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뇌에 사로잡힌 중생, 해탈에 이른 스님들의 말없는 침묵이 적막하게 흐른다.
조찬현
부도탑 앞에서 잠시 무소유의 삶에 대해 생각해본다. 물질만능주의가 판치는 세상에서 무소유를 몸소 실천하며 빈손으로 떠나신 법정스님의 삶에 대해서.
언젠가 우리도 이 육신을 버리고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은 채 빈손으로 떠나갈 것이다. '입안에 말이 적고, 마음에 생각이 적고, 뱃속에 밥이 적어야 한다' 는 법구경의 한 구절을 떠올려본다.
노란개나리 활짝 피어나고 산자락의 나뭇가지에는 새순이 돋아난다. 오른편은 무등산 등산로다. 봉황대와 중머리재로 이어진다. 경전의 담장에는 거대한 고목이 수행하듯 제 몸을 가누고 있다. 천년세월을 비스듬히 버텨온 고목나무의 인고의 세월에 생각이 미치자 절로 마음이 숙연해진다.
광주지역에서 손꼽히는 대표적 사찰 '증심사'