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송 국방위원장이 5일 오후 국회 위원장실에서 천안함 침몰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남소연
국회 국방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나라당 김학송 의원의 기자간담회가 대표적인 예다. 김 의원은 5일 기자들을 불러 모은 뒤 "(사고 당시) 북한 반잠수정 동향은 없었지만, 300톤급 소형 잠수함의 움직임이 있었다"고 말했다.
합참 관련자들로부터 따로 보고를 받았다는 김 의원은 "소형 잠수함에 의한 (어뢰 공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군의 얘기"라며 북한 공격설에 힘을 실어 주는 듯한 발언을 했다.
하지만 곧이어 그는 "상어급 잠수정일 가능성은 있지만, 우리한테 넘어왔다는 정황 증거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소형 잠수정이 남쪽으로 왔다가 작전을 하고 돌아갈 가능성은 어떠냐"는 기자의 질문에 "300톤 급이면 충분히 그럴 수 있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또 "통신 내용을 종합하면 북한 잠수정 2대가 23일 6회, 24일 3회, 26일 1회 등 들락날락했고, 2대 중 1대는 비파곶 앞에서 통신했지만, 나머지 한 대는 행방을 모른다"고 설명했다.
'피로 파괴' 가능성에 대해 그는 "초계함 윗부분은 생철판으로 돼 있어 찢어질 수 없다"고 부인하면서 "그 정도 (초계함 반파) 파워를 가진 것은 어뢰 아니면 기뢰"라고 말했다. 북한 상어급 잠수정이 200~500kg의 TNT를 담은 중어뢰를 장착하고 있다는 친절한 설명도 곁들였다.
그러나 '어뢰 발견' 정황에 대해서 그는 "전탐병이 소나를 탐지했고, 아무 이상이 없었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의 말을 종합하면 '북한 상어급 잠수정 2척 중 1척 행방이 묘연하지만 남쪽으로 내려온 증거는 없다', '어뢰 아니면 기뢰 공격이지만 소나 탐지는 이상 없었다'는 것이다. 말그대로 오락가락한 답변이었고, '상어급 잠수정 공격'은 하나의 가설로 언급됐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이날 간담회는 6일 "북, 상어급 잠수함이 움직였다"(<동아일보>)는 등 제목으로 각 언론에 대서특필됐다. "남쪽으로 내려온 증거는 없다"는 설명은 눈에 잘 띄지 않았고, 북한의 잠수정 공격이 마치 천안함 침몰의 유력한 원인인 것처럼 보도됐다.
이같은 보도는 "사라진 잠수정과 천안함 침몰은 연관성이 약하다"는 청와대·국방부의 해명과 정면으로 부딪친다.
김태영 국방장관 "북 잠수정 가능성 낮지만... 어뢰가 실질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