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류 신도비이 신도비는 1960년대에 새로 제작한 것이라 그런지 아버지 김여물 신도비에 비해 예술미가 조금 떨어지는 맛이 있다.
김석기
그 뒤로 난 산책로를 따라 조금 오르면 순천 김씨의 묘역이 나온다. 주변 사람들이 점심을 먹고 가벼운 맘으로 산책을 나서곤 하는 그곳에서 김여물과 김류가 영면을 취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람은 죽어 이름을 남긴다는데 이 두 부자에겐 이미 충분하지 않은가 싶다.
광덕산 자락을 오른쪽에 놓고 안산 면허시험장 쪽으로 살살 발걸음을 옮겼다. 안산 면허시험장을 지나 사세충렬문에서 약 1.5km, 20분쯤 걸어가면 영동고속도로 밑으로 아랫버들이란 곳으로 들어서는 길이 보인다. 길의 입구에는 수도권 외곽에서 늘 볼 수 있듯이 소규모 공장들이 자리하고 있다. 몇 개의 공장을 지나자마자 흙길이 나오기 시작한다. 영동고속도로를 빠르게 지나는 차 소리가 조금 귀에 거슬리긴 하지만 발에 느껴지는 흙의 보드라운 감촉이 그걸 무마시킨다.
이 골짜기의 이름은 아랫버들, 그 이름처럼 작은 시내가 흐르고 논이 발달해 있다. 공장이 자리하고 있던 그곳도 예전에는 모두 논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곳의 작은 시내 주변에는 물기를 좋아하는 버드나무가 아름답게 펼쳐져 있지 않았을까 상상해본다.
10여 분을 걷다보면 저 멀리 길의 끝에 면허양어장이 보인다. 조금만 신경을 써서 왼쪽을 보며 가면 산길로 들어서는 입구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