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대문 같은 이 쓸쓸한 세상에서

[시] 인영(人影)의 시간 1

등록 2010.04.07 18:04수정 2010.04.07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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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이상 시간이 깊어지지 않는다

 가로등 휘어지게 별빛도 묻는 밤

 대낮보다 어지러운 마음의 휘모리

 밤도 이제는 밤이 아니다

 

 어쩌자고 시간은 날 채가지 못하고

 빈집 같은 지구에 던져 놓는가

 비린내도 내지 못하는

 철벽같은 시간아

 밤에도 눈감지 못해 사철 경악하는

 푸른 얼굴 너 보는가

 

 다시 갇혔구나

 체념의 기도를 연일 쏟아도

 하루 종일 마음은

 미세한 울림에도 화들짝 놀라고

 말로서는 허물지 못할

 이 막막한 고도

 

 새벽빛 속에 가로등도 꺼진다

                      

                     서석화 <인영(人影) 의 시간 1> 전문

 

 

언젠가부터,

어느날 문득... 부터,

내 그림자를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마음의 빗장을 채우고 호된 독설을 예습 복습하며...

나는

견고한 성주라고, 오만과 독선만이, 나를 지켜줄 거라고... 푸르게 질린 화장도 서슴지 않았다.

푸름은 위엄을 나타내 줄 것이다, 며 시퍼런 칼빛으로 시선 하나 무심히 풀어지게 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런 안간힘의 내 노력이... 결국은 ...

......외로워서였다.

......쓸쓸해서였다.

2010.04.07 18:04ⓒ 2010 OhmyNews
#시간 #가로등 #어지러운 마음 #체념 #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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