물어보려면 교과별로 다 물어봐야 하니 뭐 하나 물어보려면 보통 2-3군데로 전화를 돌려야 원하는 답을 들을 수 있다. 이런 것을 총괄해서 학교에 알려달라고 하면 그럴 수가 없다고 한다. 이러니 초등교육이 제대로 돌아갈 수 있겠는가? 결국 이런 부실한 지원체계는 고스란히 학생들의 교육 질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원칙없는 교과 내용 이동, 학생 피해만 키워현재 학생들이 배우는 교육과정은 7차 교육과정, 2007개정교육과정이 뒤섞여 있다. 우리 나라 교육과정은 거의 5년마다 바뀌기 때문에 이런 문제는 언제나 부분적으로 있었다. 이번에는 10여 년만에 교육과정이 바뀌는데 개정과정에서 학년 간 교과내용 이동이 많아 여기 저기 구멍이 생기게 되었다.
수학의 경우 7차교육과정에서 초등학생 수준에 맞지 않는 내용이라고 중학교로 보냈던 것을 다시 초등학교로 가져와서 3년 내내(2008년~2010년) 보충수업을 하게 만들었다. 영어는 인수위시절부터 강조한 영어몰입교육이 결국 초등영어수업 시수확대로 이어진 결과이다. 교사들이 학생들의 수준이나 교육현장의 상황을 들어 어렵다는 의견을 냈지만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회는 일반사회, 지리, 역사가 통합된 교과인데 초등학교에서는 그동안 이런 영역을 학생 수준에 맞춰 통합해 가르쳐왔다. 2007개정교육과정은 역사과 독립 취지에 맞춰 초등학교에서도 6학년에 있던 역사 영역을 5학년으로 내려 버렸다. 이 때문에 다른 영역도 변화가 생겨 현재 5학년이 배우는 지리 영역이 3학년에게까지 내려가 아이들이 매우 어려워하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과정 개정 신중해야다른 나라는 어떨까? 다른 나라는 대부분 중앙집권적인 교육과정이 아니라 교육성취기준을 제시하거나 대략적인 내용만 제시해서 학교 자체에서 교사가 재구성해 가르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바뀌는 내용을 관련 사이트에 올려 놓아 교사가 해당 시기에 가르치면 된다. 대부분 교육과정을 바꿀 때는 오랜 현장 연구와 학생들에 대한 연구를 토대로 하기 때문에 학년 간 내용이 크게 왔다갔다 하는 일이 많지 않다. 교육과정은 교과서 뿐 아니라 교사 및 여러 정책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핀란드의 경우는 30년 계획으로 교육과정을 연차 개혁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 나라는 교육과정을 항상 일부 학자들이 주도하고, 현장의 의견을 배제한다. 2007개정교육과정도 2004년부터 연구가 시작됐지만 이 과정에서 실제 학교에서 행해지는 수업내용에 대한 질적 연구는 없었다.
교육내용 30%를 줄였다고 한 7차교육과정이 오히려 더 어렵고 양이 많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지만 이 원인이 어디에서 왔는지,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는 각 교과에 맡겨 놓았다. 교과안에서도 충분한 소통이 이뤄지지 않아 학생 수준이나 발달단계와는 관계 없이 교과내용이 오고 갔다.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지만, 이미 만들었으니 어쩔 수 없다는 핑계만 들어야 했다. 교육시민단체가 오래 전부터 교과부만이 아니라 연구단체, 교사들, 학부모들이 함께 하는 사회적 교육과정 위원회를 만들어 교육과정을 제대로 만들고 실행하자고 제안했지만 역시 교과부의 일방통행으로만 끝나 버렸다.
전국의 학생들이 다 배우는 교육과정인데도 이렇게 개발하는 사람 따로 가르치는 사람 따로니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기가 어렵다. 여기에 교과부는 교육과정을 또 바꾼다고 하니 교사들은 대체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바꿀지, 이번에는 또 얼마나 부실하게 진행될지, 학생들이 얼마나 피해를 볼지 걱정하고 있다.
올해 초등학교 4, 5학년은 국가가 만든 교육과정 때문에 뜻하지 않게 수업상 불편을 겪게 되었다. 학교마다 이런 사정을 제대로 챙기고 있는지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있다. 교과부가 정말 예산이 없는 것일까? 의지가 없는 것는 아닐까.
결국 이런 혼란 상황에서는 학부모가 우리 아이 제대로 배웠나 못 배웠나 챙겨주지 않으면 아이가 어떤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는지 모른다. 부실한 교육과정 정책에 이래 저래 학부모 부담만 커지게 생겼다.
덧붙이는 글 | 교과부는 제발 교육과정이 학교에서 잘 실현되도록 하는 일에 정성을 쏟았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기사에서는 올해 3, 4학년 교과서가 잘 만들어지고 수업이 잘 이루어지는지, 학생들에게 적합한 내용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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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떡 초등교과서, 신중한 교과개정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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