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용친일 매국의 상징, 이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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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8월 22일은 경술국치 100년이다. 100년 전 그 날, 을사오적 중 하나인 이완용은 어전회의를 주도하며 한일 강제병합을 밀어붙였다.
나라 팔아먹은 매국노, 20세기 대한민국 비극의 원흉 이완용. 그렇기에 한국사 최고의 간신을 들라면 이완용을 주저 없이 꼽을 수 있겠다.
<난세에 간신 춤춘다:한국사 간신열전>에서 조명한 이완용은 처음부터 철두철미한 친일파였던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는 관계에 진출한 후 5년간 친청파, 3년간 친미파, 14년간 친러파였으며 친일파로는 1904년부터 죽을 때까지 21년 정도 활동했다고 한다.
이렇게 많은 변신을 한 그가 친일파의 대명사로 기억되는 것은 을사조약 이후였다. 을사조약 당시 매국에 앞장선다는 비난이 두려워 눈치만 보던 외부대신 박제순을 대신하여 이완용이 '조약을 수용하되 내정간섭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함으로써 총대를 맨 것이다.
고종은 이렇게 비겁하게 남들 뒤에 숨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또렷하게 밝히는 이완용을 신임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는 일본 측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토 히로부미는 이완용이 냉정하고 똑똑하며 대세에 순응하는 인물임을 간파했다.
이후 이완용은 독립을 바라는 고종과 식민지화를 바라는 일본 사이의 불화를 무마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그리고 대부분의 상황은 일본에 유리한 쪽으로 정리됐다. 이완용은 항상 '대세'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 대세에서 자신이 최대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계산했다.
정치적 거래에 능숙했던 이완용이었지만 그러나 근본적인 명분에서 간신일 수밖에 없었다. 그는 비록 생전에는 패배하지 않았어도 역사적으로 패배자였던 것이다.
멍한 리더 앞에 간신 춤춘다암울한 정치, 혼란의 사회, 고난의 민중. 그 속에는 반드시 어리석은 권력자와 간신들이 있었다. 또한 망한 조직에 멍한 리더가 있고, 멍한 리더를 부추기는 입 속의 혀와 같은 간신이 있다.
멍한 권력자 뒤에는 반드시 간신이 있기 마련이다. 멍한 리더 밑에는 기생처럼 들러붙어 리더의 눈과 귀를 막아 결국 조직을, 기업을, 나라를 망치는 간신들이 있다. <난세에 간신 춤춘다:한국사 간신열전>의 저자들은 말한다.
오늘날에도 대통령이나 CEO가 다양한 목소리를 듣기 싫어하고 측근 위주로 일을 해나갈 때 폐단이 빚어질 수 있다. 마찬가지로 대통령이나 CEO가 인(人)의 장막에 둘러싸여 통제력을 상실할 때 국가 또는 조직이 흔들리게 된다.
그렇다면 한 사회가 잘 돌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여러 가지 답이 있겠지만 나라든 기업이든 조직이든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 흥망성쇠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그 자신의 재능과 자질만으로 최고의 리더가 될 수 없다. 유능한 브레인들의 충성이 있어야 톱 리더로 설 수 있다.
그리고 누가 '충인'인지 '간인'인지 분별해 사람쓰는 일에 신중한 리더라야 진정한 톱 리더라 할 수 있다. 역사 속 간신들을 반면교사 삼아 우리 역시도 오늘 우리 사회, 우리 조직, 우리 주변의 간신을 경계하고 또 경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