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저지를 위한 천주교연대' 소속 신부들이 29일 오후 서울 명동성당 들머리 계단에서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며 침묵 기도를 하고 있다.
유성호
10일 열리는 미사는 4대강 사업 반대를 위한 생명평화미사의 상반기 결산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지난해 말 출범한 천주교연대는 지난 2월부터 낙동강, 영산강, 금강 등 권역별로 매월 1회씩 전국 단위 대규모 미사를 진행해왔다.
매월 전국에서 모인 천주교 단체와 신자들이 한 곳에 모여 생명평화미사를 봉헌하고, 4대강 저지를 위한 문화 공연과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전시회 및 강연회 등을 연 것.
맹주형 천주교연대 집행위원은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이번 미사는 4대강 사업 반대를 위해 전국에서 진행된 상반기 생명평화미사를 마무리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천주교연대는 상반기 마지막 일정인 한강 권역에 대한 생명평화미사를 한강이 아닌 명동성당으로 결정하면서도 성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했다. 90년대 이후 교회의 사회참여에 대한 찬반 논란이 제기되자, 명동성당은 본당에서 시국미사를 여는 것을 불허해왔다.
하지만 본당 안에서 4대강 반대를 위한 미사를 여는 것에 부정적 입장이었던 명동성당은 미사 허가를 요청하는 천주교연대의 공문을 받은 뒤, 행사를 반대하지 않기로 했다. 천주교 주교회의가 이미 4대강 사업 반대 입장을 공식 표명한 점과 최근 천주교 서울대교구측이 천주교연대의 '4대강 저지 미사용' 천막을 강제 철거하면서 제기된 비난 여론 등이 감안됐다는 후문이다.
맹주형 집행위원은 "한강도 좋지만, 명동성당이 가지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명동성당에서 할 계획이었는데, 허락이 될 지는 미지수였다"며 "정 안되면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하려고 했는데, 어떻게 교구장으로부터 허락이 떨어졌다"고 반가워했다.
그는 이어 "1987년 6월 항쟁 이후 명동성당 본당 안에서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시국미사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천주교연대측은 명동성당 본당이 1500석이라는 점을 감안, 1만여명의 참석자들을 수용하기 위해 본당 이외에 코스트홀과 성당 앞마당에 전광판을 세워 생중계로 미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천주교연대측은 또 미사가 끝난 뒤 열리는 기자회견에서 사제와 수도자 등 5000여명이 참여하는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전국 사제·수도자 2차 선언'을 발표한다. 천주교연대는 사제선언을 독려하는 글에서 "주교단의 4대강 사업에 대한 깊은 우려의 표명은 4대강의 죽음을 걱정하며 우리 사회의 생명과 생태, 환경의 가치가 되살아나기를 염원하는 모든 이들에게 한 줄기 빛이 됐다"며 "수천, 수백년을 유유히 흘러온 생명의 강과 그 강을 따라 살아가는 사람들의 애원과 죽어가는 생명의 절규에 귀를 기울이자"고 호소했다.
이들은 또 정부측에 4대강 사업에 대한 공개 TV토론을 제안하고, 선관위가 4대강 저지 서명 운동 등을 선거법 위반으로 규정한 것에 대해 "4대강 사업 자체가 선거법 위반이기 때문에 선거 기간 만이라도 공사를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맹주형 집행위원은 "10일 미사 이후에는 명동성당 들머리 미사는 접고, 팔당 지역 등에 4대강 반대 운동을 탄압하기 위한 공권력 투입 등이 예정돼 있어, 공사 현장을 중심으로 활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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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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