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신도시에 들어선 상가들은 비어 있는 곳이 입점한 곳보다 더 많았다. 사진은 더샾퍼스트월드 상가 G동 2층의 모습으로, 30개 점포 중 입점한 곳은 한 군데도 없다.
선대식
다국적기업 지역본부가 밀집한 국제 비즈니스 도시, 해외관광객 400만 명에 이르는 동북아 3대 관광도시, 아시아 인재들이 글로벌 교육을 받고자 모여드는 글로벌 교육 특구.송도신도시를 중심으로 한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청사진이다. 그것도 불과 4년 뒤인 2014년이면 가능하단다. 하지만 이를 그대로 믿는 이들은 많지 않다. 성공적이었다는 1단계 사업부터 비즈니스 특구를 지향하기는커녕 아파트만 지어댔기 때문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인천경제청)에 따르면, 송도신도시 개발사업 시행자인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 미국 부동산개발회사인 게일사와 포스코건설의 합작회사)는 당초 21억3500만 달러의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까지 1.6%인 3350만 달러를 유치하는 데 그쳤다.
또한 지난 2009년 8월 개발계획이 변경되면서 송도신도시의 국제업무단지 규모는 38% 줄어드는 대신, 주상복합용지는 24% 늘었다. 김헌동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국책사업감시단장은 "국제업무단지를 만든다며 황금갯벌을 파괴해놓고 실제로는 고분양가 아파트를 지어 부동산 개발사업자만 막대한 이득을 챙겼다"고 지적했다.
NSIC가 2005~2009년 분양한 아파트와 오피스텔 8개 단지 6685세대의 분양수익을 경실련이 추정한 결과, 1조9920억 원에 달했다. 분양원가가 평균 586만 원(3.3㎡당)인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평균 1283만 원(3.3㎡당)에 분양해, 소비자에게 바가지를 씌웠다는 것이다.
현재 송도신도시의 많은 아파트들은 이런 고분양가 탓에 집값이 분양가보다 떨어지는 '마이너스 프리미엄' 현상을 보이고 있다. '포스코 더샾하버뷰' 아파트 입주자들은 분양가가 너무 비싸다며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상가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송도신도시 한가운데 위치한 '더샾퍼스트월드' 상가의 경우, 2005년 8월 분양당시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현재 300여 개의 상가 입점률은 50% 수준이다. 그것도 대부분 1층에 자리 잡은 부동산 공인중개사무소였다. G동 상가 2층 30여 개 점포 중 입점한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었다.
인근의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는 "분양가가 3.3㎡당 2500만 원으로 비쌌지만, 프리미엄(웃돈)을 기대하고 많은 투자자들이 몰렸다"며 "하지만 지금은 싸게 내놓아도 팔리지 않아 중도금과 잔금을 내지 못한 사람이 전체 분양자의 절반이고, 위약금을 물고라도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사람이 전체의 1/3"이라고 전했다.
황금갯벌 파괴되고 인천시민 고통받고... 누구를 위한 개발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