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밤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해군 초계함 '천안함'이 침몰하는 순간이 구조에 나선 해경에 의해 촬영되었다. 침몰 중인 '천안함' 선수에 적힌 초계함 고유번호 '772'의 일부가 보이고 있다.
해양경찰청 제공
- 그러면 사고 당시 천안함 상황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천안함은 사고 당시 기상 악화로 항해 피항을 위해 연안 파도가 비교적 잠잠한 작전구역으로 이동했을 것이다. 이 경우 함정의 경비기동속도는 약5노트다. 경비함은 지정된 피항 구역을 왕복하면서 파도를 피하며 경비임무를 수행한다. 경비함은 직사각형으로 지정된 경비구역의 끝 지점에 이르면 다시 변침(방향전환)하게 되는데, 파도가 심할 경우 시속 5노트의 속도로 변침하면 롤링과 피칭에 의해 함내가 아수라장이 된다. 그래서 함교에서는 변침을 할 때 미리 아나운싱(함내 방송)을 통해 좌현 또는 우현 변침 예정이라고 고지한 후 속도를 최대 15노트까지 올린 다음 변침을 한다. 이렇게 가속하여 변침하면 함내 요동은 줄어들지만 침실에 앉아 있는 몸이 덜덜덜 떨릴 정도의 충격이 함내에 전달된다.
3m 이상의 파도에서 15노트 정도의 속도로 변침하다 88m 길이 배의 함수 부분이 파도에 의해 들렸다가 떨어지는 충격을 상상해 보라, 그것도 수회에 걸쳐서. 함수에 의해 갈라지는 물줄기가 함교 아래에 닿을 정도니, 바닷물이 갈라질 정도일 것이다.
결론은 함정 하부가 노후된 상태에서 응급조치만 취한 상태로 작전을 수행했고 작전 수행 중 계속된 함 하부 충격이 높은 파도에 의한 충격으로 파괴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그 근거로는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천안함의 중앙 부분이 절단됐다는 점이다. 이는 파도에 의해 함수가 들렸다가 낙하하면서 받는 충격이 집중되는 곳이 함 중앙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둘째, (해경보고서에 나타난 좌표에 의하면) 사고 직전 18분에 걸쳐 9km를 이동했다는 것은 함정이 경비속도가 아닌 기동속도로 움직였다는 뜻이다. 이 속도라면 함정의 중앙 부분이 잘려 나가면서 물의 저항에 의해 함미는 즉시 침수가 시작돼 사고지역에서 가까운 곳에 침몰했을 것이다. 또 함수는 조류에 의해 떠밀려간 것이 아니라 함미가 잘려나간 상태에서 관성에 의해 이동한 것으로 생각된다.
셋째, 백령도 해병이 녹화한 TOD(야간열상장비) 영상에 의하면 천안함 함수가 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떠내려 갔다고 하는데, 이는 배가 변침을 위해 턴하다가 사고가 났다는 걸 뜻한다. 이런 근거들을 종합하면 사고함을 인양했을 때 아래 부분은 종이상자가 찢어지거나 터진 듯한 형태일 것이고 윗부분은 부숴져 있거나 심하게 구부러져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
- 사고 직후 미상의 목표에 대해 발포했다는 속초함의 대공 사격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국방부에서는 새떼라고 추정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새떼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새떼는 전방이든 후방이든 작전에 있어 골칫거리다. 새떼의 기동속도는 35~50노트 정도 된다. 이 정도 속도로 기동하는 물체는 간첩선(반잠수정) 또는 헬기뿐이다. 레이더에 처음 표적이 잡히면 일정한 방향으로 일정한 속도로 기동하기 때문에 신병들은 간첩선 같다고 난리가 난다. 후방에서도 새떼가 잡히면 전속력으로 기동하여 추적하곤 한다. 그러나 숙달된 중·상사가 레이더를 분석하면 새떼라는 것이 판명된다.
새떼의 특성은 첫째, 레이더 반향이 일정하지 않다는 점이다. 처음 선명하게 접촉됐다가 다시 흐릿해지고 다시 선명해지고를 반복하다 갑자기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둘째로, 45노트 이상의 속도로 달리다가 갑자기 변침을 한다. 바다 위에서 40~50 노트로 달리다가 직각 변침하는 배는 있을 수 없다. 그럴 경우 관성에 의해 배가 뒤집어진다. 마지막으로 사라지는 방향이 육지임에도 속도 감속 없이 거침없이 육지 위로 달려가다 사라진다는 점이다. 국방부의 해명을 들어보면 이런 새떼의 특성이 나타나 있어서 (미상 물체의 정체를) 새떼로 판단한 것은 타당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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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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