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동규 유성구청장은 한글단체 관계자들과 면담 약속을 한 같은 시간 6.2지방선거 입후보안내설명회에도 참석하기로 선약을 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심규상
하지만 아파트 동대표와 통장들도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통장은 "주민지원센터(동 사무소)에서 한글단체 관계자들과 간담회가 잡혔으니 참여하라는 연락이 와 온 것"이라며 "어떻게 구청장과 면담을 위해 찾아온 사람들을 우리와 간담회를 하는 것으로 연락할 수 있느냐"며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주민지원센터로부터 참여하라는 연락을 받고 오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진 구청장은 약속 시간을 1시간이 가까이 넘기고서도 약속 장소인 청장실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같은 시간 진 구청장은 예정에 없던 유성구 노은동의 주민 행사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 구청장은 또 한글단체와 만나기로 한 같은 시간(오후 2시)에 구청 2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유성선관위가 주최한 지방선거입후보안내설명회에 참석하기로 선약을 해 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한글학회 부설 이대로 한말글문화협회 대표는 "구청장이 우리와 만나기로 약속을 해놓고 사실상 자신의 선거운동을 위해 이를 어길 수 있느냐"고 따졌다. 정 부구청장 등 비서실 관계자들은 "선거운동을 하러 간 것이 아니다"고 하면서도 진 구청장의 정확한 일정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함구했다.
"선거운동하기 위해 약속어겨도 돼나" 결국 한글단체 관계자들은 정 부구청장에게 미리 준비해온 밝힘 글을 전달하고 자리를 떴다.
이들은 한글관련 34개 단체의 이름으로 작성된 밝힘 글을 통해 "'테크노'란 외국어를 끈질지게 새 마을 이름에 넣으려는 것은 우리나라의 얼이고 근본인 우리말을 내팽개치는 일"이라며 "특히 행정동 이름을 외국어로 짓는 것은 큰 잘못이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외국어로 마을 이름을 짓는 일을 하지 말고 아름다운 우리말로 지으라고 큰소리로 요구하고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성구의회는 21일 오전 본회의를 열어 구의회상임위원회가 가결한 '관평테크노동' 조례안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하지만 유성구의회(의원 8명) 자유선진당 소속 의원 3명이 "관평 테크노동'은 해당 지역의 역사성 및 고유지명을 도외시하고 외래어를 혼용하고 있어 부정합 하다"며 '관평동 주민센터'로 수정하는 조례안을 상정해 그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