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 어린이병원 한석주진료부장보육시설에 있는 아이를 수술하고 나서 간병인 할머님들이 베풀어준 100일 잔치에서... '좋은 양부모를 만나야 하는데 걱정이다'
한석주
국내 선천성기형 치료의 권위자인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한석주 진료부장은 "생후 3년이 지나도 배변패턴을 기대할 수 없을 때에는 미련없이 인공적으로 변실금을 조절할지 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고 말한다.
"민지와 같은 아기의 예후는 모든 수술이 끝난 후에 아기가 얼마나 '정상인과 비슷하게' 배변을 할 수 있는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여기서 '정상인과 비슷하게'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이미 출생 전부터 항문괄약근의 미성숙 문제를 안고 태어났기 때문에 아무리 수술이 잘되어도 100% 정상인과 같을 수는 없다는 의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배변을 혼자 힘으로 하지 못할 경우에는 사회적으로 그 문제가 매우 심각해지고 이로 인해 아이가 정신적인 상처를 받게 되어 성격형성에도 문제가 생기는 등 영구적인 문제가 남는다. 예후가 나쁜 아이의 경우에는 미련없이 예방프로그램(Bowel management program)을 시행하는것이 좋다." (한석주 교수)
예방프로그램 (BOWEL MANAGEMENT PRO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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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예후가 나쁠 것이 충분히 예측 되면 변실금으로 하는 고생을 하지 말고 (항문이 헐고 기저귀를 차는 등) 2) 관장을 2일 간격으로 하여서 3) 대장의 대변을 모두 씻어 내고, 4) 새로운 대변이 대장을 통과하여 항문에 다다르는 기간 동안(약2일 이상)은 변실금 없이 정상 생활을 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내용이다. 5) 여기에 더하여 아이가 성장함에 따라 자신이 관장을 하여 변실금을 막을 수 있게 6) 선행성 관장술(항문으로 하는 관장이 후행성 관장술)이 가능하도록 7) 배에 충수를 이용하여 관장을 할 수 있는 구멍을 만들어 주는 수술을 더하게 된다. (도움말 : 한석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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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에 쇄항으로 태어나 장루수술까지 받았지만 경제적인 형편으로 병원에 가지 못해 지금까지 평생 장루를 통해 배변하고 있다는 청년, 고아원에서 두 돌이 지나도록 1차 장루수술 후 장루주머니는커녕 헝겊으로 둘둘 싸서 지낸 아이, 수술이 잘못되어 장을 거의 다 잘라내고 콩팥까지 기능을 상실한 아이들의 모습을 상상해 보라.
'장애는 단지 불편할 뿐 불행은 아니다'(헬렌 켈러)누구나 쉽게 장애는 불편일 뿐 불가능의 이유가 될 순 없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하지만, 장애가 불행은 아닐지라도 그 불편함이 얼마나 클지 상상도 하지 못한다.
변비로 고생한다고요? 변비, 얼마나 고통스러운가! 변을 한번 보려면 죽을 고생을 다 해야 한다. 그렇지만 이런 '변비'마저도 부러운 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기를 바란다.
"숨 쉬며 마음 놓고 먹고 마시고 배설하는 고마움을 느끼세요. 기본적인 육체순환도 불가능하여 고통을 참고 살아가는 아이들도 있어요. '차별 없는 세상을 이루었다'고 포장하기 전에 우리 민지가 눈치 보지 않고 학교를 다니고 선천성기형이라는 사실을 스스럼없이 말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이 올 수 있을까요?" (민지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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