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보낸 문자메시지기숙사 밥이 맛이 없어 밑반찬을 보내달라는 작은 딸
피앙새
딸의 문자를 받고 기숙사에서 밥을 먹을 때 함께 먹을 수 있는 밑반찬이라도 해서 보내야겠다는 생각에 김, 장조림, 멸치볶음, 콩장, 계란말이 등을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딸의 얘기를 들어보니 기숙사에 있는 친구들이 모두 집에서 보내준 반찬으로 밥을 먹는다는 것이 아니겠어요?
기숙사 밥 값이 워낙 싸기 때문에(1끼 3000원) 그 가격으로 요즘 아이들 입맛을 맞추기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딸은 제가 해준 밑반찬을 들고 기숙사로 갔지만 밥 먹을 때나,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마다 딸이 걸렸습니다.
그래서 지난 주말에 밑반찬 재료를 사다가 만들어서 26일 아침 일찍 당일 택배로 보냈습니다. 딸이 서울에 오면 밑반찬을 가져갈 수 있는데, 신입생이라 모임도 많고 리포트 등 해야할 일도 많아 주말마다 서울에 오기기 쉽지 않아서 입니다.
딸은 제가 보낸 밑반찬을 저녁 무렵에 받고 문자를 보냈습니다. 그 문자에는 엄마의 정성에 고마워하고 철이 부쩍 든 딸의 마음이 가득 들어있었습니다. 그렇게 반찬 투정을 하더니 엄마가 해준 반찬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니요. 퇴근 길 지하철에서 문자를 보는데, 갑자기 울컥했습니다. 딸은 이제야 엄마가 해준 반찬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는 것을 깨달았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