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진표 후보와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
남소연
김 후보는 참여당이 최근 조성한 '유시민 펀드'를 지목, "단일화를 촉진하는 펀드가 돼야지 단일화를 깨는 펀드가 돼선 안된다"고 비난했다. 40억 원 가량을 모은 것으로 알려진 유시민 펀드는 유시민 후보의 본선 완주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를 의식한 것이다.
그는 또 유 후보가 서울시장 출마에서 경기도지사 출마로 선회한 점, 후보 단일화 방식을 시민사회에 위임했다가 문제를 제기한 점 등을 거론하며 "막판에 말 바꾸기를 하니 협상이 깨지고 다시 복원시키기 어렵게 됐다"고 유 후보를 몰아붙였다.
김 후보는 이어, "민주당이 새로운 양보안을 만들어야 할텐데 상대방의 말을 믿을 수 있냐는 말이 또 나오게 된다"며 "유 후보가 (경선일로 잡았던) 5월 2일 이후 선거인단을 통한 경선이 불가능한 점을 고려해 전략적인 지연전술을 편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고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다만, 그는 유 후보와 참여당의 사과를 전제로 해, 후보 단일화 방식을 다시 조정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협상이란 것이 후보 개인의 협상이 아니고 기초·광역의원 등 500여 명의 당 후보들, 당의 입장이 있다"면서 협상 복원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유 후보는 이에 대해 "저는 민주당에 상식의 준수를 요구했던 것인데 그를 지금이라도 받아들인다면 백번이라도 사과하겠다"며 맞받아쳤다.
또 "단일화 협상 결렬 이후 협상 재개를 요구하는 것이 결렬 책임을 면피하고자 하는 정치적 액션이 있다"는 사회자의 지적에 대해선 "정치인이 비판 받을 부분도 많지만 난 그렇게 엉터리가 아니다, 역사적 대의를 전혀 생각하지 않는 괴물이 아니다"며 자신의 진정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여론조사 문항 설계 변경 ▲선거인단 구성비율 변경 등을 골자로 한 참여당의 경기도지사 경선룰 수정안이 "2002년 대선 당시 경선 규칙, 노무현-정몽준 후보단일화 당시 여론조사 문항 설계 등 민주당이 과거에 성공했던 전례"라며 "본선에서 야권이 져도 상관없다면 경쟁력도 크게 차이날 수 없는 문항으로 여론조사하자는 안을 받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표 방지 심리 작용하면 내가 이겨" - "20·30대 투표장 달려가게 할 사람은 나" 하지만 두 후보 모두 야권 단일 후보는 자신이라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최근 여론조사의 결과가 상이하게 다름에도 이들은 "여론조사는 흐름을 지켜봐야 한다"며 자신의 유리함을 강조했다.
김 후보는 26일 <조선일보>에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결과, 자신이 유 후보에 비해 야권단일후보로서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보도된 것에 대해 "샘플 수가 500명 정도밖에 되지 않고 가정전화로 하는 등 신뢰성이 떨어진다"며 "지금 현재의 1대 4 구도론 김문수 도지사가 여론조사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선거가 임박할수록 사표 방지 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에 유권자들의 표심이 당선 가능 후보로 좁혀갈 것"이라고 낙관했다.
유 후보도 야권단일후보 적합도를 묻는 <경향신문>과 <뉴시스>여론조사 결과, 자신이 김 후보에 비해 낮게 평가된 것에 대해 "김 후보가 말한 것처럼 여론조사는 흐름은 봐야 한다"면서도 "모든 여론조사에서 20~30대 연령층에서 자신이 김 후보보다 우세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김진표 후보는 저보다 중장년층 여론조사에서 낫지만 정작 김문수 도지사에겐 진다"며 "모든 여론조사에서 일관되게 20~30대 지지도가 높은 제가 단일후보가 되어야 젊은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나오게 할 수 있다, 이들의 폭발적인 참여를 이끌어야 기초·광역의원, 기초단체장 선거에 출마한 다른 정당 후보도 당선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단일화 프레임' 붙들린 심상정-안동섭 "이젠 정책과 비전으로 경쟁해야" 한편, 심상정 진보신당 후보와 안동섭 민주노동당 후보는 이들에 대한 날선 비판을 감추지 않았다.
특히 심 후보는 "여론조사만 갖고 선거운동을 하려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언론에서도 지적하지만 두 분의 결과도 도토리 키재기다, 특히 경기도는 다른 수도권 지역에 비해 단일화만 갖고 도저히 되지 않는다고 전망된다"고 김, 유 후보의 끝나지 않는 설전을 꼬집었다.
심 후보는 "오직 단일화만 되면 김문수 도지사에게 이긴다는 것은 굉장히 안이한 생각"이라며 "교육, 청년실업 등 도민들의 절박한 요구에 대한 흔쾌한 요구를 주는 비전과 의지를 보여줄 때야 유권자들이 투표장에 달려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심 후보는 이어, "경쟁을 통해 예선에서 치열한 검증과정을 거쳐 (야권후보가) 강철 같이 단련되어야 한다"며 "빨리 단일화해서 정책과 비전을 들고 도민들의 가슴으로 달려가야 한다, 단일화의 덫에 걸려 우리 후보들이 비전과 정책에 대한 토론은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협상 결렬 공방을 마무리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민주당과 참여당의 공동책임론을 주장한 안동섭 민노당 후보는 "(김, 유 후보 간의 논의가)아래로부터 만들어가는 야권연대가 아닌 후보 개인만의 단일화 논의라면 민노당은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현상 자체가 야권연대가 결렬됐던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 후보는 특히 "유 후보는 야권연대 결렬이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하나의 현상이라고 했지만 아니다"며 "유 후보로 인해 유권자들에게 감동의 정치를 줄 수 있는 계기가 무너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민노당은 그동안 진보정당으로서 가치와 정책을 알려나가는 것이 중요한 기반임에도 야권연대 성사를 위해 유보해왔지만 더 이상 그럴 이유가 없다"며 "민노당이 야권연대를 위해 어떻게 임했는지 아시는 분들은 저와 민노당을 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신 : 26일 오후 6시 30분] 야권 후보 단일화, 깨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