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동북진흥계획
고정미
이는 여러 곳에서 나타난다. 김 위원장은 후 주석과의 회담에서 "압록강대교(신의주-단둥간) 신건설 공사는 앞으로 조중 우호협력의 새로운 상징이 될 것"이라며 "윈윈 원칙에 따라 북한은 중국 기업이 북한에 와서 투자하고, 중조의 실질적인 협력의 빈도와 수준을 적극 높이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중국의 투자를 요청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압록강 대교'건설이 '다리 건설을 통한 물류확대'수준을 넘어설 수 있음을 보여준다.
김 위원장의 이 발언은 후 주석의 '5가지 건의'중 세 번째인 '경협 심화'에 대한 답변으로 보인다.
김정일 "북한에 투자하라"... 원자바오 "중국의 개혁개방 경험 소개하겠다"중국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원자바오 총리의 발언도 주목할 만하다. 그는 김 위원장에게 "중국은 앞으로 과거와 마찬가지로 북한의 경제발전과 민생개선을 지지할 것이며 북한에 대해 중국의 개혁개방의 경험을 소개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북한의 개혁개방을 촉구한 것이다.
그러면서 "중북 무역협력의 잠재력은 매우 크며 쌍방이 공동 노력과 협력을 통해 적극적으로 합작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변경지역의 기초시설 건설을 가속화해 새로운 합작 영역과 합작 방식을 찾아 양국 인민의 생활을 더욱 풍부하게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합작 프로젝트', '변경지역의 기초시설 건설'의 핵심 사업은, 압록강변에서는 '신압록강 대교' 건설, 두만강쪽에서는 창지투(창춘,지린,투먼) 개발사업'과 연결되는 나진항·청진항 개발, 나진-훈춘간 고속도로 건설 등이다. 이번 방중을 계기로 압록강의 황금평·위화도·비단섬 개발사업이 힘을 받게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원 총리는 지난 2003년에 동북3성 개발주장을 이끌었고, 현재 이를 위한 영도소조 조장을 맡아 직접 관장하고 있다.
그런데 북한 매체들은 원 총리의 이 발언을 "(원 총리가) 현재 중국의 경제발전 정형에 대해서 소개해드렸다"고만 전했다. 또 후진타오 주석의 5개항 건의도 싣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2000년에 중국의 개혁개방을 인정하면서도 '조선식 사회주의'를 강조했던 것처럼, 개혁개방 흐름이나 중국에 예속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보인다.
양측의 경협이 '심화확대'될 것이라는 징후는 김 위원장의 방중과 동시에 나타났었다. 중국이 북한을 포함해 위안화 무역 결제 지역을 대폭 확대한 것이다. 중국은 지난해 5월 북한의 제2차 핵실험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제재를 결정하자, 북한과 이뤄지는 변경무역에 대한 위안화 결제를 중단시켰다.
그런데 공교롭게 김 위원장이 중국에 들어간 지난 3일, 중국은 이를 철회했다. 북한이 무역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동북3성과의 거래에서 구하기 쉽지 않은 달러 대신 위안화를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조치가 '김정일 방중'에 대한 선물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북-중 관계, 유착수준 넘어 국경선 자체가 의미 없어질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