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지예프 무브먼트 시연회2009년, 화순 라이프클리닉에서 열린 구르지예프 무브먼트 시연회
권민희
내적 성장을 위한 여정에 나서다지난 2008년, <가족세우기>라는 책을 편집하며 독일인 달마님과 풀라님(한국인)과 인연이 되었고, 꾸준히 가족세우기 세라피 워크숍에 참여했다. 내 안의 의존성을 한 꺼풀 걷어내고 나를 살피는 작업을 다시 해볼 용기가 생겼다. 그리고 구르지예프 무브먼트가 내게 왔다.
무브먼트를 추면 강렬하게 감정들을 만나게 된다. 판단과 분별, 생각들이 쏟아지기도 한다. 몸이 아파지기도 한다. 춤을 추다보면 그것에 끌려가지 않고 지켜 볼 수 있게 된다. 단지 그것은 일어나는 현상일 뿐 내가 아님을 알게 된다.
영적 성장이란 초능력을 발휘거나 단숨에 위대해지는 것이 아니라 작은 내면의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는 데서 출발하는 것 같다. 그렇게 작고 여린 내면 아이를 돌보기 시작하며 생활이 삶이 바뀌기 시작했다.
내 능력을 인정받고자 애쓰고, 쉽게 상처받던 나는 이제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고 만족하는 쪽으로 생각의 틀을 바꾸었다. 그리고 못하면 못하겠다고 이야기 할 수 있게 되었다. 부모님의 마음에 들기 위해, 결혼을 하기 위해, 남들이 시선을 의식해서 등 직장생활의 명분에서도 하나 둘 자유로워졌다. 자연스럽게 회사 생활이 정리가 되었다.
나는 요즘 글을 쓰고, 춤을 추고, 명상을 한다. 힐링 마사지와 아프리칸 타악기 젬베를 배우기도 한다. 내가 배운 것을 사람들과 나누고 정기적으로 자원 봉사를 한다. 약간의 아르바이트를 통해 내가 필요한 것을 얻기도 한다.
백수가 되니 이미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에게는 머물 집과 단순하고 멋진 세간 살림이 있다. 무엇보다 나는 건강한 육체와 아름다운 표정을 가지고 있다. 내가 좋다. 이런 나를 낳아준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나의 부모님은 자유롭고 에너지가 넘치는 분들이다. 아버지는 아는 것이 많고 유머러스하다. 엄마는 현명하고 의지가 뚜렷한 분이다. 무엇보다 두 분은 자유의지로 건강하게 살아가고 계신다. 부모님의 건강은 내게 큰 축복이다.
그간 직장생활과 일을 통해 얻은 경험들은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기획하고 아이디어를 만들 수도 있고, 구체화해서 추진할 의지와 힘을 주었다. 또 함께 일했던 사람들은 나를 믿어주고 지지해주었다. 무엇보다 사회에서 만난 인연임에도 심정적으로 어려울 때 전화를 걸어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존재가 된다는 것은 큰 기쁨이 아닐 수 없다.
구르지예프 무브먼트는 내안의 사랑을 조화롭게 만드는데 도움을 주었다. 의존성을 뛰어넘을 때, 아니 의존함을 알아차릴 때 비로소 자유로워짐을 이젠 안다. 깊은 깨어있음을 경험하기 위하여 나는 오늘 광주로 내려간다. 하나의 일상일수도 있고 내 삶을 깨우는 새로운 사건일수도 있다. 이번 공연은 나의 성장을 위한 과정으로서 전적으로 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