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사건 9일째인 4일 오후 천안함 실종자 가족들을 실어나르는 해군2함대사령부 지원 차량.
김시연
대전까지 KTX로 1시간 걸리는 시대에 평택 해군2함대사령부까지는 꼬박 4시간이 걸렸다. 천안함 실종자 가운데 처음 발견한 고 남기훈 상사 시신이 4일 오전 독도함에서 운구된다는 소식을 뒤늦게 접하고 아침부터 서둘렀지만 역시 무리였다. 물론 서울 북쪽 끝에서 전철과 시외버스 등 대중교통만 이용한 탓이지만 승용차로 서해안 고속도로를 달렸더라도 2시간은 족히 걸리는 외진 곳이었다.
하지만 제 시간에 맞춰 왔더라면 더 억울할 뻔했다. 취재진 100여 명이 모인 보도본부는 사령부에서도 한참 떨어진 정문 밖 해군회관에 따로 떨어져 있었고, 기자단에서 '풀 취재(기자단 가운데 선발된 일부가 취재한 내용을 공유하는 것)'하기로 해 애초 이날 운구 현장엔 접근조차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천안함 생존자 입 막기, 의혹만 더 키워 이보다 더 아쉬웠던 건 천안함 실종자 가족들이 머무는 임시거처가 2함대사령부 안에 있어 기자들은 접근하기 힘들다는 점이었다. 사령부에서 지원한 대형버스가 정문 밖 실종자 가족 안내소에서 신분이 확인된 이들만 부지런히 실어 나르고 있었다.
그나마 외부와 소통 역할을 해온 실종자가족협의회 간부들 역시 지친 표정이 역력했다. 내부 상황을 좀 전해달라는 전화 인터뷰 요청에도 그동안 너무 시달려 병원까지 다녀왔다며 손사래치는 형편이었다. 마침 점심 때 잠시 정문 밖으로 나온 한 실종자 가족을 만나 내부 분위기를 전해들을 수 있었다.
천안함 부상자와 그 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 상황은 더 심각하다. 군에서는 보안을 내세워 부상자들과 취재진의 접촉을 아예 막고 있다. 하지만 그 와중에 가족들의 입을 통해 갖가지 미확인 정보들이 흘러나오며 의혹만 더 키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