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시 야경. 안민고개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광경.
성낙선
평일에는 지나다니는 차량이 그렇게 많지 않지만, 주말에는 꽤 많은 편이다. 편안한 마음으로 다녀오고 싶다면, 평일에 올라가는 것이 좋다. 하지만 차량이 많다고 해서 그렇게 우려할 일도 아니다.
대부분의 차들이 거북이 운전을 하고, 자전거가 앞서 가면 슬금슬금 피해서 돌아가기 때문이다. 오히려 고개 위에서 차들이 밀려 정체가 심할 때 자전거 혼자 그 사이를 빠져나가는 묘미를 즐길 수도 있다. 그럴 자신이 없으면, 속편하게 자전거에서 내려 걸어 올라가면 된다.
길 중간 중간 쉬어가기 좋은 장소에 나무의자와 정자가 놓여 있다. 중간에 카페를 겸한 편의점도 있고, 오뎅이나 컵라면을 끓여서 파는 노점도 있다. 그렇게 복잡하지 않아 천천히 쉬어갈 만하다.
숨가쁘게 오르는 해안도로, 내려다보는 전경 죽이네해안도로는 행암동 연세사랑병원 앞에서 시작된다. 대부분의 해안도로가 그렇듯이 이 길 역시 오르막과 내리막길의 연속이다. 요행히 대체로 경사가 급한 편은 아니다. 언덕을 땀 흘려 오르고 난 뒤,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바닷가 풍경이 눈부시다.
손바닥만한 포구에 몇 채 되지 않는 횟집들이 검은 바위 위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소라들처럼 다닥다닥 붙어 있다. 호수 같이 잔잔한 바다 위에 올망졸망 떠 있는 섬들은 금방이라도 어디론가 훌쩍 떠내려갈 듯 우쭐거린다. 그 모습들이 코끝이 찡해 올 만큼 정겹다. 그 같은 풍경들이 이 도로를 오르내리는 동안에 흘리는 땀을 충분히 보상하고도 남는다. 어쩌면 그 이상의 만족감을 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