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당봉 가는 길에 금샘, 제 2의 금샘 있다
김찬순
금샘이 있는 금정산의 최고봉, '고당봉'에도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평생을 불심으로 살다 죽은 한 보살의 이야기이다.
신라 때 의상대사가 창건한 범어사는 목조건물이라 잦은 화재에 시달렸다고 한다. 그런데 왜적이 쳐들어와서 범어사 건축물들을 잿더미로 만들었다는 소식을 들은 보살은 "내가 죽기 전에 우람했던 범어사가 다시 제모습을 찾을 수만 있다면..."하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시주를 받아 범어사 중건을 위해 힘을 기울였다고 한다.
이후 보살은 범어사 스님에게 "내가 죽으면 화장을 하고 저 높은 봉우리 아래에 고모제(姑母祭)를 지내 주면 금정산의 수호신으로 변해 범어사를 도우겠습니다"라고 유언했다. 이 보살의 유언에 따라 고당제를 지냈는데, 사당이 고당봉의 전경을 망치고 무녀들이 많이 드나들어 촛불로 인한 화재위험이 있다고 하여 헐었는데, 그후 공교롭게 범어사에 흉한 일이 생겨 다시 사당을 지었다고 한다. 고당봉 사당 설화는 '범어사 서기궤유전'의 '산령축'에 기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