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자가 없는 세상도서출판 한티재에서 출판하고 '물레책방'이 엮은 권정생 선생님 3주기 추모문집 '애국자가 없는 세상'
박종하
지난 14일 금요일 단촐한 출판기념 행사가 있었다.
권정생<애국자가 없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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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그 어느 나라에도 애국 애족자가 없다면 세상은 평화로울 것이다
젊은이들은 나라를 위해 동족을 위해 총을 메고 전쟁터로 가지 않을 테고 대포도 안 만들 테고 탱크도 안 만들 테고 핵무기도 안 만들 테고
국방의 의무란 것도 군대훈련소 같은 데도 없을 테고 그래서 어머니들은 자식을 전생으로 잃지 않아도 될 테고 젊은이들은 꽃을 사랑하고 연인을 사랑하고 자연을 사랑하고 무지개를 사랑하고
이 세상 모든 젊은이들이 결코 애국자가 안 되면 더 많은 것을 아끼고 사랑하며 살 것이고
세상은 아름답고 따사로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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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제목과 같은 권정생 선생님의 시로 시작된다.
서문에서 책임편집자 변홍철 물레책방 인문학연구실장은 권정생 선생님 추모 3주기를 맞이한 책 출판 의미를 다음과 같이 이야기 했다.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이번 천안함 침몰 사고와 같은 불행한 일이 더 이상 없도록 하려면 권정생 선생님의 이 시에 담긴 깊은 진리를 우리 모두가 이해하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애국자가 없는 세상'은 우리가 그리는 '고르게 가난한 사회'에 대한 전망과 마찬가지로 결코 허황된 이상주의자의 꿈이나 그저 '재치있는 역설'의 말꾸밈이 아니라, 풀뿌리 민중의 생존과 평화를 보장하는 '진정한 현실주의'의 길이라는 점을 여기에서 굳이 강조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우리 사회를 뒤덮고 있는 절망의 어둠이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그리고 풀뿌리 민중의 처지가 팍팍해지면 팍팍해질수록 오히려 선생님의 가르침은 천천히, 그러나 더욱 분명하고 설득력 있는 빛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우리는 감히 믿습니다."
'우리 현대사의 가장 가난한 정신'이란 글을 쓴 밀양 밀성고 이계삼 선생의 '한티재하늘'이야기로 본 행사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