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SSM, 광주까지 진출하나

불붙는 SSM 대전 2라운드

등록 2010.04.06 19:02수정 2010.04.06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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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도 SSM이? 광주 상인 뿔났다

 

지난 4월 5일 아파트가 밀집된 치평동 동네 상가에 함성소리와 함께 낯선 구호소리가 들렸다. 뜨거운 봄볕을 고스란히 받으며 수많은 상인들이 저마다 만든 피켓과 플래카드를 꺼내들고 손을 힘차게 치켜올렸다. SSM 출점 반대 어깨 띠로 단결력을 과시한 대리점 협회 회원들도 많은 자리를 차지했다. 

 

'골목상권 다 죽이는 (주)삼성테스코 SSM입점 결사반대'

'100%외자기업 (주)삼성테스코는 물러가라'

 

당일 2시부터 (주)삼성테스코의 SSM입점예정지에서 열린 대기업ssm입점 저지 시민대회의 풍경이다. 이 날 집회는 중소상인살리기 광주네트워크가 주최하여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당, 그리고 지역상인단체가 총 망라한 300여명의 인원이 참가하였다.

 

광주에도 결국 대기업의 SSM신규입점이 시도되고 있다. 작년 가을, 광주 신가동에 SSM입점을 시도하던 롯데가 지역사회의 강력한 반대여론에 밀려 입점철회를 선언하기도 하였다.

 

올 초 봄바람을 타고 이번에는 (주)삼성테스코가 바통을 이어받아 서구의 치평동과 풍암동 두 곳 동시입점이라는 전략을 구사하였다. 하지만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던 광주슈퍼마켓협동조합에서 발빠르게 사업조정신청을 하여 4월 1일자로 사업일시정지권고를 받아놓았다. 일단은 입점이 저지된 상태. 이후에는 광주광역시가 중재하는 사전조정협의회를 통한 자율조정단계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동안 대기업 SSM저지투쟁이 주로 수도권과 경상도 권역에 집중되었다. 이번에는 호남의 중심상권인 광주광역시 한복판에 난데없이 SSM폭탄이 떨어진 셈이다. 지역사회가 이를 예견하고 작년에 중소상인살리기광주네트워크를 결성하여 적극적으로 대응해온만큼 격렬한 투쟁이 예상된다. 

 

광주권역에는 이미 13개의 대형마트와 14개의 대기업ssm이 영업을 하고 있다. 인구대비 대형마트입점율도 전국 1,2위를 다투고 있다. 대형마트는 대기업이 운영하는 것뿐이고 향토유통업체를 인수한 롯데슈퍼가 SSM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10년동안 대기업의 대형마트가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시내의 재래시장들의 매출이 급격히 위축되고 지역유통경기도 동반 추락하였다. 대형마트의 경우 2005년 5,227억이었던 매출이 2009년에는 8,901으로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더불어 대기업 백화점 세 곳의 매출도 덩달아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집회에 참가한 상인들은 이구동성, 당장 두 곳의 SSM이 입점되면 뒤이어 10곳, 20곳, 50곳이 들어온다고 결사저지의 절박성을 밝혔다. 모두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심정이다.  

 

 국내 유통대기업들은 각자의 SSM브랜드를 경쟁적으로 진출시키고 있다. 이번 광주에 입점을 시도하는 (주)삼성테스코측의 자사 SSM 브랜드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철저한 비밀유지와 가림막 공사가 주특기로 전국의 지역상인들에게는 경계1호의 감시대상. (주)삼성테스코는 100% 외자기업으로 주주들의 이익을 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지역의 중소유통업체와는 적대적인 관계일 수 밖에 없다.

 

4월 1일자로 사업정지권고를 받아 일단 개점은 저지됐다. 하지만 북구와 남구 두 속에 또다시 대형마트 입점이 추진되고 있다. 광주상권의 위기감이 그 어느때보다 팽배해진 건 당연지사. 영업지역과 규모를 떠나 지역상인들의 연대의식도 매우 높고 대책위 결성 등 발걸음도 빠르다. 

 

'민주도시' 광주의 입점저지 투쟁은 앞으로 타 지역 상인들의 투쟁에도 많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여느 도시보다 생산경제보다 유통경제 비중이 매우 높은 만큼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투쟁은 그 어디보다 치열할 것이기 때문이다. 

 

대기업SSM의 광주상권 진출시도로 대기업과 지역상인 간의 치열한 대결은 이제 2라운드에 들어선 느낌이다.  정부와 한나라당의 유통산업법개정 의지가 낮은 지금 전국의 600백만 자영업자들이 기댈 곳이라곤 오직 자신들뿐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들의 가족이자 친척인 대다수 국민인 소비자들의 현명한 선택에 달려있다.

2010.04.06 19:02ⓒ 2010 OhmyNews
#SSM반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삼성테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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