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파일에서 나온 기자의 학적부 조회 내역
박솔희
학생사찰 건도, 학제개편 문제도 우연히 일어난 커뮤니케이션 미스 정도가 아니다. 대학본부의 마인드가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말뿐인 사과, 말뿐인 학교 사랑은 더 이상 믿을 수 없었다. 이에 나를 비롯 사찰 피해자 7명은 학교본부를 상대로 학생사찰 건에 대한 송사를 벌이기에 이르렀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소속 박주민 변호사의 자문을 통해 12일 서울중앙지법에 학교법인 숙명학원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장을 제출했다. 소장의 내용은 학생문화복지팀 등이 본인들의 동의 없이 게시글과 학적부를 무단으로 스크랩하여 표현의 자유와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등을 침해당해 정신적인 고통을 겪었기에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300만원씩의 손해를 배상하라는 것이다.
소송은 최후의 수단이라 생각했지만 미온적인 학교 본부의 태도를 보자니 다른 답이 없었다. 소장 제출에 대해 학생처장은 "교육적으로" 좋지 못하기에 논의를 통해 소송을 취하시켜야 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하지만 정당한 권한 침해에 대해 반발하는 것과, 학생을 감시하고, 개인정보와 인격을 침해하는 것 중 무엇이 더 "교육적으로" 좋지 못한 걸까.
학교는 여전히 나를 감시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마인드라는 것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바꾸어야 한다. 요즘 본부가 열심히 부르짖는 '리본(Reborn)'을 위해서도 학생을 감시하고, 무시하는 그 마인드는 바꾸어야 한다. 본부와 구성원 간의 신뢰 속에 마음 놓고 학교를 다닐 수 있는, 봄날은 언제 올까. 벚꽃이 피었어도 아직은 춥기만 하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
길이 없는 곳이라도 누군가 가면 길이 된다고 믿는 사람. 2011년 <청춘, 내일로>로 데뷔해 <교환학생 완전정복>, <다낭 홀리데이> 등을 몇 권의 여행서를 썼다. 2016년 탈-서울. 2021년 10월 아기 호두를 낳고 기르는 중.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