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6일째인 31일 경기 평택 해군제2함대에서 천안함 실종자 가족들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뉴시스
지난 30일 국방부는 오전, 오후 브리핑을 통해 "29일 밤 함미의 깨진 부분을 통해 공기를 1차 주입했다"고 밝혔다. 29일 밤 주입된 산소통 1개 분량의 공기는 한 사람이 약 5시간 가량 숨을 쉴 수 있는 분량이라고 한다. 30일 오후 3시20분께는 함미 왼쪽 통로를 열고 6000ℓ 분량의 공기를 2차 주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종자 가족들은 시계가 30cm도 확보되지 않아 함미 접근도 어려운 상황에서 산소통을 갖고 들어가 공기를 주입했다는 발표를 믿지 않는다고 이 의원은 전하고 있다. 군 발표대로라면 2인1조로 들어가 20분씩 밖에 작업하지 못하는 제한적 환경 속에서 산소통까지 짊어지고 들어갈 수 있느냐는 것이다.
지난 29일 밤 KBS가 천안함 공기 주입을 첫 보도했을 때 합참이 "오보"라고 주장하다가 다음날 새벽 1시께 이를 확인해 주는 등 오락가락한 발표도 실종자 가족들의 의혹을 부채질하고 있다.
그러나 국방부는 이를 근거없는 의혹으로 일축하고 있다. 원태재 국방부 대변인은 <오마이뉴스> 기자의 질문에 "유족들 입장에서는 불충분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분명히 공기를 투입했다"고 밝혔다.
해군도 공기 주입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구조함인 광양함에 콤프레셔(compressor, 공기압축기)를 갖추고 산소 공급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유영식 공보과장은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2인 1조로 움직이는 잠수부가 2인 1조로 움직이는데, 산소통을 갖고 잠수해서 계속 공기를 집어넣고 있다"고 밝혔다. 군이 거짓으로 '공기 주입' 발표를 했다는 실종자 가족들의 의혹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는게 유 과장의 말이다.
실종자 가족 "밤 9시16분, 비상상황이라며 전화 끊어"실종자 가족들은 또 사고 발생 당시 천안함이 '특수임무'를 수행하던 비상상황이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의원이 전한 실종자 가족의 증언에 따르면 사고 당일(26일) 오후 9시 16분께 천안함에 있던 승조원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아버님, 지금 비상이니까 나중에 통화하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하며 끊었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실종자 가족들은 레이더기지에서 사고 해역에 이상 징후를 발견해서 사령부에서 천안함과 속초함을 파견한 것 아닌가, 비상상황에서 작전이 진행 중 아니었나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긴급상황으로 출동한 것으로 가족들은 믿고 있다"는 것이다. 실종자 가족들은 오후 9시 16분께 통화한 기록을 곧 공개할 예정이라고 이 의원은 전했다.
천안함 침몰 이후 경기도지사 선거운동 중단을 선언한 이 의원은 29일 밤부터 30일 자정까지 이틀간 실종자 가족들과 숙식을 함께 했다. 하지만 30일 새벽 군 당국이 "나가달라"고 강력히 요구해 쫓겨나왔다고 한다. 31일 현재도 이 의원은 제2함대 사령부 앞을 떠나지 않고 있다.
이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실종자 가족들은 비교적 잘 지내고 있지만, 정신적으로 패닉 상태"라며 "가족 회의 때도 격앙되거나 울부짖다 쓰러지는 모습을 자주 목격했다"고 전했다.
그는 "실종자 가족들은 대부분 20~30대 여성들과 아이들, 시골에서 올라온 노부모들 뿐이어서 안타까운 심정을 금할 수 없었다"며 "군 당국의 조속한 구조활동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
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공유하기
"함미에 산소 주입? 공급할 산소가 없다는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