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나선 나경원 의원.
남소연
- 원희룡 의원이 오세훈 시장에 대항하는 단일화를 제안했는데, 이에 응할 용의가 있나.
"경선 시작도 안 했는데 단일화 얘기는 매우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경선 일정 순연에 대해 이야기 했으면 좋겠다. 지금은 경선이 사실상 이뤄지고 있지 않은 것 아닌가. 여러가지 다른 이슈들로 경선 기간이 사실상 짧아졌다. 서울 시민들이 후보들에 대해 보고 들을 상황이 돼야 하는데, 이렇게 경선에 관심이 없는 상태에서 형식적으로 경선을 치르는 것은 경선 취지를 몰각시키는 것이 아닌가 한다."
- 자신감 있게 서울시장 경선 레이스에 나섰는데 최근의 여론조사들은 '당심=원희룡', '민심=오세훈'이라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4월 말이 경선인데 뒤집을 가능성은? "최근 여론조사는 별로 신빙성이 없는 것 같고, 이른바 '당심'이라고 하는 부분에서 당 중앙위원은 경선 투표권을 가진 대의원 중에 아주 일부분이고 지극히 적다. 그것을 '당심'이라고 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과 관련해 저는 좀 다른 결과를 갖고 있다. '민심'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도 지금까지의 여론조사를 보면 조사대상에 연령층을 한정한 것까지 있는 등 별 의미가 없는 것 같다.
출마 선언을 한 뒤 현재까지는 정책선언을 하려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다시 충분히 출마 선언을 한 후보로서 저의 비전이나 이런 부분에 대해 말씀을 못 드렸고, 또 기존 후보에 대한 비전 검증이 제대로 안 됐다고 생각한다. 후보 경선이 실질적으로 시작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 오세훈 시장이 서울시장이 되면 안 되는 이유 또는 '나경원은 이래서 오세훈보다 적임자다'라는 이유는 뭔가. "오 시장이 연임해선 안 된다는 것은, 출마 선언을 결심하게 된 이유와 같다. 광화문광장 조성과정에서 오 시장의 역사인식과 철학의 부재를 느꼈기 때문이다. 오 시장의 보여주기식 행정은 많은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서울이란 도시는 짧은 시간에 후딱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백제때부터 역사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에 대한 역사 인식 없이 서울을 이야기 하는 것은 기본이 제대로 갖춰지 않은 것이다. 그런 부분이 가장 안타깝다.
또 시민들이 낸 세금이 알뜰살뜰하게 쓰여지고 있으냐 하는 부분도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다. 시의 재원을 적재적소에 쓰는 것은 중요한 문제다. 사업의 성과가 떨어지는 사업이 너무 많았다. '디자인 서울'에 투입되는 예산대비 사업 성과가 높다고 볼 수 있는가.
예를 들어 반포대교 분수에 몇백 억을 썼는데 이 돈을 초등학교 하나 당 2억씩 주는 것으로 돌렸다면 방과 후 학교에서 수준별 수업을 할 수 있다. 결국 사교육비 걱정이 없는 서울을 만들 수 있다. 지금 서울시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생활 속 구석구석을 챙겨주는 것이다. 서민들의 삶에 있어 구체적으로 부족한 것들, 채워야할 것은 무엇인지 그런 부분을 알뜰살뜰 보살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광장 얘길했는데, 도시의 광장은 공간적, 역사적인 의미도 있지만, 대중의 소통장소와 여론의 표현장소로서의 의미도 크다. 서울광장, 광화문 광장에 대한 오세훈 시장의 현재 정책에 대한 평가는. "참 답답하단 생각이 들었다, 광장을 어떻게 만드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광화문광장은 국가 상징 광장이고, 이는 역사를 복원하자는 것이다. 집회·시위를 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에 대해선, 조만간 월드컵이 열리면 지난번 월드컵 때 처럼 시청 앞에서, 광화문에서 한 것 처럼 광장에서 뭔가를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광장을 어떻게 국가 상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선 시민들의 의견을 물어보고 컨센서스(총의)를 이뤄나가는 것이 좋다. 그러나 그 중심에는 민족의 얼을 되살리는 의미의 광장이 있어야 한다."
"포퓰리즘적 행정가는 지양해야...대권 생각해 본 적 없다"- 원희룡 의원이 서울시장이 되면 안 되는 이유 또는 혹은 '나경원은 이래서 원희룡보다 낫다'는 이유를 말한다면. "(원 의원보다는 아무래도) 내가 더 신뢰감이 들지 않는가. 서울시장은 정치적인 행정가이기도 하지만, 포퓰리즘적인 행정가는 지양해야한다. 나는 지금까지 포퓰리즘을 지양해왔다고 생각한다. 당장 욕을 들어먹어도 길게 보고 미래 비전을 가꾸어 가는 행정이 필요하다. 모든 지자체장들이 선출직으로 바뀐 다음에 아쉬운 부분이 바로 지자체장들의 전시행정 행태가 많다는 비판인데, 이 부분은 선출직이기 때문에 그런 일이 잦다고 생각한다. 보여주기식 인기영합적 행정은 지양돼야 할 부분이다. 전면 무상급식 같은 공약이 전형적인 포퓰리즘 정책 아닌가."
- 서울시장이 대통령으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서울시장직에 충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권에는 욕심 없다고 보면 되나. "(대권은) 지금까지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이런 부분과 관련해 우리가 잘못된 고정관념이 있는 것 같다. 서울시장 자리가 대권을 갈 때 거쳐야 할 자리처럼 돼 버렸는데. 꼭 그런 등식이나 예가 반복되란 법은 없다. 대통령의 일은 시장으로서의 일과 상당히 다른 점이 있다고 본다. 생활시정 얘길 많이 하는데 시장을 했다고 대통령을 더 잘할 수 있는 예와 가능성은 있지만 이를 등식화시키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또 내 역량으론 서울시장에 도전해볼 수 있다는 생각이다."
- 이두아 의원이 캠프 대변인으로 활동 중이고, 진수희 의원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외 여러 여성 의원들이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한나라당 내 여성 의원들의 '유리천장 깨기' 움직임이 나 의원을 중심으로 뭉쳤다고 표현해도 되나? "박근혜 전 대표님 같은 경우는 정치인으로서의 출발점이 보통의 여자 의원과 같지는 않은 게 사실이다. 여성에 대한 별도의 배려가 없는 선거에는 내가 한나라당 여성의원으로선 처음으로 도전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언급하신 분들 말고도, 이정선 의원, 안명옥 전 의원도 도와주고 계시고, 남성 의원들도 많이들 도와주신다. 이제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여성들이 많은 역할을 해야할 때다."
"한명숙은 한번 심판받은 정권의 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