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과 성경
영화 미션
밥알도 칭찬에 꽃을 피운다그러나 얼마전 텔레비전 뉴스에서, 어느 과학자가 밥알 두 개를 각각 다른 통에 나누어 넣어두고 목소리가 아주 아름다운 성우를 통해 날마다 각각의 밥알에게 한쪽은 '밉다 밉다' 라고 말해주고, 또 한쪽의 밥알에게는 '이쁘다 이쁘다'라는 말을 얼마간의 일정한 시간동안 반복해 들려 주었다. 시간이 지나 그 안을 들어다 본 결과는 예상 외였다. 밉다고 반복해 얘기를 들려 준 밥알은 까맣게 썩었고, 이쁘다고 말해 준 밥알은 아주 이쁜 색깔의 곰팡이꽃을 피우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 뉴스를 접하면서 문득 정영태 의사시인의 풀과 나무들에게 성경책을 읽어주어야 한다는 당시로서는 황당한 주장에 뒤늦게 무릎을 쳤다. 그렇다. 말 못하는 식물도 이러하거늘, 그래서 칭찬이 '황소'를 부린다는 말도 있는 것 같다. 사람은 말(言)로 살아가는 동물이라고 말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말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보석과 같고, 그 보석들 중에도 가장 귀한 보석의 말로 엮어진 성서는 그 어떤 종교도 뛰어 넘어, 사람의 마음과 양식이 되는 책인 것은 틀림이 없는 것이다….
'성서'에게 부채질, 음악까지 들려준다북부의 인도에서는 성서를 마치 살아 있는 왕후 같이 대접한다고 한다. 시크교도(힌두교 종파)의 성서인데, 이 성서에는 시중꾼까지 있고, 하루 종일 황금의 자루가 달린 공작날개로 된 부채로 하루종일 시원히 해주고, 심심해 할까봐 오케스트라가 즐거운 음악까지 연주한다고 한다.
얼핏 웃음이 나올 듯 하지만, 생각해보면 성서는 말씀으로서 이루어진 사원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성스럽게 섬기는 것도 당연하겠다는 생각도 드는 것이다. 그래서 저 신전과 같은 법을 다루는 법정에서도 죄인과 증인에게 성경 위에 손을 얹게하고, 진실만을 말하게 하지 않나 싶다.
어디까지 읽었더라
아무리 되풀이해 읽어 보아도
사랑을 다 읽을 수 없다.
모두 돌아간 빈 들판,
나무 찍는 소리가 아직 들린다.
두려워 잠 못 드는 풀과 나무에게
소리 내어 성경을 읽어준다.
천상의 별보다 더 밝고 따뜻한
지상의 낡은 램프 하나 커들고
나의 사랑은
만리길 더 갈 신발을 깁는다.
성경의 말씀들이 바람에 날려
한갖 먼지로 쌓인다 해도
그대 가고 있는 들판을 향해
더 큰 목소리로 성경을 읽어주마.
천상의 모든 별빛을 끄고
지상의 램프를 켠다.
죄와 사랑을 한 무릎에 앉히고
성경을 읽어 준다.
두려움을 벗은 풀과 나무들이
지상의 강과 사막을 건너가기 시작한다.
<성경을 읽으며 6>- 정영태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마음이 곧 인간이다고 한다. 지식은 곧 마음이라고 한다. 인간의 모두는 이러한 마음에 따라 그 지성이 나타난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