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싱한 해산물 같은 '부산 아리랑'에 박수 쏟아지다

[리뷰] 국립부산 국악원, 제2회 정기 연주회 '부산 아리랑'

등록 2010.04.16 17:08수정 2010.04.16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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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천리길 쉬어가는 을숙도
노을진 갈대밭 울며 나는 철새야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어쩔씨구 아라리가 났네
 
하루에도 두번씩 번쩍들던 영도다리
이제는 힘없어 일년도 가도 못드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어쩔씨구 아리라가 났네
 
오이소 보이소 사이소 자갈치
아지매 억센 소리에 펄펄 뛰는 해산물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어절씨구 아라리가 났네
<부산아리랑>중-'손성렬(작사)'
 
 부산 아리랑
부산 아리랑송유미
부산 아리랑 ⓒ 송유미

부산 진구 동평로 소재 <국립부산국악원>이 우리나라의 가장 대표적인 민요 '아리랑'을 총 망라 하듯이 모아서 <부산 아리랑-제2회 정기 연주회)>의 무대(4. 15일 늦은 오후 7시 30분 대극장(연악당) 그 첫막을 올렸다. 

 

<국립부산국악원>은 부산 영남 지역의 전통 공연 예술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08년 10월 28일 개원하였다. 남원국립민속국악원(1992년)과 국립남도국악원(2004년)에 이어 지방에 3번째로 들어선 부산 지역 최초 국립시설로서 전통국악의 맥을 잇고 영남 지역으로 확산하는 중추 역할을 담당하고, 국제 해양문화도시이자 아시아 태평양 거점 도시인 부산의 문화 위상을 가일층 높히고 있다. 

 

 국립부산국악원
국립부산국악원국립부산국악원
국립부산국악원 ⓒ 국립부산국악원

"관현악 <아리랑>을 통해 민족의 동질성과 통일을 염원하며, 협주곡 <아랑의 꿈>으로 부산국악원의 미래의 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특히 한반도의 아리랑 순회는 구전으로 내려오는 울릉도, 제주도, 경상도 등의 아리랑을 정형화하여 최초로 무대에서 수성반주를 통한 소리극으로 선보이고자 합니다. 또한 현악합주 아리랑을 위한 현의 노래를 부산대 황의종 교수님의 작곡으로 18현및 25현 가야금과 거문고, 아쟁의 새로운 편성을 시도해 보았고, 흥겨운 강원도 아리랑과 진도 아리랑을 재즈적인 선율과 소리로 함께 할 수 있으며, 마지막으로 지역의 동래, 금정, 다대포, 부산 아리랑을 새로이 창작하여 국악 관혁악과 함께 하는 무대는 아리랑의 색다른 멋과 흥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국립부산국악원 이정필 예술감독 

 

 부산 아리랑
부산 아리랑송유미
부산 아리랑 ⓒ 송유미

 

<부산 아리랑>의 기획의도는 우리나라 '아리랑'의 재발견을 통해 과거, 현재, 미래와 소통하자는 뜻이다. 그렇다면 <국립 부산국악원>의 <부산 아리랑> 공연은 우리나라의 아리랑에 관한 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신나는 우리 마당극처럼 질퍽하게 보여준 무대였다. 

 

첫 작품은 <아리랑> 관혁악 연주. 이미 1976년 북한의 공훈 예술가 최성환에 의해 작곡되어, 1978년 일본 도쿄에서 초연된 바 있던 곡이 연변 교포 출신 박위철의 편곡으로 연주되었다. 아리랑 특유의 민족적인 선율에 실린 수난의 시대와 영광의 미래를 암시하듯 전개되면서 슬픔 느낌과는 또 다른 아름답고 환상적인 음악 어법으로, 최성환의 '아리랑'의 원곡보다 휠씬 부드럽고 아리랑 특유의 곡조를 잘 살려서 우리 민족의 정한의 애조가 물씬 묻어났다.  

 

두번째 연주된 협주곡 <아랑의 꿈>은, 밀양 사또의 딸 아랑의 전설을 토대로 창작된 곡으로, 아랑이 억울하게 죽은 것을 마치 슬퍼하는 듯 '아랑 아랑'하고 노래를 부른데서 비롯되었다는, <밀양 아리랑>의 선율을 주제로 만든 곡.

 

25현 가야금 (김혜련), 해금(하지행), 단소(김상혁)의 삼중주와의 협연은, 마치 달빛 쏟아지는 영남루 대숲의 바람소리를 듣는 듯 감미로우면서도 정한에 사무친 아랑의 호소를 듣는 듯 했다. 

 

 국립부산국악원
국립부산국악원송유미
국립부산국악원 ⓒ 송유미


<국립부산국악원>의 이번 정기 연주회 무대에서 관객의 호응을 많이 얻은 무대는 창작아리랑 '부산아리랑의 사계(초연)-동래 아리랑, 금정 아리랑, 다대포 아리랑, 부산 아리랑' 이었다.

 

<부산 아리랑의 사계>는, 부산 지역 명물을 가사에 담아, 기층민들의 희로애락의 감정을 마음 가는대로 자유롭게 아리랑의 곡조로 풀어내었다. '오이소 보이소 사이소 자갈치/아지매 억센 소리에 펄펄 뛰는 해산물'의 <부산아리랑>을 랩(최재근)으로 읊어대는 가사에서 색다른 맛을 느낀 청중들은 많은 박수를 쏟아냈다. 

 

옛것과 새것이 함께 숨쉬고 있는 오늘의 한국 음악 속에는 서양 음악이 어쩔 수 없이 숨쉬고 있듯이, 현대 서양 음악 속에서도 한국 음악이 다양하게 차용되고 있다. 그러나 전통을 허무는 새로운 음악 어법을 시도하는 일에는 우리만의 전통을 잇고자 하는 그 정신의 흐름을 잃지 않아야 할 것이다.

 

 국립부산국악원
국립부산국악원송유미
국립부산국악원 ⓒ 송유미

 

덧붙이는 글 | 국립부산국악원 제2회 정기연주회는, 15, 16일 오후 7시 30분 국악원 대극장이다. 공연 문의는,  051-811-0038이다.

2010.04.16 17:08ⓒ 2010 OhmyNews
덧붙이는 글 국립부산국악원 제2회 정기연주회는, 15, 16일 오후 7시 30분 국악원 대극장이다. 공연 문의는,  051-811-0038이다.
#부산 아리랑 #장단 #부산국립국악원 #휘모리 #자진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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