훨훨나는 저 백로, 농부와 서로 정답구나

시흥시 하중동 관곡지 풍경

등록 2010.05.19 13:36수정 2010.05.19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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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꾸라지를 낚아챈 쇠백로가 오랜시간 미꾸라지가 기절하기를 기다린다.
미꾸라지를 낚아챈 쇠백로가 오랜시간 미꾸라지가 기절하기를 기다린다.조정숙

연근, 연꽃의 땅속줄기를 캐는 작업이 한창인 경기도 시흥시 하중동 219에 위치한 관곡지. 이 곳의 상징성과 역사성을 기리기 위하여 시는, 관곡지 주변 19.3ha 논에 연꽃테마파크를 조성하여 운영하고 있다.

재배단지 주위로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를 조성하여 시민들이 즐겨 찾을 수 있도록 하였다. 연꽃은 7월 중순부터 피기 시작하여 8월 중하순경에 절정을 이루며, 9월중하순까지 감상이 가능하다. 이맘 때면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다양한 연들을 감상하며 즐긴다. 요즈음은 이 시기에 필 연꽃을 위해 연 밭을 고르기에 한창이다.


그곳에 온갖 잡새들이 다 모여 포식을 하고 있다기에 찾아갔다. 연꽃단지에 도착하자 몇몇 사람들이 연근을 캐는 작업을 하고 있다. 대화하는 말소리를 들어보니 중국에서 온 교포들이었다. 연근은 진흙 속에서 캐야하기에 보통 힘든 것이 아니다. 깊게 박혀있는 연근을 캐기 위해서는 땅속 깊숙이 파헤쳐야 한다.

그 속에서 살고 있던 미꾸라지 등이 밖으로 나오게 되고 물웅덩이가 생기는데 그 곳에 있는 미꾸라지나 곤충, 개구리 등을 먹기 위해 온갖 새들이 이곳으로 다 모여든다. 이미 작업을 마친 후 물을 받아둔 곳이 있는데, 백로, 왜가리, 쇠백로, 황로, 쇠기러기, 물총새, 논병아리 등 각종 물새들이 유유자작 부지런히 뭔가를 찾아 입질을 하고 있다.

 황로가 먹이를 찾기 위해 아름다운 날갯짓을 하며 착지하고 있다.
황로가 먹이를 찾기 위해 아름다운 날갯짓을 하며 착지하고 있다.조정숙

 황로가 차소리에 놀라 고개를 세우고 경계하고 있다.
황로가 차소리에 놀라 고개를 세우고 경계하고 있다.조정숙

 황로가 지나가는 차소리에 놀라 황급히 날아오른다.
황로가 지나가는 차소리에 놀라 황급히 날아오른다.조정숙

 황로가 하늘 높이 비상하여 먼 곳으로 날아갔다. 멋진 녀석이다.
황로가 하늘 높이 비상하여 먼 곳으로 날아갔다. 멋진 녀석이다.조정숙

처음 보는 새, 황새는 쉽게 볼 수 있는 새가 아니다. 참 예쁘게 생겨 그 녀석을 카메라에 담기위해 근처 한적한 곳에 자리를 펴고 기다리기로 했다. 몸길이가 50.5cm 정도이고 한국에서 볼 수 있는 다른 백로보다 작고 통통하다. 황새목 왜가리과로 한반도에 5월 중순 전후에 나타나는 여름새이다. 강가나 저수지 등의 습지에서 생활하며 곤충이나 개구리, 어류 등을 주로 잡아먹는다.

새들은 그야말로 새가슴이라고 하듯 경계심이 심하기에 오랜 시간을 그 자리에 꼼짝 하지 않고 기다려야 한다. 며칠째 연뿌리를 캐는 사람들과는 이미 친근해졌는지 아랑곳하지 않고 먹이를 찾아먹지만 낯선 사람들이 지나가면 이내 날아가 버린다.

 물 속을 노려보던 백로가 먹이를 순식간에 낚아챈다.
물 속을 노려보던 백로가 먹이를 순식간에 낚아챈다.조정숙

 백로가 미꾸라지 사냥을 하고 있다.
백로가 미꾸라지 사냥을 하고 있다.조정숙

정조준을 하고 노려보고 있던 백로 녀석이 힘차게 물 속에 부리를 집어넣자 이내 물고기가 걸려든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살이 통통 오른 누르스름한 미꾸라지다. 백로가 먹이를 잡자 덩치가 조금 큰 또 다른 백로가 날아와 먹이를 빼앗으려 다가온다. 뺏길새라 먹이를 물고 논두렁으로 날아간다.


노력하지 않고 불로소득을 취하려는 녀석도 있다. 아름다운 모습 뒤에 숨어 있는 또 다른 모습이다. 우리사회에 만연해 있는 권력을 이용해 이득을 취하려는 인간들과 비슷한 녀석들도 존재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불현듯 이런 고시조가 생각난다.

까마귀 검다하고 백로야 웃지마라.
겉이 검은들 속조차 검을 쏘냐.
겉 희고 속 검은 이는 너뿐인가 하노라.


 논을 갈고 있는 트랙터 나란히 날고 있는 백로가 정겹다.
논을 갈고 있는 트랙터 나란히 날고 있는 백로가 정겹다.조정숙

 백로,왜가리,황로가 모여 있는 사이로 자전거를 탄 한무리의 부대가 지나간다.
백로,왜가리,황로가 모여 있는 사이로 자전거를 탄 한무리의 부대가 지나간다.조정숙

 연근을 캐는 작업을 하고 있는 재중교포
연근을 캐는 작업을 하고 있는 재중교포조정숙

근처 논에는 벼를 심기위해 논갈이를 하는 사람이 트랙터를 몰고 지나가는데 힘겨워 보이는 농부를 따라 백로가 동무되어 함께 날아가는 모습이 정겹다. 벌써 녀석과 농부는 친구가 되었나보다. 자전거를 탄 사람들이 한 무리 지나가자 새들도 덩달아 줄지어 따라간다.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농로를 따라 요란스럽게 자동차를 몰고 지나가자 새들이 푸드덕 거리며 날아오른다. 조심스럽게 지나가면 좋으련만 한국의 아웃토반이라고 착각하는지 원….

덧붙이는 글 | 찾아 가는 길: 새문안길 → 경인로 → 서부간선도로 → 서해안고속도로 → 목감IC → 목감우회로 → 나분들교차로 → 관곡지


덧붙이는 글 찾아 가는 길: 새문안길 → 경인로 → 서부간선도로 → 서해안고속도로 → 목감IC → 목감우회로 → 나분들교차로 → 관곡지
#백로 #황로 #관곡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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